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tv에서 고지방 저탄수 식단 이야기 나오고 거기에 대한 이야기가 베게에 자주 보이는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div>사실 몸에 별로 안좋네 무슨 성분이 몸에 생겨서 위험하네 하는 소리는. 뭐 그럴수도 있어요. <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span></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예, 살 뺀 분들.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span></div> <div> <div><br></div> <div>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저도 알아요. 저는 상상조차 안되니까요.</div> <div><br></div> <div>그런데 자기가 이런 방식으로 살 뺐으니까 그게 진리고.</div> <div><br></div> <div>자기는 하는데 넌 못하니까 넌 게으른거고.</div> <div><br></div> <div>자기는 하는데 넌 먹는걸 못참으니까 의지가 약한거고.</div> <div><br></div> <div>이런 소리 그만 좀 하시면 안됩니까?</div> <div><br></div> <div>자기가 뚱뚱했던 때 남에게 듣던 소리를, 듣기 싫었던 소리를 왜 남한테 그대로 하는겁니까?</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div> <div>고백하자면 전 어릴때부터 뚱뚱했습니다. 어릴때부터. 아주 어릴때부터요. 그리고 지금도 뚱뚱해요.</div> <div><br></div> <div>저에게는 '날씬했던'시절이 아예 없어요. 여러분들은 인생에서 조금이라면 기억하실. 그 시절이 저에게는 전무합니다.</div> <div><br></div> <div>이해가 되시나요? 상상이 되시나요? 인생의 전부가 그걸로 채워져 있다는게?</div> <div><br></div> <div>유치원때부터 전 비만이었어요. 그리고 30년동안 계속 초고도 비만이었고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간 분이 있었어요. 그 실험에 참가한 마지막 남자분요.</span></div> <div><br></div> <div>저도 부모, 친구, 주변, 모르는 인간들에서 <span style="font-size:9pt;">넌 왜 살 안빼냐 의지박약이다 게으르니까 살이찐다 이런 소리를 하는걸 수십년을 듣고 살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런 소리 지속적으로 들어야 자극을 받네 어쩌네 하는 미친 개소리를 말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심지어 어머니가 부처님한테 우리 아들 살빠지라고 빌었다고 하는거 듣는것까지 똑같더군요. 그 분 어머님은 하느님이 대상이었던것만 다를 뿐이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살찌는데 단 1원도 안도와준 인간들도 살쪄서 둔해보이네 게의르네 이러고 욕하기만 바쁘죠.</span></div> <div><br></div> <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진짜로 저런 소리 들으면 자극 받아서 뭐 할거 같아요? 아니요. 오히려 우울함만 가속됩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건 애는 패서 길러야 된다느니 기를 죽여놔야 된다느니 하는 수준의 개소리라고요.</span></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이어트요? 운동요? 식단조절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걸 다 안해봤을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학창시절. 친구들이 운동할때 안껴줍니다. 둔하다고요. 쓸모없다고요. 저도 그냥 웃으면서 귀찮다고 빠지죠.</div> <div><br></div> <div>넌 살찌고 땀냄새난다고. 넌 버스타지 말라고 해서 울면서 택시타고 집에 가본적도 있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div>조금 운동해보려고 걸어다니면 별의 별 시선이 다 날라와요. 집 밖으로 나가기도 싫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도 싫어요. 저번에는 여자 중학생인지 고등학생들인지들이 저한테 손가락질 하면서 웃는것도 봤습니다.</div></div> <div><br></div> <div>벗은 몸 누구한테 보여주기도 싫어요. 흉한거 아니까요. 바다나 수영장에 가본건 평생에 손으로 꼽습니다.</div> <div><br></div> <div>한여름날 너무 덥고 버스노선은 잘 모르겠어서 택시를 잡았더니, 기사한테 8km정도의 거리는 걸어야 살이 빠지네 어쩌네 하는 소리도 들어봤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겨우 의욕 내서 운동하다가 발이 아파서 일주일간 헬스장 안나갔더니 헬스장이 사라졌습니다. 사장이 도망갔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시 의욕내서 간 다른 헬스장에서는, 트레이너가 '이제 슬슬 뛰셔도 되지 않아요?' 하는거 믿고 뛰었다가 허리 망가지고 발 망가지고 일년동안 기어다녔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식단 조절한다고 항상 배고픈 상태로 있고. 