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iv>많은 분들의 격려와 위로를 받고 감사하다는 말, 늦었지만, 드리려 왔어요.</div> <div><br></div> <div>아버지와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글을 썼는데</div> <div>정말 그렇게 마지막이 되었네요.</div> <div>터미널에 3시쯤 도착했는데, 아빠는 2시쯤 눈을 감으셨습니다.</div> <div>딸 올 때까지 좀 기다리지.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요.</div> <div><br></div> <div>가슴 먹먹할 틈도 없이, </div> <div>이미 아버지는 장례식장으로 옮기셨고. 다른 식구들이 장례절차를 위해 장례식장 사무실에서 </div> <div>의논 중이셨어요.</div> <div><br></div> <div>슬퍼할 틈이 없더군요.</div> <div>이미 엄마는 기력이 없는 몸으로 기절하기 직전 모습으로 앉아있고.</div> <div>삼촌들께서 협의 중이시고. </div> <div>저는 필요사항들을 전달받고 다시 집으로 달려가 준비해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한 3일 그렇게 정신없이 보냈습니다.</div> <div>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고. 잊었다고 생각한 분들도 건너건너 소식을 듣고 찾아와 주셨어요.</div> <div>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 분들이 그래도 아빠 마지막길 배웅해주신다고 오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div> <div>손수 모두 연락처와 성함을 받아적어두었어요. </div> <div><br></div> <div>결제할 것도 많고, 신경쓸 절차도 많고.</div> <div>중간에 각종 서류들 뽑아야 해서 잠깐 나갔다 왔어요. 계시던 병원에 가서 사망확인서를 받고,</div> <div>주민센터 찾아가서 등본도 뽑아야 했고요. 문상객들 없는 오전에 다 하고 오려고 일찍 나갔는데,</div> <div>밖에 벚꽃이 너무 만개한거에요. 정말 벚꽃으로 덮여있더라구요.</div> <div>그걸 보는데 .. </div> <div>아.. 아빠 가시는 길은 꽃길 걸으며 가시겠구나, 우리 벚꽃구경 하게 해주려고 이렇게 오늘 가셨구나.</div> <div>이제 매년 아빠 기일만 되면 벚꽃구경하러 내려오겠구나.</div> <div>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벚꽃은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데, 마음은 더욱 먹먹해지는 기분이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엄마가 아빠 돌아가시기 3일 전에 꿈을 꾸었어요.</div> <div>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아빠를 찾더래요. 오늘은 찾아야 한다고. 찾아서 데려가야한다고.</div> <div>엄마를 빨간 카펫트 위에 앉히더래요. 얼른 앉으라고. 아빠 찾아야 한다고 그러더라네요.</div> <div>엄마는, 왜찾냐고 뭐하러 찾으시냐고 그러셨다는데, 그 사이 할아버지는 저만치 찾으러 가있고...</div> <div>그 꿈을 꾸곤 아.. 얼마 안 남았구나를 직감하셨는데. 그래도 그렇게 빨리 가실 줄은 몰랐던거죠.</div> <div><br></div> <div>장례식내내 울지를 못했어요.</div> <div>입관할 때는 뼈밖에 남지 않은 모습에 차가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없이 눈물만 흘렸어요.</div> <div>이게 마지막 얼굴이구나. 아빠 잘가.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 다음엔 내 아들로 태어나.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해줄게.</div> <div>우리 꼭 다시 만나. 이 말만 되내이며. 눈물만 줄줄줄 쏟아지더라구요.</div> <div>입관식을 마치고 나옴과 동시에 울 수가 없었어요.</div> <div>음식올 때 마다 사인해야되고. 조문객들 오면 인사해야되고... 꿈꾸는 듯이 시간이 지났어요.</div> <div>정말,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이게 지금 꿈인지 현실인지 도대체 구분이 안 가더라구요.</div> <div>모든 절차를 끝내고 집에 갔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나머지 정리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부르시더라구요.</div> <div>고생 많았다고. 왜 안우냐고. 안울면 병된다고. 아빠를 위해서도 울고 너를 위해서도 울어야 한다고.</div> <div>그렇게 참고 버티지 말라고. 그렇게 버티다 아빠도 가버렸는데. 억지로 버티고 버티다 부러지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div> <div>엄마를 끌어안고 입이 찢어져라 벌리며 큰소리로 울었어요. 답답한 마음은 여전한데 이상하게 묵은 슬픔이 쓸려내려가는 기분이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오래된 앨범을 거내 아빠 사진을 좀 찾아보았어요.</div> <div>세상에.. 우리아빠 젊을 때 사진이 너무 많은 겁니다. 산으로 바다로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너무 좋아하시고.</div> <div>어느 사진이든 웃지 않은 사진이 없을 정도로 유쾌하고 밝으신 분이셨네요.</div> <div>우리 아빠 이렇게 잘 웃는 사람이었는지. 먹고 사는게 힘들어 매일 근심걱정에 잠도 제대로 들기 힘들어하셨는데.</div> <div>모두 내탓인것만 같네요.</div> <div><br></div> <div>아빠가 13년을 병투병을 하시고. 최근 1여년동안 병원에 내리 계시면서도.</div> <div>아무도. 아빠 형제중 아무도 아빠한테 전화 한 통 안 하셨더군요.