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시 25분 왕십리에서 봤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IMAX를 보실 분이라면 1,2,3 엔 앉지 마세요.
제가 J2에서 앉아 봤는데
초반부터 자막이 갑자기 그림자 분신술을 씁니다.
영화를 보기 힘들정도의 그림자 분신술은 30분에 1~2회 정도 나옵니다.
혹시라도 1,2,3에 앉으려고 하는 분들은 되도록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1. 액션에 대한 느낌
트랜스포머 1 봤던 것보다 더 놀랐습니다.
정말 화려합니다.
마법이라는 걸 어떻게 구현하는지 다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렸습니다.
특히 마법주문을 통한 파이어볼, 드래곤슬레이브 등등은 나오지 않습니다.
자연의 법칙, 물리적인 법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액션이 촌스럽거나 현실감이 떨어지는 건 없습니다.
그리고 판타지적 느낌을 현실감각으로 돌리는 것을 여주인공이 해냅니다.
그런 것을 통해 '관객 이해시키기'가 들어갑니다.
많이 나올 말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굉장히 영리한 영화입니다.'
액션씬!! 강철의 연금술사 할리우드판이라 하는 게 좋겠네요.
2. 영상미와 액션씬
액션과 유사한데 유독 <닥터 스트레인지>는 컴퓨터 그래픽이라 해야 할까?
배경에 들어가는 영상미가 있습니다.
최종 악당을 그리는 모습이나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에이션트 원(=틸다) 에게 마법의 세계를 보여주는 장면을 영상미라 볼 수 있는데
영화 <아바타>에서 아바타로 접속하는 그런 느낌!!
그걸 조금 촌스럽지만 그렇게 이상하지 않게 그렸습니다.
어차피 '마법'이라는 판타지가 나온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렇게 그린 것이 더 괜찮더라고요.
특히 팀버튼의 영화처럼 '판타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괴하면서도 놀랍고 또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감탄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에이션트 원에게 세상의 이치를 배우는 장면이 굉장히 스펙타클 하기 때문에 IMAX로 본다면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만일 이게 VR 이었다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까지 받았을 것이라 저는 예상합니다.
그리고 전투, 배경에 대한 화면 등에서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진 않았습니다.
특히 전투장면이 상당합니다.
화면을 압도합니다.
과거 <트랜스포머>에서처럼 화면이 흔들리며 뭐하는 짓인지 모르는 그런 액션이 아니라
<인셉션> 속 건물이 접히는 장면으로 공격을 하는데
그게 정적인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카메라는 거의 대부분 롱테이크입니다.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전투 중에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카메라가 같이 떨어집니다.
이 장면 역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액션이 시원한 영화가 아니라 쾌감을 주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 어벤져스와 연결고리
어벤져스와의 연결고리가 굉장히 많은 곳에 나옵니다.
특히 시빌워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부터 싸움이 끝난 직후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사가 나옵니다.
영화 초반, "군인인데, 시험형 모듈을 타고 있다가 하늘에서 떨어져 척추가 부러졌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건 시빌워에서 워머신이 하늘에서 추락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 내용은 사실 복선입니다.
어차피 예고편에 나왔으니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다치는 복선이 아닌 회복에 대한 복선입니다.
감독이 머리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워머신을 탔던 토니의 친구.
웬지 닥터가 고쳐줄 것 같습니다.
뜬 영화는 없는데 현실 속 가상을 잘 만드는 감독이라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지구가 멈춘 날> 이라네요.
4. 원작과의 비교 (약스포)
원작과 다릅니다.
캐릭터와 배경을 제외한 모든 것이 다르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티벳이 아닌 네팔로 변경됐습니다.
아마 중국과 티벳의 마찰로 인해 변경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어차피 옆동네니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흔히 '닥터 스트레인지 = 소서러 슈프림'
이렇게 압니다.
(바로 밑은 약스포가 있으니 스포를 원하는 분만 긁으세요.)
닥터스트레인지가 소서러 슈프림이 되기 이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과 매우 다릅니다.
