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꿈에서 할아버지이야기와 할아버지가 나와서
울면서 잠에 깨니 그 여운따문인가 잠이 확달아냈네요
여운 달래기 위해 할아버지 이야기를 조금 풀어봅니다. 

 저는 우리집 막내손녀로 가장 큰 언니와는
10살 가까이 차이납니다. 
성격도 새침떼기에 어른들이 시키는 재롱이나 애교는
빼지않고 해서 재간둥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막내였지요

감성적인 만큼 중2병 흑역사도 제대로였지만요... 
제 5살 할아버지와의 기억이 가장 뚜렷한건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할아버지의 스쿠터였습니다. 
할아버지의 스쿠터를 타고 시골길 달리는게 재밌던 저는
할아버지께 태워달라고 졸랐고
할아버지는 오백원을 주면 태워준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엄마한테 달려가 받아온 오백원을 할아버지께 내고
할아버지의 양 무릎 사이에 앉거나 서서
탁트인 시야로 약 10분 정도 달리면 있는 마트로 나가
쭈쭈바를 하나씩 손에 들고 오곤 했네요

두번째는 오빠와 할아버지가 장기를 두시면
할아버지의 껌딱지같던 저는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오빠나 할아버지의 죽은 장기말과 바둑알을
뚜껑에 무늬를 만들어 쌓아서 케이크라면서
할아버지께 자랑하곤 했어요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지라 매번 칭찬해달라며
자랑을 해댔는데......
할아버지 성격이 믾이 무뚝뚝하셨다던데
전 매번 잘했다며 절 칭찬하시던 자상한 모습밖에
기억에 없네요

공부를 핑계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의 제사며 기일 모두 잊고 있었는데
내일 시험이 있어 일찍 자려고 잠을 청했다가 
꿈속에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습에 (무슨 드라마 회상씬처럼 할아버지가 나오셨어요) 진짜 팡펑 울면서 잠에 깼네요

이상한 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