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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923819
    작성자 : bahh
    추천 : 2
    조회수 : 1019
    IP : 121.145.***.21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21/10/06 13:31:47
    http://todayhumor.com/?humordata_1923819 모바일
    영업맨의 하루#19 군탈체포조 혹은 DP(중)

    군탈체포조 일명 DP(전편)http://todayhumor.com/?humordata_1919043

     

     

    전편에서 두 건의 큰 사건이 있었다고 했지?

     

    0이란 고참이 있었어. 연인이 있었고 제대하면 바로 예식을 치를 거라 했지. 사내 커플이었어.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00전자는 회사 다니다 입대해도 경력을 인정해 주고 제대하면 현직에 복귀할 수 있었어. 입대 전, 조그만 아파트도 구입했겠다, 두 사람 앞날엔 꺼릴 게 없었지.

     

    병장 휴가를 다녀온 허 병장은 내내 얼굴이 어두웠어. 그러려니 했지. 휴가 후유증은 일병, 병장을 구분하지 않았으니까.

     

    아침 점호 시간에 허0 병장이 보이지 않았을 때 만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헌병대 병장은 할만해. 왠만한 건 열외니까. , 군화 정비에서 열외 되는 것만 해도 큰 축복이었지. 점심시간에도, 저녁이 되어도 허병장은 나타나지 않았어. 그때서야 모두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지.

     

    혹시나하고 당직대 총기함을 열어 본 김 중사는 놀라자빠졌어. K5 권총 한 자루가 없어진 거였지. 당연히 부대는 발칵 뒤집어졌고. 생각해봐. 헌병이 탈영한 것만 해도 여럿 모가지 짤릴 판인데 그것도 무장탈영? 이건 뭐 있을 수 없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

     

    헌병 수사관들이 병사들을 탐문하기 시작한 다음 날, 대장실에 비상상황실이 만들어졌고 DP 두 명에 똘똘한 병장 예닐곱, 장교 둘, 수사관 셋을 포함 열 서넛이 세 개조로 나뉘어 허 병장이 사는 곳으로 급파되었지. 물론 극비였어. 상급부대인 군단헌병대에도 보고하지 않았으니까.

     

    이틀인가 지나, 허 병장은 연인이 다니는, 자신이 곧 복귀할 00전자 회사 정문 앞에서 잡혔어. 그것도 야간조들이 퇴근하는 이른 아침 무렵에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작전이었어. 수사관들의 상황 판단이 빨랐던 거지. 병장이 탈영할 일은 드물어. 수사관들은 병사들을 상대로 한 탐문 조사에서 허 병장에게 연인이 있다는 걸 알았고 탈영이 여자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하자 그의 관물함을 뒤져 연인의 주소를 알아냈던 거야.

     

    헌병이 허 병장의 연인 집을 찾았을 때 그녀는 출근도 않고 있었다고 해. 그녀에게 허 병장이 탈영한 사실을 얘기하자 오열했고 그간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는데. 사연이 참 기가 막혔던 게지.

     

    병장이 병장 휴가 나오기 한달여 전, 00전자 000 제조 공정에 근무했던 그녀를 상급자가 성폭행했고 수치심을 느낀 그녀는 허 병장과 연락을 끊었고 휴가 나와서까지 만나주질 않자 허 병장은 집을 찾았고 비로소 그녀는 그간 있었던 사정을 얼굴에 눈물 범벅이 되어 털어놓았다는 거야. 부대 복귀 전날에 말이지.

     

    후에 알게 된 사실은, 그녀는 일찍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었고 남동생이랑 친척 집을 전전했다고 해. 대학은 언감생심. 여자상업학교를 택했고 성적이 우수해 졸업 전에 00전자에 합격했다더군. 회사서 허 병장을 만났고 부모님께 인사드렸고, 그녀의 사정을 전해들은 허 병장의 부모님은 그 인생이 가여워 친딸처럼 대했다고 해. 일찍이 부모님을 잃은 그녀 역시 친부모님처럼 살갑게 대했고. 그녀가 허 병장에게 말했다더군. 당신은 몰라도 도저히 부모님을 뵐 수 없다고.

     

    일단, 부대 복귀한 허0 병장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되었겠지. 복귀한 날 한잠도 못 잤겠지.

    권총을 왜 들고 갔느냐? 무장탈영이 어떤 건지는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진짜 그 자식 쏠려고 했냐? 한참을 울기만 하던 허 병장이 말하더래.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개자식에게 당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녀를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다고.

     

    허 병장이 정말 그 개자식을 쏠려고 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어. 겁주려 권총 들고 나갔을 수도 있었겠지.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연인이 있었어. 만약 나의 사랑하는 이가 어떤 개자식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면 나는 어땠을까? 허 병장처럼 할 수 있었을까?

     

    다행인 건, 사단이 나기 전, 허 병장이 잡혔다는 거야. 그것도 우리 부대원들에게.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조용히 덮었어. 전편의 김 병장이 그랬던 것처럼 인근 보병부대로 전출하는 걸로 마무리 되었지. 허 병장 역시 주말에 외출, 외박 나오면 부대에 들르곤 했어. 후줄그레한 군복에 얼굴이 쌔까맣게 되어서 말이야.

     

    ps 마무리하려 했는데 너무 길어지네. 남은 엄청난 사건 하나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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