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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펑펑 왔던 그 때 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었죠
삮월세 방을 놓고 부모님은 맞벌이 나가셨고 동생은 눈싸움을 하러 나갔고 집엔 할머니와 내가 있었죠
셋방을 보러 당신이 왔고, 할머니께 물 한 잔을 부탁했고,
그 사이, 우리는 첫 키스를...
어린 나는 놀라서 당신의 혀를 깨물었죠
당신은 태연하게 나를 내려놓고, 당신의 그것을 꺼내서 한 번 만져보라며, 이거 좋은 거라며
십삼사년이 지나 대학생과 교수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었죠
종강 파티에서 나는 과가 안 맞아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최소한의 알바만 하며 지내는 게 어떻겠냐고 당신에게 물었고
당신은 이혼한지 오래라며, 돈 쓸 일이 옷 사고 책 사는 거 밖에 없다고
며칠 후, 신년 벽두 나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선배가 견습 공무원 추천 때문에 성적이 필요하다며, 내 성적인 a-와 그 선배의 성적인 b+를 바꿔줄 것을 청했어요
공정하지 못하다는 나의 말에,
나도 20년 전 같았으면 불러서 싸대기를 때렸다고, 그치만 한 번 적선한 셈 치고 도와주는 게 어떻겠냐고
내가 너희들 성적을 좋게 준 이유가 뭐겠냐고
세 단계씩 높게 줬는데, 원래대로 낮게 바꿀까
그게 공정한 거 아니냐고
나는 알았다고, 바꿔 드리겠다고 대답하고 며칠을 끙끙 앓아누웠어요
새벽 두 시에 문자를 보냈죠
'교수님, 성적 교환은 제가 손해였다고 말하면 됐었어요. 공정하지 못하다는 건 위선이었어요.'
괴로워하다 당신에게 전화했더니, 당신은 원래대로 바꿔줄테니,
내 수업도 듣지 말고 사람들하고도 어울리지 말라며 큰 소리를 쳤죠
나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길에 울었고, 꽃이 아파왔어요
당신은 선배와 나에게 말했죠, 귤 먹어라.
근데 귤을 먹었으면 그걸 해야지.
이를 닦아야지.
굳어있는 내 얼굴을 보고, 당신은 얼굴 피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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