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에는 '알다'라는 뜻을 가진 두 가지 단어가 있어요.
Saber와 Conocer 라는 단어에요
saber는 지식으로서 아는 것을 뜻하고
conocer는 경험으로서 아는 것을 의미해요
스페인어는 초급수준이라서 자세히까진 모르지만 두 단어 활용 배울 때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요.
왜 이따우로 나눠 놓았나. 하고 울컥하면서 배웠죠.
그런데 이제는 왜 두 단어를 나눠 놓았는지 알 것 같아요.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은 일을 겪었어요.
그 일련의 사건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인생은 일변도로 흐르지 않는다는 거에요.
만남은 이별을 내포하고, 시작은 끝을 내포하고, 득은 실을 내포하죠.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일주일동안 온갖 형태로 이별과 상실을 경험했더니
이제는 정말 '알아요'.
머리로 그냥 '당연히 만나면 헤어지고 또 새로 만나고 하는거지' 했었는데
막상 온갖 상실이 휘몰아치니까 새삼 상실할 것들이 무서워요.
마음이 영 허하길래 코인 노래방가서 룰루랄라 하고 노래부르고 놀았는데
서른즈음에 부르다가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이 가사에 혼자 처량맞게 훌쩍거리다 귀가중입니다.
내가 떠나 보낸 것도,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 이별을 내가 오롯이 삼켜 소화해야 하는 건 잔인한 일 같아요.
그런데, 늘 그렇듯
이별은 만남을 내포하고, 끝은 시작을 내포하고, 실은 득을 내포하겠죠?
이것도 'conozco' 할 날이 빨리 돌아오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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