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공시생입니다. <div>2월 말에 법원, 4월 국가직 검찰 준비하는데.... 어제 법원 결과가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네 떨어졌지요. </div> <div>별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div> <div>막상 현실로 닥쳐오니 슬프고, 국가가 너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인증한것 같아서 되게 괴로웠습니다.</div> <div>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고 고게에 글을 썼습니다. 몇몇 분이 위로해 주셨고.</div> <div>부산에 살아 장거리 연애중인 여자친구가 많이 토닥여줬습니다.</div> <div><br></div> <div>검찰직은 법원직 과목에서 헌법, 민법, 민소 3과목이 빠집니다.</div> <div>그래서 검찰 시험 볼 5과목의 법원직 점수가 작년 법원직에 비해 얼마나 올랐나 확인해 보려고</div> <div>점수를 확인해봤습니다. 시험날 채점을 안했거든요. 무서워서.</div> <div><br></div> <div>그런데!!!!</div> <div><br></div> <div>작년보다 더 못본겁니다!!!</div> <div>제가 (남들이 봤을때) 아무리 공부를 안했다고 해도 작년보단 열심히 했습니다.</div> <div>매일 6시 반에 일어나서 학원갔다가 새벽 1시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 저녁에만 쉬고.</div> <div>12월부터는 그나마도 2주에 한번 쉬었습니다.</div> <div>그런데 합격은커녕 작년보다 더 못봤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겁니까.</div> <div>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다 개뻥이었구나 싶었습니다.</div> <div>그나마 다행인건, 제가 시험 마치자마자 채점했다면 </div> <div>진짜 2월 말부터 오늘까지 검찰 공부도 1도 못했겠구나. 당일날 채점 안한 게 진짜 신의 한 수였구나 싶었습니다.</div> <div>게다가 같이 공부한 대학 동기녀석이 혼자 합격해서 더 우울해졌어요. (원래 저보다 공부 잘 하던 친구였고 면접이 남아있긴 하지만)</div> <div>그래서 밤에 여자친구한테 계속 찡찡대다 잠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침에 일어나서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 학원에 왔습니다.</span></div> <div>한 친구가 그 바쁜 출근길에 카톡으로 길게 써가며 위로해주더군요. </div> <div><br></div> <div>수업을 듣는데 내용도 하나도 안 들어오고 마음만 심난해서 원래 끝나는 시간보다 1시간 전에 강의실을 나와 버렸습니다.</div> <div>배고파서 밥을 먹으러 한 고시부페에 들어갔는데 <span style="font-size:9pt;">오늘은 뭐가 나왔나 하며 둘러보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자 이제 돈내고 밥먹어야지 하는데 식당 주인이 갑자기 와서는 니 뭔데 나한테 말도 안하고 뭐 검사하는것도 아니고 둘러보고 있냐고</div> <div>너같은 거한테 안 판다고 꺼지라네요.</div> <div>그쵸....... 뭐 그 사람 입장에선 기분이 나쁘겠죠. 제가 잘못했죠. </div> <div>그러고 보니 <span style="font-size:9pt;">제가 그 정도도 남의 입장을 생각지 못한 멍청한 놈이란 생각이 들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러니까 사람들이 다 날 싫어하지. 이러니까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고 그러니까 시험에도 떨어지지. 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진짜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자살충동이 들었습니다... </div> <div>한강에 가서 죽을까 63빌딩에서 떨어져 죽을까.</div> <div>그런데 죽으면 우리 엄마 아빠도 슬퍼하고 내가 그렇게 하고싶다던 세계일주도 못하고 죽는데.</div> <div>하며 내적 갈등을 일으키다가</div> <div>부산에 있는 여자친구 목소리가 듣고싶어 전화해서 또 찡찡댔습니다. </div> <div>그러다가 이러고 있는 것조차 여자친구에게 민폐겠구나 싶어 자꾸 찡찡대서 미안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div> <div><br></div> <div>여자친구가 "오빠야 내 올라갈까?" 하는겁니다. </div> <div>진짜 너무 보고싶었지만 이건 민폐중에 핵 민폐인거 같아 오지 말라고 했어요.... 부산에서 서울이 옆 동네도 아니고.</div> <div>내가 찡찡대서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잘 추스려 보겠다고 1시간 가까이 설득했습니다.</div> <div>죽기 직전까지 사람에게 폐끼치기 싫어서요.</div> <div>그런데 비트윈으로 사진 한 장이 왔습니다.</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3/14897344730aeaedb681d94bab80692a8c79db5703__mn588307__w540__h761__f58014__Ym201703.jpg" width="540" height="761" alt="다운로드.jpg" style="border:none;" filesize="58014"></div><br></div> <div><br></div> <div>헐...... 진짜 이럴 줄 몰랐어요.</div> <div>그리고 누가 절 이렇게 애타게 보고싶어하고 좋아할 수 있다는 것에 더 놀랐어요.</div> <div><br></div> <div>그러고 통화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아빠가 카톡이 왔어요.</div> <div>"밥 좋은 거 먹어라."</div> <div><br></div> <div>그 순간 울컥해서 계단에 홀로앉아 막 울었어요....... 28살 몸무게 100kg 가까운 남자가 이러고 있는거</div> <div>누가 봤음 어쩌나 참 민망할거 같다 싶지만...</div> <div>이런 사람들을 놔 두고 제가 어찌 죽겠어요..... 하아....</div> <div>아직은 제가 살아도 되겠구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따 여자친구 만나고... 내일 저녁은 가족들과 밥 한끼 먹고 소주 한잔 하고 4월 국가직까지 3주만 진짜 열심히 해보려구요.</div> <div>법원직 삼수를 할지 말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운은 나네요...</div> <div>더불어 아까 아침에 위로해 준 친구는 시험 끝나고 연어 무한리필 사줘야겠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자랑게에 올릴까 하다가 자랑거리는 아닌거 같아 뻘글에 가장 관대한 여기에 남겨 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뱀발) 하고싶은 직업은 공무원, 꿈은 여행작가인 사람인데 필력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네요.</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