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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79845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1
    조회수 : 445
    IP : 50.135.***.15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10/03 07:37:09
    http://todayhumor.com/?lovestory_79845 모바일
    어머니의 육개장
    한참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옵니다. 어머니 얼굴이 전화기에 떠올라 있습니다. 무슨 일이실까, 전화를 받으니 어머니께서 말씀하십니다.

    "바쁘지?"
    "괜찮아요."
    "이따가 집에 들를 수 있니? 육개장 끓이기 시작했다." 

    아... 엄마. 

    요즘 어머니는 팔이 무척 아프십니다. 인대가 늘어난 것 같은데, 스테로이드를 맞아도 그 고통이 사라지지 않아 밤엔 잠도 잘 못 주무신다고 한숨을 푹 쉬셨습니다. 얼마나 아프시면. 그런데도 아들에게 맛있는 거 먹이시겠다고 육개장을 끓이신다는 겁니다. 마음이 덜컥 저려 옵니다.

    나이가 좀 들어서일까요. 요즘은 과거보다 '역지사지'가 조금 더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가끔 저는 어머니가 지금 내 나이에 어떻게 사셨을까를 거슬러 생각해 볼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와 제 나이는 꼭 30년 차이. 제가 초산이니 그 당시로서는 늦은 결혼에 늦은 출산이었을 겁니다. 학교 교사셨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잘 안 되어 닫아야 했을 때 당신의 힘으로 그 부도를 막아낸 여걸이기도 했습니다. 30년 전, 어머니가 지금 내 나이셨을 때 저는 속 무지 썩이는 아들이었습니다. 

    내가 지금 그때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어떻게 그렇게 사셨나 싶습니다. 당신 출근하기도 바쁘실텐데 저와 제 두 동생의 도시락을 싸셨고, 그러면서도 능력있는 교사로 인정받는 이른바 '수퍼 맘'이였습니다. 그랬는데도 저는 그때 한참 반항심 많을 나이였고, 어머니 속을 꽤 썩였다는 생각만 납니다. 

    아내를 아침에 살살 깨웠습니다. 도시락 싸 달라고. 아내는 그 전날 밤에 지호와 지원이의 봉사 학점을 따기 위한 모임에 갔다가, 아이들을 도서관에서 픽업했고,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어 어머니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추석이라고 뭐 크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여 밥 한 끼 같이 먹는 건 의미있는 일이긴 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다시 집안일을 해야 했습니다. 도와준다고 했는데 그녀는 괜찮다 하더군요. 

    아내의 입장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내 나이 때의 어머니의 입장을 생각해봅니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과도한 형식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더 이상 농경사회가 아닌 한국에서 지켜지고 있는 이 명절들은 긍정적 의미로는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날이지만, 만나서 함께 즐기기보다는 그 과도한 허례를 여성들이 맡아 처리하고, 남자들은 모여앉아 받아먹기만 하는 날이 됐습니다. 과공비례라 했지요. 비례는 분명히 노동을 만들고, 그 노동이 그나마 함께 모이는 사람들이 나눠 하지 않으면 그건 짐일 뿐입니다. 

    아내가 집에 없을 때, 저는 아이들을 위해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할 일들을 나눠주고 제가 먼저 진공청소기라도 잡았습니다. 이걸 하면서 느끼는 것들은 매일 매일 같은 일을 하고, 매일 매일 내 먹거리를 챙겨주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 죄스러움은 더 커집니다. 집안 일은 물론 내가 더 잘하는 것이 있고, 그녀가 더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어차피 나이가 들면서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어머니가 아프니 아버지는 설겆이를 도맡아 하십니다. 아버지 세대에선 보기 힘든 일이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는 느낍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입장이 되는 것이라고. 

    이른바 메갈리아라는 사이트가 일베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해서 생겼고, 그것이 남성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베의 여성에 대한 패악질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문제는 우리가 사는 사회가 성으로 갈라져 싸워야 할 만큼 '미개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제 자신을 휴머니스트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해, 그리고 역지사지가 필요한 것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머니가 저리 힘드셔도 아들에게 맛있는 거 한 끼를 먹이시겠다고 하는 것도, 밤 늦게까지 집안일에 시달린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 굳이 내 도시락을 싸 주는 것도, 저는 그게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뭔지 압니다. 그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을 분담하고, 가사에 참여하는 것도 당연히 그 사랑 때문입니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웃음을 지켜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안에 녹아 있는 여러가지의 의미는 아마 나이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둥글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내 큰아들과 여자친구를 보고 있으면 어렸을 때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것은 보다 적극적이고, 성적인 동인이 내재돼 있고, 그 때문에 정열적입니다. 그때의 사랑이 실패하는 건 열정이란 것이 이해란 부분을 덮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나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아내의 모습을 보고 이걸 더 이해하려 애쓰게 됩니다. 그게 내 안에서 지금 분비가 늘어난 여성 호르몬의 탓이라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이 저는 더 좋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저는 조금씩 역지사지의 자세를 더 배우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에, 아내의 모습에 제 모습을 반영시켜 투영해 보는 것, 그러면서 저는 왜 정치가 중요한지를 생각합니다. 우리가 조금 더 잘 살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고, 사회가 배려를 권장하고 사회적 배려가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면 지금처럼 일베와 메갈이 서로의 성을 혐오하는 이상한 일 같은 건 많이 줄어들겁니다. 대화가 불가능한 사회에서 대화로 풀어나가는 사회, 그리고 배려가 일상화될 수 있는 사회. 그것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정치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 결국 내 생각의 실타래는 이 결론으로 오고 맙니다. 

    일 마치고 운동하기 전, 이 생각을 풀어내려 체육관 바로 옆의 카페에 들렀습니다. 어머니가 살았던 사회와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다릅니다. 그리고 이 사회의 차이가 제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회를 만들어내는 건 역시 정치의 힘입니다. 내가 우리 어머니와 아내를 더 '효율적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생각할 수 있도록. 저는 그런 생각으로 사회 운동에 참여하고, 노동조합에 참여했고, 미국의 현실정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몫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아, 어머니께서 해 주시는 육개장. 그 사랑이 듬뿍 담긴 육개장. 이걸 먹고 가면 어머니는 제가 잘 먹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실 것을 압니다. 그리고 아내도 일이 조금 덜어져 행복해 할 겁니다 ^^ 아무튼, 내일 점심 도시락은 오늘 저녁에 제가 싸 봐야겠습니다.  청소나 빨래 같은 건 저도 조금 실력이 는 것 같기는 한데, 도시락 싸는 실력은 영 파이란 말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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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3 10:10:5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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