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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3490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530
    IP : 14.58.***.1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2/08/09 15:14:50
    http://todayhumor.com/?lovestory_93490 모바일
    [BGM] 나는 막을 겨를이 없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이인원, 빈말




    너는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쉽게 던졌는지 모르지만

    난 입술에 침 발라가며

    꼭꼭 씹어본다

    팥소가 꽉 찬 찐빵 하나 만큼 달다

     

     

     

     

     

     

    2.jpg

     

    성기완, 지난여름 여닫이문




    열고 들어간다

    그 시간은 내게

    처음부터 오지도 않았었다

    오지도 않았던 당신이

    떠나간다

    바이 바이

    담배 연기보다도 더 희박한

    지난여름 여닫이문

    파도 속에서 홀연히 나오던

    헤이 유

     

     

     

     

     

     

    3.jpg

     

    정채봉, 술




    내가 미워서

    술을 마셨다

    내가 다시 불쌍해

    술을 마셨다

    남몰래

    울며 잠든

    밤이 많았다

     

     

     

     

     

     

    4.jpg

     

    백가희, 번지다




    번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하나의 잉크가 물가에 번졌는데, 물이 전체로 물들었고

    하나의 빛이 번져 따스함을 일으켜 봄이 되었다


    이상한 일이다


    너는 분명 하나의 빛도, 잉크도 아니었는데

    내게 번짐을 알려주었다 그 뜻을 깨우쳐 주었다


    이내 네가 내 안 가득 번지고

    나는 막을 겨를이 없다

     

     

     

     

     

     

    5.jpg

     

    서안나, 분홍의 안쪽




    꽃잎의 분홍이 춥다


    입이 돌아가도록

    물밑으로만

    숨는 사랑아

    그대가 없으니 내가 없다


    고백하지 못하는 기억들이 있다

    고백은 분홍에 가깝다

    꽃잎에서 꽃잎까지

    분홍이 차오르는 시간

    분홍은 연못을 일으켜 세우는 색

    고백은 분홍의 높이에서 터진다

    상처가 넘쳐도 수련은 넘치지 않는다


    분홍의 안쪽

    당신은 수련의 시작이라 읽고

    나는 끝이라 읽는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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