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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743294
    작성자 : 박준준준
    추천 : 14
    조회수 : 2808
    IP : 222.106.***.197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8/03/13 13:59:27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3294 모바일
    미팅의 알파와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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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3/15209171495da3b2971de84cdd801c10198eb467a7__mn671366__w450__h351__f9294__Ym201803.png" width="450" height="351" alt="5-1.png" style="border:none;" filesize="9294"></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주 오래 전, 동네 선배들과 첫 미팅을 나갔을 때였다.</div> <div> </div> <div>커피숍에서 자기들끼리 환한 미소를 지으며 떠들어대던 그녀들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우리를 보자마자 표정이 싹 굳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외모는 험악하기로 인근에서 따라올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게다가 슬프게도 없어 보이기도 제일이었다. </div> <div> </div> <div>우리보고 이런 옷은 도대체 어디서 사냐고 물어보며 깔깔 대길래 각자 멋쩍게 엄마가 시장에서, 보세 매장에서 등등 대답하고 나서야 겨우 조롱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div> <div>그녀들의 싸늘함에 토막토막 이어지던 대화도 곧 끊겨버렸고, 적막만 감돌았다. </div> <div>게다가 내가 용기 내 던진 '혹시 애니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이 결국 분위기를 끝장내버리고 말았다.</div> <div>결국 우리를 무시한 채 여자들끼리 연예인과 명품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선배 하나가 조용히 그녀들을 향해 질문 하나를 던졌다.</div> <div> </div> <div> </div> <div>“야, 니들 똥 싸고 밑 닦은 거 보냐?”</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진짜 난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div> <div>여자들의 표정이 갑자기 볶음밥 마지막 수저에서 벌레 반 토막을 발견한 그런 표정으로 변해갔으니까</div> <div> </div> <div> </div> <div>“음... 음... 음...”</div> <div> </div> <div> </div> <div>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들에게 선배의 질문은 또다시 반복되었다.</div> <div> </div> <div>“아 똥 싸고 휴지로 밑 닦고 그거 쳐다보냐고!!”</div> <div> </div> <div>반쯤 일어나서 냅킨으로 손수 똥 닦는 시늉을 하는 선배의 모습이 정말이지 너무 리얼하여 우리는 그 냅킨에 뭐라도 묻어 나오지 않았나 쳐다보고만 있었다.</div> <div> </div> <div>재차 다그치는 질문에 그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던 키 큰 아가씨가 대답한다.</div> <div> </div> <div>“전 안 보는데요?”</div> <div> </div> <div>“저도 안 봐요”</div> <div> </div> <div> </div> <div>당돌하고도 당당하게 ‘안 본다!’라고 주장한 그녀들은 그 말 한마디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상상도 못했으리라</div> <div> </div> <div>“아니 어떻게 더럽게 똥 싸고 밑 닦은 거 안볼 수가 있어?</div> <div>그럼 다 닦였는지 남았는지 어떻게 알고 팬티를 올려!“</div> <div> </div> <div>그 선배는 안했다고 딱 잡아떼는 강간 15범을 취조하듯 그녀들을 윽박질렀고 한참 동안이나 그녀들의 거짓말에 대해 잘못된 점을 일일이 지적함과 동시에 밑 닦을 때 앞에서 뒤로 닦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이렇게 말이야!"라며 세 번이나 시범을 보였고, 겹친 휴지 여러 장을 기생충이 얼마나 쉽게 뚫고 들어가는지 보여주겠다며 침을 적셔 손가락이 뚫고 나온 냅킨을 여자들 앞에 흔들어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이어 한 마디씩 끼어든 우리들에 의해 토론의 주제는 ‘비데기와 오르가즘’에서 ‘살면서 본 동물들의 배변모습 목격담’으로 이어졌고 ‘미역을 먹은 후 다음날 생미역이 나오는 이유와 그것을 이용한 무한미역국’에 대해 토론할 때 즈음 질리다 못해 엎드려 우는 건지 자는 건지 하는 아가씨들을 앞에 두고</div> <div> </div> <div>‘2년 동안 방치된 재호형네 집 싱크대 기름 냄비에는 녹은 바퀴벌레 시체가 3분의 2가량 퇴적되어 있다.’로 끝이 났다.</div> <div> </div> <div>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녀들이 주섬주섬 갈 준비를 할 때야 ‘아 너희들 아직 있었니?’하는 표정으로 한번 쳐다봐주고</div> <div><br></div> <div>처음 시작한 형의 ‘그래도 오천 원씩은 내고 가야지 계산이 맞지?’라는 주장으로 돈까지 걷은 후에야 그녀들은 집에 갈 수 있었다.</div> <div> </div> <div><br></div> <div>그 날 이후 그녀들은 화장실에서 그 네모반듯하게 접은 하얀색 휴지를 볼 때마다 우리가 떠올랐을 것이다. 각양각색의 기생충부터 아는 모든 동물들의 배변모습과 생미역이 뽑힐 때의 움찔함, 바퀴벌레들의 킬링필드까지 수많은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으리라.</div> <div>그리고 우리를 평생 저주하리라</div> <div> </div> <div><br></div> <div>그렇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미팅은 끝났고 다시는 그 선배들과 함께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div> <div> </div> <div>가끔 여자사람에게 선배들과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하다 보면 ‘그 재밌다는 선배들 한 번 보고 싶다.’같은 당황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재미만을 쫓다 저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가상인물 만복이의 절절한 스토리를 들려주며 화제를 돌리곤 했다.</div> <div> </div> <div><br></div> <div>요즈음 이곳저곳에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을 볼 때마다 그 선배들이 슈퍼맨처럼 나타나, 창문도 없는 방에서 그들에게 두 세 시간 정도 개인 면담을 해준다면 세상이 조금은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박준준준 지난 글 보기</div> <div><br></div> <div>어느 맥주가 너무나도 마시고 싶던 날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866"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866</a></div> <div>그래 아마도 둘은 사랑하나보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1230"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1230</a></div> <div>새드 크리스마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06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7065</a></div> <div>닌텐도ds의 일생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47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475</a></div> <div>어느 천국의 해피엔딩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03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6034</a></div> <div>음낭소리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154820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best_1548204</a></div> <div>어느 산골총각의 사랑이야기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5007"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5007</a></div> <div>여자친구가 돈 못벌어 온다고 지랄하는데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634"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634</a></div> <div>먼 옛날 고급음식점에서 소개팅 저질렀던 기억의 단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388"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4388</a></div> <div>내 고추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888"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888</a></div> <div>야동 굽는 노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680"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383680</a></div>
    출처 과거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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