</div> <div>추우면 춥다고 추운데 잘 지내느냐, 더우면 덥다고 더운데 어찌 지내느냐, 밥 먹는 건 어떠느냐. </div> <div>정말 다른거 없이 안부 하나 물어보는 것도 힘든건지. </div> <div>아빠가 전화번호가 없어서가 아니라 전화하면 부담가질까봐 전화를 못하겠다고 했었다네요. </div> <div>전화는 직접 못하고, 전화 한 통 오지 않는 전화기를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리던 것을 엄마가 보았었다네요.</div> <div>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가슴이 미어지는지. </div> <div>우리 아빠는 형제들 정말 끔찍히 생각해서. 무슨 일만 생기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셨던 분인데.</div> <div>형제들은 어쩜 그리도 매정하게 연락 한 통 없고. 명절에 오지 않아도 왜 안오느냐 어째 못오느냐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는지.</div> <div>어쩜 그리들 무심하신지. </div> <div><br></div> <div>장례식내내 아빠 형제들은 상복도 입지 않으시고. 낮엔 각자 볼일보고 오시고. 저녁에만 잠깐와서 얼굴 비추고 다시 가시더군요.</div> <div>심지어 제사때 절도 안하시더이다. 허리 굽혀 절 한 번 하는게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div> <div>부조금 들어온 것들도. 삼촌분들 지인들도 많이들 오셨던지라. 우리끼리 부조금 정리하면 서운해하실까봐.</div> <div>일부러 삼촌들 찾아가서 같이 하자고.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달라고 말씀을 드렸더니.</div> <div>니들끼리 해라며 내치시더군요. </div> <div>그래서 우리끼리 알아서 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와서 하는거 보고 한마디씩들 거드는데. 못들은척하고 싹 들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지요.</div> <div>그래놓곤. 상조회사쪽에 구매한 일회용품들, 각종 물품들은 장례식이 끝나니 가방들 하나씩들 가져와 싹 챙겨가시더라구요.</div> <div>밤에 주무실 때 추우실 거 같아서. 이불도 많이 챙겨갔습니다. 이불을 직접 사야하니 우리가 더 챙겨갔지요.</div> <div>밤되니 숙모들 와서 우리 이불 어쩌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말도 없이 이불 싹 가져가시더라구요. </div> <div>아침되면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고.. </div> <div>선산에 묘를 쓸지 납골당을 할지 얘기를 하니. 몇 년 전에 큰아버지와 재혼한 여자(여자라고 합니다. 큰엄마라고 안합니다)가 끼어들더니.</div> <div>산에 묘를 또 쓰면 동네사람들이 싫어한다고. 묘 못 쓰게 하니까 쓰지말라고. </div> <div>어디서 배워못지 못한 소리를 나불대더군요. 저희 엄마, 손아래동서긴 하지만. 그 여자 떠드는 거 절대 안 두고 봅니다.</div> <div>묘를 쓰든 납골당을 하든 우리가 알아서 할 문제고. 그 산은 우리 산인데. 우리가 묘를 쓰든 집을 짓든 아무도 상관안한다고.</div> <div>안그래도 납골당 생각하고 있다고. 우리 애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 쪽으로는 다시는 안가고 싶다고. 그러니 제사 지낸다, 벌초한다해서</div> <div>사람 불러내려서 고생시키지 말라고. 얘기 다 했습니다. </div> <div>상주는 영정사진 드는거 아니라고 해서 저희 아빠 바로 아래 삼촌의 장남을 불렀습니다. 영정사진 좀 들자고. 그랬더니 그 삼촌이 그러더군요.</div> <div>우리 애 왜 시키냐고. </div> <div>할아버지때도 할머니때도, 큰엄마때도. 저희 동생과 그 집 장남이 번갈아가면서 다 했습니다. 당연히 했구요.</div> <div>그런데 이번엔 하기 싫은가보더군요. 상주가 해야지 왜 자기 아들 시키냐고 그러더군요. 듣던 제가. </div> <div>어디서 상주가 영정사진 든다고 들으셨냐고. 영정사진 들 수도 있지. 그거 시키는게 그렇게 아까우시냐고.</div> <div>그랬더니. 옆에 계시던 막내삼촌이 막내삼촌 아들 부르시고 그냥 니가 하라고 조용히 시키시더라구요.</div> <div>빌어먹을. 우리 아빠 지켜보시고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div> <div>더한 소리 못한게 한이 되네요. 매정한 인간들. 빌어먹을 인간들. 쓰레기같은 인간들. 그렇게 속으로만 저주하고 말았습니다. </div> <div>아빠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부족하니까요..</div> <div><br></div> <div>댓글들 모두 보았습니다.</div> <div>우리 잘 지내야 지켜보시는 아빠 마음도 편하리란 말씀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려구요.</div> <div>엄마 휴대폰에 실수로 녹음된 엄마아빠 예전 통화가 있어서 들으려고 했는데. 아빠 목소리 들리자마자 껐습니다.</div> <div>심장이 두근거려 못 듣겠더라구요. 괜찮으면 다음에 들으려구요..</div> <div>너무 많은 격려들 위로들. 그 말씀들 제가 어찌 다 보답할 수 있을까요.</div> <div>직접 모두 찾아가서 절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div> <div>진심으로 걱정해주신 말씀들 모두 잊지않아요. 기억하고 있어요. 가슴 속에 모두 담아둘게요.</div> <div>모두 감사합니다. 저희 아빠 좋은 곳으로 가셨겠죠? 벚꽃 휘날리는 날 꽃길 걸으며 행복한 걸음 하셨겠죠?</div> <div>그렇게 믿을게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오셔서 아빠 데리고 갔으니. 아마 가서 알콩달콩 잘 지내실 겁니다.</div> <div><br></div> <div>제 이야기 끝까지 봐주시고 생각해 주신 분들께 </div> <div>감사한 마음 전합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여기 오유에 계속 남아 다른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께 힘이 되어 </div> <div>제게 주신 위로와 격려 그대로 이어갈게요.</div> <div>든든한 외침들. 기억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