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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732747
    작성자 : 준준준준
    추천 : 21
    조회수 : 5082
    IP : 118.33.***.88
    댓글 : 43개
    등록시간 : 2017/12/29 13:26:15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32747 모바일
    야동 굽는 노인
    옵션
    • 창작글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p>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2/1514521093756ed6451b0e4f498d5df5a5d7d78766__mn671366__w320__h491__f23210__Ym201712.jpg" width="320" height="491" alt="11111111_garieler.jpg" style="border:none;" filesize="23210"></div><br><p></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띵!~'<br><br>네로 버닝 롬의 막대기가 꽉 차자 <span style="font-size:9pt;">때 묻은 시디롬에서</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9pt;">빨간 아우라가 풀풀 풍기는 시디 한 장이</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span style="font-size:9pt;">튀어나온다.</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노인이 떨리는 손으로 다음 공시디를 넣은 후 버튼을 누르자<br>시디를 먹은 컴퓨터는 다시금 힘차게 돌기 시작한다.<br><br>다시금 13분의 자유시간이 생긴 노인은 다 구워진 시디에 정성스레 붓질을 한다.<br><br>'<br>赤<br>魔<br>後<br>裸</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br>'적마후라' 붉은 마귀의 벗은 뒷몸이라는 얘기다. 화룡점정을 찍듯 인장까지 찍은<br>후에야 찬물을 들이키며 의자에 앉는다.<br><br><br>이 짓도 어언 3년째 <br><br>팔리는게 예전같진 않지만 그래도 노인의 소일거리로는 이만한게 없다.<br>국가보조금이니 연금이니 하던 것들은 반찬값도 채 되질 않았고<br>이 단칸집 월세라도 내고 보일러에 기름이라도 채우기 위해 폐지도 주으며 <br>공공근로도 해봤지만 되려 병만 얻어 약값으로 다 나가버렸다.<br><br><br>그래도 젊은 시절 나름 잘나가는 프로그래머 였고 정년이 보장된 일자리도 가지고 있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br>인터넷을 따라 야동이 대중화되기 전까진 말이다.<br><br><br>인터넷의 등장으로 자기전에 야동을 보고 딸딸이를 친 후 잠드는게 똥싸고 손씻는<br>것처럼 당연한 것이 되었다. <br>각박한 세상 속에 유일한 유희였고 주말이면 서너번도 마다하지 않았다.<br>언젠가 결혼하면 야동도 끊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말이다.<br><br><br>시간은 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흐르고 아직 마흔이 되기 전 어느날<br>다 쓴 고추가 죽어버렸다.<br><br>용하다는 비뇨기과를 다 찾아다니고 점장이까지 찾아가 한겨울에 지리산 계곡물에<br>얼음을 뚫고 담가도 보았지만 미동도 없었다. 의학적으로 완전한 불구선고를 받고<br>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도끼로 찍은 후 보름을 울었나 보다.<br><br><br>결혼을 위해 모은 재산이 술과 도박으로 한 달 만에 다 사라져버렸다.<br><br><br>그렇게 남은 평생을 빚에 쫓겨다니고 알콜로 남은 신체마저 혹사시키다 보니<br>원하지도 않은 노인이 되어있었고 죽을날만 기다리며 연명하던 중 고물을 주으러<br>들어간 농가 창고에서 40년 전 컴퓨터 한 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br><br><br>컴퓨터만 보면 어지럼증이 생기고 구토가 나와 이 산골에 칩거했지만 오랜만에 보니<br>옛생각도 나고 뭔가 쓸모가 있을것 같아 구루마에 담아 집으로 끌고 왔다.<br><br>신기하게도 CMOS화면이 뜨길래 며칠간 고물을 주워 모으고 노인ID카드로 무선인터넷까지<br>할당받아 수십년 만에 다시 웹에 접속하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br>기억나는 도메인 주소를 몇 개 쳐봤지만 다 망했나보다. <br><br>인생을 망친 이 요망한 악마의 물건을 다시 내다버리려고 전원선을 뽑으려는 순간<br>모니터 구석의 작은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br><br>'작은 김정은 마지막편 삽니다.'<br><br>순간 노인의 눈이 크게 떠지며 배너를 클릭한다.<br><br><br>평생을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고화질 한국야동의 신호탄을 올린 그녀가 아닌가!<br>내용을 보니 오늘 내일 하는 영감이 죽기 전 인생을 정리하다 마지막 소원을 비는<br>모양이다. 인간이란 동물은 죽기 전에 못 본 야동이 생각나더냐...<br><br>다시금 이 요물을 태워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마당으로 들어 옮기는데 <br>본체 안에 뭔가 덜그럭거려 열어보니 빈 공간에 50장들이 시디케이스가 가득 차있다.<br><br>그 위에 선명하게 매직으로 써있는 글씨<br><br>'AMA10'<br><br>그 자리에 한참을 굳은듯이 서있다가 다시 컴퓨터를 들고 뛰어들어가 확인하니<br>새초롬한 40년 전 작은 김정은이 하나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배위에서 널을 뛰고 있고  <br>첫사랑을 재회한 듯 노인의 굵은 주름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br><br><br><br>그 날부터 노인의 일이 시작되었다.