물론 이 내용이 원작 만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을 벗어난 핵심적인 전개가 진행되기에,
만화와 많이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모르도 남작이 악당이 되는 이유도 다르게 전개됩니다.
원래는 케실리우스를 조종했지만 영화는 다릅니다.
아무래도 요즘 마블 영화가 인물의 자아성찰 쪽으로 많이 치우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물을 만든 것 같습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에이션트 원이 말합니다.
(이 역시 스포일 수 있으니 원하는 분만 긁어주세요)
"욕망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억누르는 것이다."
이 말을 대입시켜보면 왜 그렇게 변했는지도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예고편 마지막에 나오는 "시대를 넘나들며 너를 찾아왔다." 대사는 삭제됐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스포를 읽은 분도 이해가 갈 것이라 예상합니다.
5. 영화의 분위기
"와이파이 패스워드."
이런 것 때문에 유머로 가득 찼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영화 안의 분위기는 매우 진지하고 중엄합니다.
단지 캐릭터들의 말장난이나 상황이 웃길 뿐입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닥터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절대로 가벼운 분위기를, 단 한 차례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진중한 영화입니다.
관객은 그게 웃길지 모르지만 영화속 캐릭터는 웃기지 않는 장면을 끝까지 만듭니다.
저는 이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아이덴티티라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액션이 때문에 흔히 '숨이 막힌다'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 몸소 체험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도대체 몇 번을 타게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보면서 힘도 엄청 들어갔습니다.
결국 중간에 체력적으로 지치는 상황이 옵니다
그걸 <닥터 스트레인지>는 유머라는 아드레날린으로 승화시킵니다.
애플의 '깜박이세요' PT처럼
뉴욕대학교 교수가 나와서 촛불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등을 통해 만들어주는 쉬는시간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분위기가 매우 진중합니다.
허나,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장난(아재개그)과 해학을 담은 상황을 통해
엄숙한 분위기는 잡으면서 웃긴 장면을 연출해 쉬는시간을 만드는 게 굉장히 영리해 보였습니다.
마블은 어벤저스라는 현실주의 속에서 마법이라는 판타지 세계를 구현 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마법을 현실에 녹여야 했기에, 그들은 생각했고.
그건 바로 분위기는 무겁게 하지만 상황은 재밌게!! 가끔 닥터 스트레인지의 아재개그도 동반!!
이런 연출을 통해
관객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웃을 수 있게 만들어 냅니다.
어찌보면 미국식 유머라 볼 수 있겠네요.
6. 주관적 평가 및 약스포
방금 예고편을 보면서 든 생각이
'하..... 예고편이 너무 허접합니다. 왜 저따구로 만들었지? 답답하네. 예고편 저렇게 밖에 못 만들어?'
이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봤을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정말 최초로 영화가 끝난 뒤에 '한 번 더 봐도 안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대목입니다.
이 밑에는 스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바로 내려서 댓글을 봐주세요.
읽고 싶은 분들은 드래그하여 봐주세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 많이 언급될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의 전개는
과거 만화나 영화 속에서 절대적인 존재를 이기기 위한 하나의 '키'로 작용한 적이 많습니다.
90년대를 살았던, 수 많은 만화나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아마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신다면 제가 한 말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마블이 이야기하는 자아 정체성.
너는 없고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 네가 미개하다 생각하는 그것은 사실 너를 잡을 수 있는 '키'다.
이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디즈니의 요즘 애니메이션 철학과도 매우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엘사의 얼음 기술.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
주먹왕 랄프의 부수기만 할 줄 아는 힘.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의 이것까지.
세상에 쓸모 없는 것은 없다.
그것을 단점이라 말하지만 사실 그건 나만의 장점이다.
즉 타인이 말하는 단점은 사실 나의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일지도 모른다.
이 철학이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2016년 하반기 블록버스터 영화 속에 고스란히 나옵니다.
그걸 중심으로 결과를 해석한다면 조금 유치한 결과(?)로 보일 수 있는 것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