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후의 이야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br></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당신의, 이름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목소리가 겹쳐진 순간 생각났던 것은, 아주 아주 옛날 그를 좋아했다는 것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추억은 내 안의 어디쯤에 있던 걸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단지, 그 추억과 그 상대를, 나는 그 날부터 계속 찾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어느 날, 별이 떨어진 날, 내 고향이 없어진 날.</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별이 떨어지는, 너무나도 환상적이라서 현실과 동떨어진 경치를 바라보며 나는 달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한 번 죽었던 내게 그가 다시 만나러 찾아왔던 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인생에서 그 때 이상으로 모든 것을 등에 짊어지고 달리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다.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혜성이 떨어져서,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그 순간은 지금도 온전하게 기억하고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너무나도 커서 일상이 산산이 부서져 간다던지 하는 감상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기분으로 같은 광경을 보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체험한 적 없는 굉음과 폭풍이 우리들을 삼켰지만, 그 뒤로 찾아 온 것은 압도적인 고요함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보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고요함 속에서, 절대 크지 않은 말소리가 들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살아서 다행이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말을 시작으로 수 많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래, 나는 살아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할머니와 미츠하, 사야와 텟시, 반 친구들이나 주변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살아 있다. 아버지도 살아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와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날 밤 혼란 속에서 진두지휘를 맡은 아버지가, 나를 보며 말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살아 있어 줘서 고맙구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랜만에 보는 아버지의 웃는 얼굴이었다고 생각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말이 나에게 무엇을 생각나게 했는지, 그 무엇이 뭔지 지금의 나는 알지 못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하지만, 그 무언가가 너무나도 소중했다는 것은 내 의식의 안에 있어서, 그걸 계기로 엉엉 울면서 아버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버지에게 감정을 터뜨린다니, 살면서 다시는 없을 일이라고 생각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오래간만에 느끼는 ‘아버지’는 생각했던 것 보다 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날 밤, 그렇게나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사람은 잠 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홀로 운동장의 끝자락에서 사라져 버린 이토모리를 보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돌아갈 집도 추억이 담긴 장소도 거의 다 없어져 버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쥐고 있던 오른손에는 ‘누군가’의 글씨로 ‘좋아해’라고 써져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 그럴 터인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다시 한번, 오른손을 펴고 그 글씨를 봤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따뜻한 기분에 휩싸이면서, 나는 갑작스럽게 알게 됐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는 다시 한번 그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 살아 남은 거라고.</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고등학교 동급생들은 거의 대부분 기후현이나 아이치현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개중에는 큐슈로 간 아이도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는 사야나 텟시와 함께 이토모리와 가까운 히다 시내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졸업까지 1년 하고 약간 더 남아서 다른 학교, 그렇다고나 할까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 밖에 없던 이토모리 이외의 학교는 새로운 일들 뿐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알고는 있었지만, 체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걸 그 1년 하고 약간 더 남은 시기동안 많이 배웠고, 새로운 학교에서 생긴 친구들도 많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하지만, 가까운 곳에 이미 없어져 버린 고향이 있어서, 그곳의 상황을 알려고 하지 않더라도 알게 돼버려 힘든 적도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렇게나 싫다고 했었는데 말이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없어지니 그리워지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사야와 익숙치 않은 귀가길을 걸으며, 이토모리에 있는 산에 시선을 보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곧 있으면 ‘황혼’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경치는 이토모리 쪽이 더 좋았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응…”</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사야의 울 것 같은 목소리에 놀라서, 그 얼굴을 보게 된다면 나도 울게 되 버릴 것 같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도, 덩달아서 울 것 같아진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이후로는 도저히 말을 꺼낼 수 없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피난한 곳에서 다시 아버지와 살게 되어서, 할머니와 아버지의 사이는 조금씩은 좋아져 갔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버지는 재해에 관련된 일들로 거의 잘 틈도 없이 일 하고 있었지만, 우리에게도 신경을 써 주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 도쿄로 대학을 가고 싶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어떤 얼굴을 하실까 생각했었지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미츠하, 네가 가고 싶은 길을 가거라. 모처럼 바깥 세상에 있게 됐으니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반대로 한번도 된 적 없던 일에 맥이 풀리려는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다만, 어중간한 성적으로 어중간한 학교에는 가지 마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생활비는 안 줄거니까 말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들어 버리고 말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원래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히다 시에서는 좋은가 하면 그렇지 못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버지에게 그런 투로 말을 듣게 되자, 뭐라고 할까 도쿄에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되고 싶은 직업 같은 건 딱히 없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하지만 도쿄에 가는 것에는 분명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필사적으로 공부하고 응시할 대학을 아버지 앞에서 선언하자, “좋아”라고 한마디로 허가가 떨어졌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도쿄로 가는 신칸센은, 언젠가 도쿄에 갔을 때와는 다른 풍경 속을 달리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기분 문제인 걸까, 오늘은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열차는 아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가 있을 장소를 찾기 위해 가는 열차였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재해로부터 벌써 8년이 지나, 올해도 그 계절이 되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완전히 도쿄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는 아직 이 거리에 적응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만원전차에는 익숙해 졌지만, 이토모리의 거의 아무도 타지 않은 열차 쪽이 나에게는 맞기도 하고, 이 거대한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도쿄는 멋진 곳이구나”하고 생각해 버리고 만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요츠하에게 그런 말을 하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야는, 역시 시골 쪽이 더 잘 맞는기 아이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라는 말을 들어 버리곤 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도쿄로 오게 된다고 하는 요츠하는 언니인 내가 말하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예쁘게 자랐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공부도 잘 한다고 하니 참 잘 자라 준 동생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가 도쿄에서 살면서 느꼈던 것이 몇 가지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딱 한 번 밖에 온 적 없는데도, 익숙한 풍경이 많았던 것.