그게 익숙해진다는 말 믿고 소식하다가 식욕을 못이겨서 폭식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그렇게 폭식하면 물리적으로도 배는 부른데, 뭔가가 만족이 안되고 짜증만 나는<span style="font-size:9pt;"> 감각속에서 수십년을 살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채소 먹어서 배 채우면 된다고 하는데, 채소로 배 채우는 감각하고 고기나 밥으로 배 채우는 감각은 완전히 달라요.</div> <div><br></div> <div>배고플때 물 먹으면 만복감 듭니까? 그거랑 비슷해요. 액체랑은 달리 고체라 소화는 되니까 좀 더 낫지만요.</div> <div><br></div> <div>뭐 먹기는 귀찮은데 배고파서 미칠것 같고, 먹기 싫은데 뭐라도 배에 안채우면 죽을것 같은 감각이 들어요.</div> <div><br></div> <div>배는 부른데 머릿속에서 뭔가가 부족하다고 멱살을 잡고 흔들어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다 보면 자괴감만 들어요. 무기력해지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항하고픈 의지 자체가 꺾여버려요. 마치 코끼리가 어릴때 사육사한테 맞아서 순종적으로 변하는 것처럼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쓴소리 듣고도 결국 아무것도 안되고 그냥 계속 살찐 상태로 살아가는 내가 병신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당뇨약 먹고 더 심해지면 인슐린 맞아야 된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먹는게 제어가 안되서 살 못빼는 내가 그냥 죽일놈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난 살아있어서는 안될 쓰레기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자괴감에 익숙해져서 그냥 살아왔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솔직히 이런 제 치부를 드러내면서 글쓰는 것조차 부끄럽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30년동안 수없이 실패하고 계속 구르기만 한 저는, 여러분에게 의지박약으로밖에 안보일테니까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무리 어렵다고는 하나, 결국 게으름과 의지에 져서 그렇게 뚱뚱하게 살아가는 패배자로밖에는 안보일테니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그 방송에서 의사선생님인가가 그러더군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람이 호르몬에는 이길수가 없는게 당연하다고. 저는 그 한마디다 그렇게 기쁘게 들리더라고요.</span></div> <div><br></div> <div>내가. 내가 나쁜게 아닐 수도 있다고 들리는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기쁘더란 말입니다.</div> <div><br></div> <div>당연히 그게 저를 향한 말은 아니었지만. 평생 저한테 '네가 나쁜게 아니다'라고 말해준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어요.</div> <div><br></div> <div>심지어 부모님조차도요. 가장 친한 친구도 '너 슬슬 살빼는게 좋지 않겠냐'하는 말 정도만 하죠.</div> <div><br></div> <div>다들 네 의지가 부족해서 먹는걸 못참는다고만 했으니까요.</div> <div><br></div> <div>인슐린이나 렙틴이 제대로 작동이 안되면 포만감이 안생기고. 그거때문에 폭식할수도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걸 조절하면 식욕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div> <div><br></div> <div>예전에 황제다이어트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거랑 달리 어떤 부분이 이렇고, 어떤 부분은 저렇고 하는걸 보고.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저도 고지방 저탄수 식단 알아보려고 다게에 들어왔는데.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달리는 리플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심지어 고지방 저탄수 식단을 하시는 분들이 글을 올리는데도, 계속 그게 쓸데없다. 정석이 아니다. 게으른 사람들의 외도일뿐이다라는 말과 리플들이 계속 달리더라고요.</div> <div><br></div> <div>그래요. 제가 의지박약이라서 편한길 가려는걸지도 모르겠네요.</div> <div><br></div> <div>여러분들 말대로 결국 실패할 수 있겠죠.</div> <div><br></div> <div>그래도 이번엔 해볼겁니다. 최소한 빅사이즈 쇼핑몰에서 파는 옷 정도는 안고르고도 막 살수 있게 되고싶으니까요.</div> <div><br></div> <div>응원은 바라지도 않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니까 제발. 어느때든, 어디에서든, 글 한마디라도 쓸때는 그게 남을 상처입히는 말이 아닐까 하는 정도는 생각해주세요.</div> <div><br></div> <div>자신도 예전에 남들에게 그렇게 상처입는 말을 들었던 걸 기억해주세요.</div> <div><br></div> <div>부디, 부탁드립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