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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746099
    작성자 : 박준준준
    추천 : 15
    조회수 : 3613
    IP : 222.106.***.197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8/04/03 14:54:08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6099 모바일
    골목길, 만취한 그녀를 만나다.
    옵션
    • 창작글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4/1522734208c753a2b4e8454da087ac761059df6ec6__mn671366__w450__h793__f28328__Ym201804.png" width="450" height="793" alt="37-1.png" style="border:none;" filesize="28328"></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술, 언제나 그놈의 술이 문제다.</div> <div> </div> <div> </div> <div>오랜만에 종로에서 친구를 만나 기분 좋게 만취하도록 얻어먹은 어느 날이었다. </div> <div>치사량을 넘긴 다리가 힘이 풀려 비틀거렸지만 쌀쌀한 날씨에 정신만은 또렷했다. </div> <div><br></div> <div>차는 예전에 끊겼고, 당시는 택시 같은 고급운송수단을 탈 수 있는 재력가도 아니었다.</div> <div>그렇게 무작정 집이 있는 동쪽을 향해 걷다 골목 구석에 한 허여멀건 한 물체를 발견했다. </div> <div> </div> <div>“괜찮아요?”</div> <div> </div> <div>허여멀건 한 그것은 밝은 색의 자켓과 블라우스에 연분홍 치마를 입은 젊은 여자였고, 딱 보기에도 뭘 먹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는 건더기들을 뱉어낸 그녀가 고개를 들어 대답한다.</div> <div> </div> <div>“웅, 괜찮아우웨엑”</div> <div> </div> <div>괜찮다고 했으니 알아서 잘 살도록 버려놓고 가는 게 현명한 판단이었겠지만, 그날은 그러지 못했다. </div> <div>아마도 예전에 만난, 술만 마시면 토하던 누군가와 닮아서 그랬으리라</div> <div>토사물이 묻은 손을 자꾸 내 옷에 비비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 묻는다.</div> <div> </div> <div>“집이 어디에요?”</div> <div> </div> <div>“모란...”</div> <div> </div> <div>“택시 잡아 줄게요.”</div> <div><br></div> <div>“안 타”</div> <div> </div> <div>“여기 새벽에 위험해요. 아니면 저기 큰길에라도...”</div> <div> </div> <div>“야 개색..이야! 너 나 간간할라 그러는 맞지? 간간범이지?”</div> <div> </div> <div>강과 간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그녀의 꼬부라진 발음을 듣는 순간 도망치고 싶어졌지만,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아는데 버리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div> <div>억지로 그녀를 부축하며 대로로 나섰다.</div> <div> </div> <div>“잔깐만 나 쉬”</div> <div> </div> <div>“어어 저기 잠깐만 저기... 어어”</div> <div><br></div> <div>느닷없이 남의 집 대문 앞에서 치마를 걷어 올린 그녀가 팬티스타킹을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div> <div>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그녀는 뭐가 걸렸는지 계속 낑낑대는 소리가 들린다. </div> <div>한참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막 돌아보려는 순간 ‘솨아~’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div> <div>내 샌달 쪽으로 거품 섞인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div> <div>주말에 정장차림으로 만취한 그녀의 사정을 상상하며 입에 문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갔을 때 쯤, 그녀가 일어서더니 손에 들고 있던 팬티스타킹과 속옷을 오줌물 위에 던져버린다. </div> <div> </div> <div>“그건 왜 버려요?”</div> <div> </div> <div>머리를 긁적이던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린다.</div> <div> </div> <div>“...오줌... 묻었져...”</div> <div>  </div> <div>이어 그녀는 쭈그려 앉아 얼굴을 감싼 채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div> <div>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옆에 멀뚱히 서서 담배만 피워 올리는 가운데, 아까 집에 빨리 가야한다는 친구를 붙잡고 마지막에 퍼붓다시피 한 술이 확 오르는 것을 느꼈다. </div> <div><br></div> <div>“이제 그만 하고 가요”</div> <div><br></div> <div>고개를 돌려 내려다보니 그녀가 어느새 차가운 보도블럭 위에 누워 끅끅대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아씨... 저기요! 일어나요!” </div> <div><br></div> <div>흐느끼며 웅얼웅얼 대는 그녀를 일으키려 온힘을 다 써봤지만, 축 늘어진 사람은 생각 외로 엄청 무거웠다.  </div> <div>나도 죽겠는 상황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div> <div>다른 취객들이 우릴 보며 연신 히죽거리는 얼굴로 지나는 판에 그녀를 여기 버려놓고 갈 수도 없었다.<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결국 그녀를 들쳐 업고 피맛골 골목을 헤매기 시작했다. </div> <div><br></div> <div>그녀는 사람을 지나칠 때마다 “이 갯새끼가 나 간간할라고 해요!” 