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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99557
    작성자 : SNGG
    추천 : 127
    조회수 : 4360
    IP : 1.11.***.51
    댓글 : 3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9/26 19:33:47
    원글작성시간 : 2017/09/26 17:39:00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99557 모바일
    2년만에 감사한 오유분들께 후기 남깁니다.
    원글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0914315&page=1

    23살 엄마를 잃고 너무 힘이들어 오유에 글을 썼습니다. 제 글은 순식간에 베스트글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2년이 지난 지금 저는 25살이 되었네요. 그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제게 진심어린 댓글을 남겨주셨던 분들의 바램대로, 댓글을 매일같이 읽으며 위로받고 힘을 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를 위해 진심으로 울어주시며 글 남겨주신 분들께 너무너무 마음다해 감사드립니다. 감사인사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그동안에도 몇번이나 글을 썼다지웠다 했는데, 더 좋은 후기로 찾아뵙고 싶어서 포기했었어요. (원글에 댓글마다 감사합니다 라고 대댓글을 다는 분이 계시는데 저 아니예요. 저는 그저 댓글들을 외울정도로 읽기만 했습니다)

    엄마를 간호하면서 주말에는 알바를 했습니다. (언니가 주말에는 교대를 해줬어요) 알바하러 가는 버스안에서 매일매일 울었네요. 그래도 지옥같은 병원에서 벗어날수 있는 그 시간을 제일 좋아했어요. 알바하면서 저를 끈질지게(?) 좋아해주는 남자와 정식으로 교제를 하게됐습니다.

    제대로된 연애를 처음 해보는 저는, 왠지 이 남자를 울엄마한테 빨리 보여드려야 할 것 같더라구요. 병원에서 제 남친을 소개시켰을때 저희엄마는 막 우셨습니다. 아무래도 연애한번 해보지 않은 제가 처음 소개를 해드리니 마음이 이상했나봅니다.

    제가 원래도 몸이 약한 편인데, 3년간 간호하며 건강상태가 매우 안좋아졌습니다. 정신상태는 말할것도 없고요. 엄마가 돌아가시고부터는 혼자 자는 것도 괴로웠어요. 매일 가위에 눌리거나,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구요. 원래도 마른 몸인데 매일같이 술을 의지하다보니 더 마르고. 정신이 이상해서 그런지 툭하면 구역질을 하다가 토하기도 했습니다. 혈압이 뚝 떨어져서 쓰러지기도 여러번.

    그러다보니 저는 남자친구에게 더 의지를 하게되고. 남자친구도 저희 아빠랑 할머니한테 참 잘했습니다. 남자친구는 5살연상에 대학졸업부터 지금까지 자기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있구요. 전문기술직에. 참 자상하고. 제가 열몇번은 거절했는데도 저를 포기하지 않을만큼 저를 좋아했습니다. 그런 모습에 저희 아빠도 참 이뻐하셨구요.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갑자기 마련한 저녁식사가 상견례가 되어버렸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결혼식을 치른다는 것이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겠지만. 엄마의 유언대로 아빠는 저희를 결혼시키고 싶다구요. 제가 많이 힘들어하고 남자친구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본 엄마가 돌아가시기전에 말씀하셨다고하네요. 나 죽으면 ☆☆이 혼자 두지말고 결혼시키라고요. 시부모님도 저를 이뻐하셔서요. 둘이 저렇게 좋아죽는데 빨리 결혼시키자고 찬성하셨어요.

    그래서 24살 저는 결혼을 하게되었습니다. 아이는 없구요. 제 정신과 몸이 건강해졌을때 낳고싶어요. 결혼해서도 저는 엄마가 보고싶을때면 술에 의지해 울곤했는데. 제 남편은 저를 품에 안고 울다지쳐 잘때까지 토닥여주더라구요. 힘든시간 저는 남편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지도 몰라요..

    시어머니 또한.. 제가 취해서 시엄니께 울면서 찾아가서 안겨잤습니다. 시엄니 가슴팍에 고개를 파묻고.. 시엄니는 제게 팔베게를 해주시며 토닥여주시구요. 목욕탕에 같이 가면.. 제 친엄마가 그랬듯이 제 온몸을 닦아주셔요. 남들이 보면 딸과 엄마사이 같다고 하네요.

    시아부지는 저른 너무너무 이뻐하셔요. 무뚝뚝한 성격이신데 저한테는 그렇게 자상하실수가 없어요. 저한테 매일 복덩이라구 하셔요.

    행복한 날들이 펼쳐지니 몇개월은 살만하더라구요. 근데 그 사이사이에 오는 우울함.. 엄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악몽이 제일 힘들었어요. 엄마가 매일매일 제 꿈에 나와서 살려달라고.. 자다가 일어나서 오열을 한적도 많아요.

    제 몸과 멘탈은 계속해서 내려가기만 하고.. 제 자신도 제어가 안될정도로 나쁜생각을 하고 있더라구요. 안되겠다싶어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이 빨리 치료받자고 하더라구요. 정신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저에게 많은 용기를 주고.. 요즘은 치료 받고 있어요. 이제 구역질하며 토하는일도 없구요..갑자기 심장이 뛰며 오빠한테 안겨우는 일도 없어요.

    진작에 치료받을껄. 괜히 남편만 힘들게 한것같아용. 저 좋은남편과 좋은식구들 만나서 잘 지내구 있어요. 정신과치료도 계속 받을거예요. 건강해져서 3년뒤쯤에는 이쁜아이도 낳고싶구요. 더더더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이 병간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저처럼 멘탈약한사람은 더더욱..

    무튼.. 글이 뒤죽박죽 두서없어서 죄송해요. 예전부터 감사의 글과, 근황을 써드리고싶었는데. 우울증이 나아지질 않아서 괜찮은척 글쓰기가 싫더라구요. 진짜 괜찮은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지금에서야 글을 쓰네요.

    치료 잘받고, 앞으로도 더 씩씩하게 살겠습니다. 모두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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