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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9년 2월. 이름만 들어도 대뇌의 전두엽이 벌벌 떨게 만드는.. 혹.한.기..
당시 3소대장이었던 나는 대대장님으로 부터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90M 분대를 배속해 줄테니 아군 전차의 기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203다리(보안상 임의명)를 점령하고 적의 다리 폭파를 저지하라!
이미 그 지역을 정찰하였고 모든 침투로를 분석한 나였기에 자신감이 충만하였다.
그러나 내가 특임으로 빠지고 나면 우리 소대는 누가 지휘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
사실 소대원 몇명을 차출하여 그 임무를 주고 소대장은 소대를 지휘하는게 맞는 일이나, 임무의 중요성을 고려해볼 때 미리 정찰을 해본 내가 직접 가
는게 맞다고 판단하였다.
다행히 소대에는 본인보다 1년 일찍 전입한 부소대장이 있었고 그에게 소대를 맡기기로 했다. 그런데...
그것이 피눈물 나는 결과의 복선이었을 줄은......
본인은 함께 정찰했던 분대장 1명과 통신병을 데리고 EENT+10분 후, 임무수행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부소대장에겐 중대에서 지시한 소대 기동로를 인수인계하고 특히 민간인이 다니는 도로로만 다닐것을 지시했다.(안정상의 이유, 민간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이유로 이런데에 지뢰지대를 설치하지 않는다.)
사실 약간 불안 했지만.. 어쩌겠는가 내 부소대장, 믿는 수 밖에.
나와 3분대장, 통신병(이하 전령)은 야음을 틈타 논두렁 사이드에 파인 수로를 통해 확보해야 할 203다리로 향했다.
가는 도중 왠지 계륵같던 90M 분대는 중간에 경계하고 있으라 하고 세명이서만 움직였다. 나중에 통제관 붙었을 때 저~ 뒤에 90M 1개분대가 이쪽 겨누고 있다고 할 참이었다.
30분? 1시간을 걸었을 까? 이윽고 우린 다리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주변경계와 함께 빠른 이동을 해야 했던 우리였기에 극도의 긴장감으로 거친 숨을 내뱉았고 잠시간의 휴식을 취했다.
"1000, 1000, 당소 1039 목표지점에 도달했다 이상,"
그러나 들리지 않는 무전기.. 거리가 멀어서일까? 무전기가 상태가 메롱이었던 걸까? 교신이 되지 않았다.
뭐 어쩔수 없지.. 확보 후 통제관을 통해 연락을 취하다! 라는 생각으로 휴식 후 기동을 시작했다.
적들이 이미 진지편성을 하고 경계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였기에 노크귀순병사처럼 똑똑~ 하면서 다리로 건널 순 없었다. 그렇기에.. 우린 한탄강을 도
하 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영하20도의 추운 날씨였기에 수심이 얕은 부분은 얼음이 얼어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게 되어있었다. 다리와 강의 높이가 상당했기에 우린 꽤 긴 어둠속을 걸어내려가야했다.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 강가로 내려간 우리는 1열로 강을 무사히 건넜고 다시 위로 올라가기 위해 주변을 수색하였다. 거기에는 철제 사다리가 있었고 마치 우릴 유인하기 위해 세워둔 것 같았다.
나는 먼저 앞장서서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그러다가..
"잠시!! 대기!"
발에 느낌이 이상해 행동을 멈추고 발 부분을 확인하자 수류탄에 연결된 인계철선이 보였다.
하.. 조금만 더 발에 힘을 줬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 했다.
어쨌든 부비트랩을 피해 무사히 논두렁 위치까지 올라가자 이상하게 생긴 석제 구조물이 보였고 그 주위로 적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3분대장, 저는 오른쪽 둔덕 아래로 기동해서 신호하면 사격개시하고, 전령 너는 왼쪽 풀 사이로 기어서 전지하다 자리 잡아 호루라기 불면 사격이다 알겠지? 움직여!"
간단한 명령을 내린 나는 높은 포복으로(라고 말하고 낮은 오리걸음이라 칭한다) 천천히 전방으로 향했다. 적들은 이미 우리가 올걸 알고 있었는 지 다리 저편을 향해 눈에 불을 키고 경계하고 있었다.
"어?"
아뿔싸!
움직이는 소리를 적들이 들은 모양이다. 에라이!!!!
휙~~~~휙~~~!!!!
탕탕~! 타당~ 탕탕~
상황종료
통제관이 붙었고 적 최고참 부사관과 나의 설전이 시작되었다.
"3명이서 한개 분대랑 붙었는데 우리가 이기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통제관님?"
그 부사관의 말..
" 모든 움직임 저희가 파악하고 있었고 선공했습니다. 못 이기는 게 말이 됩니까?"
나의 말..
그러나 군대 훈련의 규칙은 사람 머릿수로 판가름 난다..
"다리 너머에 90M 배치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90M애들한테는 연락 할 방법이 없었고.. 통제관은 믿지 않는 눈치..
그와중에 적 대대장님이 와서 난리 치고.. 하...... 계급이 웬수지..
"자네 소대는 어디있나 혹시 저쪽에서 지원역활 하고 있다면 다리 확보한것으로 인정해주겠네"
통제관님의 동앗줄같은 말 한마디.
소대 기동로를 보면 북쪽으로 100M 정도 올라오면 다리 건너편 쯤이 된다.
'이겼다...'
나는 부소대장과의 교신을 시도했다.
"1030, 1030, 당소 1039고 현재 위치는?(통제관 안볼때- X하사, 지금 빨리 북쪽으로 애들뎃고 뛰어!다리 보일때 까지 뛰어!)"
"소대장님, 망했습니다.."
??????
????????????
그 얘길 듣는 중에 통제관은 누군가와 전화통화중이었다.
"야 소대장, 니네 소대 전멸이다. 소대 합류해서 500M 후방으로 이동해라"
?????
?????????????
이게 뭔 개소린가. 소대전멸이라니.. 조금만 더 개겼으면 연대 최고 임무를 달성할 수 있단 말이다!!!
억울한 나는 통제관님에게 그런게 어딨냐고 나 지금 여기 있지 않냐고, 확보 한거 아니냐고 따졌지만... 군 훈련교전규칙이라는게..하....
결국 눈물을 머금고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보인 적 대대장의 의기양양하면서 안도해하는 표정이란....하..18
소대와 합류하고 보니 길을 잘 못든 소대가 지뢰지대에 봉착하여 그대로 전멸했다고 한다.
스발.. 부사관에게 욕을 할 순 없어서 눈이 소복히 쌓인 논두렁에서 소대원 전원(3분대장, 통신병빼고) 얼차려를 주며 함께 억울해야 했던 슬픈 이야기..
90M분대의 행방은 그로부터 4시간 후 알게 된다. 미안해 얘들아.. 4시간동안 그곳에서 추위에 떨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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