라며 알아듣지 힘든 발음으로 외쳐댔지만, 다행히 다들 만취했거나 취객에 면역이 된 사람들인지라 그저 그녀를 정신나간년 보듯 할 뿐이었다. </div> <div> </div> <div>몇 번을 헛걸음한 끝에 만 오천 원짜리 허름한 여인숙에 그녀를 밀어 넣는데 성공했다.</div> <div>너무 많은 술을 마셨고,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해 세세한 기억은 나질 않는다. </div> <div>녹슨 샤워기에서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 상황에서도 토사물 묻은 옷을 빨아보려다 몇 번이고 차가운 화장실 바닥 졸다 깨다 하던 기억이 드문드문 난다.</div> <div>'아침에 팬티부터 사다줘야겠네' 라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div> <div> </div> <div> </div> <div>다음 날</div> <div>뜨거운 숨소리와 함께 얼굴이며 목덜미에 뭔가 질척한 것이 와 닿는 느낌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div> <div><br></div> <div>잠시 여기가 어딘지,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뒤통수가 찢어지는 듯한 숙취를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div> <div>그렇게 질끈 감은 눈을 서서히 떠보니 웬 처음 보는 개 한마리가 내 얼굴을 핥고 있다.</div> <div> </div> <div> </div> <div>“뭐야...”</div> <div> </div> <div> </div> <div>고개를 돌려보니 어젯밤에 눕혀놓은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div> <div>‘이런 씨발’이란 생각과 함께 황급히 지갑부터 찾아보니 다행스럽게도 돈은 그대로 있다.</div> <div>계속 들러붙는 커다란 흰색 개를 밀쳐내며 카운터로 가서 쪽문을 두들겼다.</div> <div> </div> <div>“아줌마, 어제 나랑 같이 온 여자 언제 갔어요?”</div> <div> </div> <div>주인아줌마가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 </div> <div> </div> <div>“뭔 여자여! 동물 안 된다는데도 쌩난리를 치면서 개 안고 들어왔음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div>술을 줄일 때가 된 것 같다.</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박준준준 지난 이야기 보기</div> <div><br></div> <div>드림 오브 등심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9107"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9107</a></div> <div>1999 나이트 체험기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8751"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8751</a></div> <div>미팅의 알파와 오메가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8291"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8291</a></div> <div>어느 맥주가 너무나도 마시고 싶던 날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866"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866</a></div> <div>그래 아마도 둘은 사랑하나보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1230"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1230</a></div> <div>새드 크리스마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06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065</a></div> <div>닌텐도ds의 일생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47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475</a></div> <div>어느 천국의 해피엔딩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03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034</a></div> <div>음낭소리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154820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best_1548204</a></div> <div>어느 산골총각의 사랑이야기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5007"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5007</a></div> <div>여자친구가 돈 못벌어 온다고 지랄하는데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63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634</a></div> <div>먼 옛날 고급음식점에서 소개팅 저질렀던 기억의 단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388"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388</a></div> <div>내 고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888"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888</a></div> <div>야동 굽는 노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680"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680</a></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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