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평생 잊을 수 없을꺼야..
처음 널 본 순간..
고속버스에서 내려서 장시간 버스타고 와서 피곤에 지쳤을텐데도
불구하고 밝게 웃던 그 모습..
하얀색 치마에 검은색 목이 길게 올라오는 민소매 티..
아직도 가끔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가끔씩 놀라서 다시 돌아보기도해..
...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꺼야..
일 때문에 안된다고 했지만, 보고싶다고 갑작스레 고집부리며 날 보러 올라왔을때..
제대로 프로포즈 못해서 미안한 마음에 몰래 케익을 준비해서
오늘을 첫날로 정하자고 수줍게 너에게 말했줬던 순간..
살며시 눈물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을..
...
그 소리를 잊을 수 없을꺼야..
몰래 이벤트 해주려 커플시계를 사들고 갑작스레 내려가서
다른사람편에 시계를 전해주고 가려는데 나에게 전화걸어
어디나며 뛰어오던 그 구둣발자욱 소리..
...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을꺼야..
8년만에 다시 만나던 날..
몇시간 동안 기다려 겨우 볼 수 있게 됐었던 그 기다림에..
보자마자 오랜 시간동안의 어색함을 없애려 렌즈부터 세척하자며
수선떨던 널 향해서..8년동안..그리고 그 해에도 해주지 못했던
생일을 축해해주기 위해 갑작스레 내민 촛불 켠 케익에 놀라며 기뻐하던 너의 모습을..
...
그 목소리를 잊을 수 없을꺼야..
내 욕심 때문에 벌어진 작은 다툼의 소원함으로 멀어진 우리 사이를
회복시켜 보려 너의 일터로 몰래 찾아가 준비한 선물과 8년동안 널 그리며 썼던
일기를 몰래 두고 올라오며 문자보내자 어디냐며 빨리 돌아오라는 꾸짖음에
돌아갔을때 내 이름을 부르던 너의 그 목소리..
...
그 맛을 잊을 수 없을꺼야..
널 생각하며 주고 싶었던 물건을 준비해서 내려갔지만,
아파서 그곳에 없는 너에게 주려고 두고온 후에 확인한 물건과 편지를
읽고 기뻐하는 널 보기 위해 서울에서 다시 널 보러 돌아간 날 위해
구워줬었던 빵은..누구도 나만을 위해 무언갈 해준적이 없었던 나에겐
그 맛은..평생동안 잊지 못할꺼야..
...
그 두려움을 잊을 순 없을꺼야..
아버지를 보고나서 널 보러 가겠다고 고집 부리던 나에게..
너무 자주 보는 것 같다고 했었던 그 순간 느낀 그 두려움..
8년만에 다시 찾은 그 빛이 다시 나를 떠난다고 생각했을때 느꼈던 그 두려움..
그 두려움을 떨쳐 내고자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이벤트를 너 몰래 너의 집앞에서
준비하며 매서운 바람이 감춰주던 나의 눈물..
그리고 그것들을 준비하면서도..보여주고 난 후에도 떨쳐내지 못했던 그 두려움..
8년전과 동일했던 그 두려움..
그리고 두려워하던 말을 듣게 될까봐서..눈물로 범벅된 내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널 보지 않고 올라오던 순간에도 떨쳐내지 못했던 두려움..
...
어쩌면..난 알고있었을지 몰라..
난..널 품기엔 너무 작은 사람이라는걸..
그리고..곧..그때가 다가와 오고 있었다는걸..
그것들을 어떻게든 부인하려 했었던 내가 참 어리석었던것 같아..
너라도 조금 편하게..받아들일것을..
이제..내가 널 위해서, 혹은 널 그리면서 무언갈 쓰게 될지는 모두 네 선택에 달렸지만..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네 뜻을 존중할께..
...
어쩌면...우린 서로에게 힘든 기억만을 만들게 해준것 같기도 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반대로 아쉬움도 많이 남기도해..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많은 것들..
너에게 해주고 싶었던 많은 말들..
너에게 누리게 해주고 싶던 좋은 경치와 멋진 곳들..
많은 것들을 해주지 못한 아쉬움보단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도록 노력할께..
끝으로...너의 마음에 충분치 못한 사람이어서..
너에게 기쁨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힘들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그런 사람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