<br><br>생각보다 수요가 많았고 음란물 중독으로 인해 대한민국 남성의 고자율이 <br>50%에 육박하자 국가차원에서 음란물을 제재하는 상황에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은 <br>CD라는 매체는 역사속 밀주거래보다 더 긴밀하게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다.<br><br>철칙 하나 <br>야동시디업은 고객과의 신뢰다. 공시디나 뻑난시디는 팔지 않는다.<br><br>철칙 둘 <br>외상거래는 절대 금한다. 인간은 딸치기 전과 후가 다르다.<br><br>철칙 셋<br>직거래는 절대 하지 않는다. 이것은 야동시디가 세상에 나온후 지금까지의 철칙이다.<br><br><br>----------------------------------------------------<br><br><br>'여보세요'<br><br>'저.. 부탁이 있는데 100장만 직거래 하면 안될까요?'<br><br>눈이 번쩍 띄이는 제안이다. 100장이면 이 겨울 내내 보일러 때고 살 수 있는 돈이다. <br>그러고보니 쌀도 떨어져가고 공시디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철칙은 철칙이다.<br><br>'안됩니다. 직거래는 하지 않습니다.'<br><br>'제발 부탁입니다. 선생님 제발...'<br><br>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마음이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는다.<br><br>'아니 안된다지 않....'<br><br>'선생님 따블!!! 따블로 드릴께요!!! 제가 내일 원양어선을 탑니다. 제발!'<br><br>'어쩔 수 없군요... 내 특별히 시간내 보리다. 장소와 시간을 정하시오'<br><br>'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br><br><br>철칙의 신념을 따블에 팔아넘겼다. <br><br>뭐 어떠랴 야동굽는 노인의 신념 따위가 무슨 가치가 있느냔 말이다.<br><br>풀로 구으면 21시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거 서둘러야겠는걸<br><br><br><br>꼬박 밤을 새우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몇 년만의 상경인지...<br><br>옛기억을 더듬어 헤메는데 영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젊은이를 잡고<br><br>길을 물으니 갑자기 하늘을 보며 혼자 중얼중얼 거리기 시작했고 펜을 들어 <br><br>내가 들고 있던 종이에 대고 있자 순식간에 지도와 글씨가 생겨나기 시작했다.<br><br>참으로 신기한 세상이구나... 하고 겨우 남산타워에 도착해 보따리를 내려놓고 <br><br>땀을 닦고 있으니 여기만은 변한게 없는것 같다.<br><br><br>젊은시절 처음 소개팅 장소가 여기였다. 난 시키는대로 하얀바지에 하얀티를 입고<br>서 있었고 밤까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철조망을 부여잡고 신을 원망했었다.<br><br><br>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나 돌아보니 청년 하나가 서있다. <br><br><br>반가운 마음에 급하게 보따리를 풀며 '오셨구려'하는데 갑자기 양 옆에서 두 명이 더<br><br>불쑥 튀어나오더니 '종로경찰서입니다.'라며 두 팔을 뻗어 다가온다.<br><br><br>어디서 그런 반사신경이 나왔는지, 힘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빈공간으로 몸을<br><br>날리며 앞서 달려드는 경찰을 어깨로 힘껏 부딪혀 넘어뜨리고 돌담 쪽을 향해 <br><br>내달리기 시작했다. 행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당황한 눈 앞이 뿌옇게 흐려졌지만<br><br>기력을 다해 돌담 위로 올라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br><br><br>'영감님! 거기 갈데 없어요! 앞에 벼랑이에요 벼랑! 내려와요!'<br><br>천천히 다가오는 경찰들의 실루엣이 아물아물 거리는데 뒤를 보니 아랫쪽이 온통<br><br>뿌옇게 녹색이다. 보아하니 2~3미터 정도 되는 높이인듯 잘하면 안다칠 수도 있겠다.<br><br><br>주저할 것 없이 사뿐 몸을 날리는 순간 시야를 한꺼풀 벗겨낸 것 처럼 선명해지며<br><br>저 녹색숲까지의 거리가 2~3미터가 아니라 2~30미터 아래임을 깨달았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게 끝이구나<br><br>차가운 바람이 볼에 점점 빠르게 느껴진다.<br><br><br><br><br>순간 몸이 둥실 떠오르며 저멀리 환한 빛이 퍼져 나오더니 벌거벗은 여인의 실루엣이 <br><br>나타나 메아리처럼 울림 있는 소리로 말한다.<br><br>'저는 당신의 수호신 동정녀 아오이에요. 아오이 소라.. 내 손을 잡아요 가련한 사람'<br><br><br>손을 뻗어 그녀에게 향하지만 닿을듯 말듯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br><br>손끝을 늘리려는듯 모든 힘을 짜내보지만 1센티도 채 되지 않는 차이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결국 좁혀지지 않은 채<br><br>그녀는 슬픔을 가득 담은 얼굴로 천천히 투명해져 간다.<br><br><br><br>------------------------------------------------<br><br><br><br><br><br><br>'반장님! 방금 이 사람 손가락 움직였는데요?'<br><br><br>'사후경직이란 거야...'<br><br><br><br><br>그렇게 구원받지 못한채 뒤틀린 노인의 몸뚱이는 비닐자루에 담겨져 들것에 실리고<br><br>남산타워 앞 팔각정 벤치에는 <br><br>주인 잃은 펼쳐진 보따리만 덩그러니 바람에 파르르르 소리를 내며 춤을 춘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1.5;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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