<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620" height="326"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3/1457252236iTygjTjA58CGRBXIoNJLxZX.jpg" alt="1.jpg" style="border:medium none;"></div><br><br>자신이 피땀을 흘린 노력이 하나의 필연을 만들어 낼 때,<br>세상은 아홉가지의 우연을 만들어 그 주변을 에워싸고,<br>그 필연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합니다.<br><br>많은 분들이 새로운 삶을 지망하고, 그것을 위해 인생을 건 모험을 시작합니다.<br>그 모험을 위해 유학이라는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요.<br>꿈을 품고 시작한 유학의 길, 그렇지만 그것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조차 <br>험난한 가시밭길 이었습니다.<br><br>"야 퀀텀아, 넌 과탐 어떻게 쳤냐?"<br>"스믹이 나한테 점수를 다 묻고 웬일이냐? 과탐? 사람 죽일 기세로 나왔던데?"<br>"그러니까 말이다. 점수 어떻게 맞추지? 어디 쏴볼 수 있을거 같냐?"<br>"몰라 스믹 니 보단 낮게 잡겠지? ㅋㅋㅋ"<br><br>강북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저는 빛나지도 않고, 뒤쳐지지도 않는<br>그냥 무던한 학생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잘 나온 수능, 그리고 똑똑한 친구를 둔 덕분에<br>인서울에 어렵지 않게 지원해볼 수 있었고, 그럭저럭 괜찮은 곳에 들어갔습니다.<br>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아무런 생각없이 점수대로 넣어서 갔었던 거죠.<br><br>대학에 들어가도 생각없는 고등학생같은 삶은 이어졌습니다. 대학 생활이라는게 별거 있습니까? <br>술 마시고, 학과 친구들과 당구장과 피시방에 <br>가서 하던거 또하고, <br>하던거 또하고,<br>그러다가 시험철에는 놀다가 <br>시험 직전에 불태우듯이 공부하고, <br>시험은 하얗게 불태우는 요즘 말로 하면 잉여의 끝을 달리면서 살았었죠.<br><br>하지만, 얼마 뒤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생기게 됩니다. <br>친한 친구 스믹과 술 마시면서 나온 한가지 질문,<br>"우린 도대체 뭘 하면서 살게 될까?"<br><br>처음에는 별 생각이 안들었던 그 간단한 질문이 이상스럽게<br>머리안에서 떠나지 않게 되더군요. <br><br>지금까지 내가 했던건 뭐였을까?<br>내가 하고 싶은건 무엇일까?<br>나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까?<br><br>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자, 저는 답을 찾기 위해<br>교수님들과 학과 선배들을 붙잡고 이러저리 물어보았습니다.<br><br>인서울 대학 이공계 출신이 졸업하면 무엇을 하게 될지,<br>그것이 내가 원하는 건지,<br>아니라면 무엇을 앞으로 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지.<br><br>사람들에게 묻고 듣기 전에 저는 별 욕심없이 가늘고 길게 가는건 쉬울 줄 알았었습니다. <br>그런데... 그런거 같지 않았었습니다. 가늘고 길게 가는거 조차... 어려운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br><br>많은 이들이 각양각색 다른 의견들을 내놨지만<br>결국 두가지 키워드로 모였습니다: 영어와 미국 학위<br><br>영어와 미국 학위. 저로서는 생각치도 않은 결론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로 건너간다는 건<br>남의 얘기에 불과했었습니다. 강남의 잘 나가는 집안의 애들, 과고와 외고의 톱을 달리는 애들, <br>가족이 이민을 가서 따라가는 애들. <br><br>우리 집은 돈도 많이 없고, 내 성적도 딱히 대단하지도 않고, 이민은 더더구나 갈 일도 없었습니다.<br>하지만, 해보고 싶은 마음은 생기더랍니다. 딱히 대단한 이유는 없었습니다.<br>단지, 제 가까운 주변에서 영어와 미국 학위를 잡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br>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죠.<br><br>생각이 정리되고 난 뒤, 첫번째로 한 것은 부모님께 얘기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br><br>"아부지, 저 미국에서 대학교 다니는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br>"그게 뭔 소리냐? 너 이미 대학 들어갔는데 미국 대학에 다시 들어간다고?"<br>"네. 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어차피 제가 있는 분야는 영어하고 <br> 미국 학위가 있어야 나중에 살아남기 유리합니다."<br>"너도나도 미국 유학 가는게 그냥 가는건 아니겠지. 미국 유학이<br> 엄청 비싸다던데. 그런데 우리집은 그럴 형편이 못된다."<br>"여기까지 군말없이 하란대로, 시키는대로 해서 오긴 했지만<br> 이거 처럼 제가 정말 해보고 싶은건 처음입니다."<br>"하고 싶다고 해서 하면 누구든지 다 하지. 형편이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포기해라."<br><br>아버지의 완강한 반대가 이어지자, 저는 어머니가 뭔가 제 편을 들어주실 말을 하길<br>내심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 아무런 말이 없으셨습니다.<br><br>실망스런 시작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처음부터 완강히 반대하실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br>포기하고 싶어지더군요. 그렇지만, 뭔가 억울(?) 했습니다. 반발심이랄까요? <br>오히려 미국 대학에 가는 것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br>제가 맞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던거죠.<br><br>그리고, 인생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지르고 보기" 를 시전합니다.<br>저는 무작정 유학에 딱 1년만 도전해보기로 결심하고, <br>부모님께도 말도 안한채 휴학계를 내었습니다.<br><br>뒷감당을 할 생각도 없이 무모하게, 그렇게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