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관심병사였습니다.
후방부대여서 전방부대근무하셨던 분들보다야 편하게 했지만 이등병때 맨날 행동 느리다고
욕먹고 눈치보이고 진짜 편하게 잠을 못잤어요 ㅋ
사실 성격상 바닥 쓸때 모래 한 톨이라도 보이는 거를 용납못해서 그런거지만
이런거 말해봐야 핑계댄다고 더 까일게 뻔하고...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었고 동기들도 다 저 무시하고 선임들은 다 저 싫어하고 그랬었는데
제 맞선임이 같이 세탁기 돌리고 나오면서 '너는 잘할 수 있다.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 라고 말을 해주더라구요
5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나는데...
솔직히... 그런 말을 해줬다는게 정말 고마웠어요. 맨날 까이고 저때문에 그 맞선임도 혼났을텐데...
그래도 그런말을 해줬다는게 정말...
그 말이 제 군생활의 버팀목이 되어서 무사히 제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임병장 사건을 보니... 그시절이 떠오르더라구요.
아 저사람도 내 맞선임같이 누군가 힘내자는 말을 해주었으면 저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안 갔어도 될텐데...
물론 임병장이 했던 짓은 당연히 사형이고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이지만...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솔직히 어느정도 상상이 가더라구요. 잘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고... 선후임들은 무시하고...
그 좁은 군대에서 얼마나 외로웠을지 참... 당해본 저는 생각만해도 눈물이날거같네요 쩝 ;
( 물론 자기가 한 짓에 대해선 꼭 처벌받길 바랍니다. 아무리 그랬어도 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꼭 처벌받기를... )
군대 문제가... 계속 파묻히다가 가끔씩 터지는게 있어서
잘 모르는 분들은 우발적인, 또는 소위 말하는 또라이같은 관심병사가 군대 내 큰 문제로 알수 있을텐데
멀쩡한 사람이 군입대를 하면 관심병사가 되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버티지만 군대라는 폐쇄적인 환경과 압박감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아실겁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선임들의 갈굼이죠.
여기서 훌륭하게 버텨내셔서 멋진 군생활을 하다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뒤처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맞선임의 한마디가 군생활의 버팀목이 되어주어서 무사히 제대했는데...
그런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제대한 사람들은 입대전에는 정상이었는데 제대 후 어느정도의 정신적 후유증을 겪습니다.
저같은경우도 강박관념이 군대에서 너무 심해져서 상담치료를 받았었구요.
지금 이 임병장 사건을 계기로 군대 내 관심병사에 대한 처우 방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적으로 상담해 줄 수 있고 계속적으로 응원해 줄 수 있는 그런 간부들이 ( 병사는 무리일거같아요. )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들었었다면 저런 극단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습니다.
임병장은 아마 자신이 부대를 옮긴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그것에 대해 엄청난 고립감을 느꼇을텐데
옮긴 부대에서는 관심병사 온다고 선후임들이 무시하고 했으니... 정말 외롭고 세상에 나혼자뿐인 그런 감정을 느꼇을거에요.
다시는 임병장 사건 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