</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풍경이 왠지 그립게 느껴졌던 것.</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리고 그 그리움들은 ‘누군가’와 함께 경험했던 것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전혀 기억에 없던 것이었지만 그런 장소가 몇 곳 있었고,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단지, 동시에 왠지 모를 상실감 같은 것이 강하게 느껴지게 되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런 풍경을 마주친 순간, 전차를 타고 있을 때, 승차홈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다양한 상황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 같은 감각에 빠진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도쿄에서 만난 친구나, 이토모리 사람도 몇 명 정도 도쿄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아닌 누군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누군가 라니 대체 누굴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혼자 살고 있는 아파트의 방 안에서 내 목소리만이 들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그 사건은 저번주에 발생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상경해서 홀로 살고 있는 나는 언니와는 따로 살고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래도 같은 도쿄니까, 가끔씩은 만나서 함께 밥을 먹거나 하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지난주에도 같이 밥을 먹었지만 언니의 상태가 뭔가 변해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건 언젠가 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이상하게 변해 있는 것은 아니었고, 마음이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 무슨 일 있었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엣, 뭔가 변했니?”</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뭐라고 할까, 붕 떠 있는 거 같은 느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br></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렇게 말하니 얼굴이 새빨개져서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설마, 애인인가? 하고 생각하며 그대로 물어 보니,</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때의 언니는, 머리에서 증기라도 뿜어져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상태였다고 생각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는 벙 쪄 버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엄마를 닮아서, 미인으로 자란 언니는 주변에서 항상 호의를 받는 사람이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토모리 같은 시골에서 있었으니 주위에서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히다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간 이후로는 몇 번인가 고백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리고 모두 거절했다는 이야기도.</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도쿄에 와서도 변함없이 몇 번 정도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언니에게서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랬던 언니이니 취직을 해 버리면 더더욱 인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어떤 사람이야? 이름은? 잘 생겼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으-음, 아직은 좀 아이 같으려나. 분명 요츠하랑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을거야. 아, 이름은 타키군이라고 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타키, 군. 연하가? 언제부터 사귄거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자세히 이야기를 들어 보니, 3일 정도 전에 만났다고 하는 ‘그’와는 운명과도 같은 무언가가 느껴졌다고 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는 절대 연애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갑자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있지, 계속 찾고 있었어, 누군가를. 타키군이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렇게 단언하는 언니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거, 예전에 말했던 거지? ‘조금만 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었어’라는”</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응, 어디선가 생각했던 상대가 타키군이었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걸로 언니야도 노처녀 탈출이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하하, 그렇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해맑게 웃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는 지금의 언니를 한 순간에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동시에 언니가 이렇게 웃는 걸 본 것은, 처음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래서 있지, 그 사람이랑 만나서 몇가지 일들이 생각났어. 그 날 밤의 일이라거나, 그보다도 전의 일이라거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건, 언니가 맛이 가 삤던 때의 이야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으-음……, 맛이 가 삤다니 역시 그렇게 말 해 버리는구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때는, 이상했다. 그래도 맛이 가 삔 기는 혜성이 떨어지기 전에만 그캈으니…”</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기억을 해 내려 하는 중에, 언니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건 있제, 아무래도 타키군이랑 내가 바뀌었던 것 같데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하아?”</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역시 믿어주지 않는구나, 타키군도 나도 믿기지 않기도 하고, 증거도 없고”</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된 거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만난 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처음’ 만났다는 느낌이 없었어. 예를 들면 타키군이 가 본 적도 없을 이토모리에 대한 것도 몇 가지 알고 있고, 우리 집에 대한 것도 왠지 모르게 알고 있었어. 오히려 나는 타키군네 집에 대한 걸 알고 있었고. 전에도 말 했었지 않니? 가 본적도 없던 가게들도 몇 곳 알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그거, 타키군일 때 간 적이 있는 걸지도 몰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는 진지하게 말하고 있지만, 순순히 받아 들일 수 있는 이야기일리 없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단지, 그 때 언니가 남자와 바뀌었었다는 점은 수긍이 가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머리도 묶지 않고, 거칠고 대충대충 하는 느낌에 말투도 이상했던 적이 가끔씩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거기다가 아침에 일어날 때 마다 가슴을 주무르고 있어서, 미쳤어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야, 금마 위험한 놈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런기를 얘기하기는 그릏지마는, 으찌면 바뀌었을 때 마다 가슴을 만지고 있었을지도 모린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매우 진지하게 충고를 하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는,</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에에에에에에!?” 하고 소리를 지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한순간이지만 가게 안의 시선이 모아져서, 작은 목소리로 언니는 말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한 번 정도는 있었다꼬 들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빙시, 절대로 믿으면 안되는 기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애초에 한 번이라도 안 되는 거잖아. 라고는 말하지 말아 두자.</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새빨개진 얼굴을 쳐박고 있는 언니를 두들겨서 일으켜 세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왜?”</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니, 지금부터 바로 타키군 만날거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에, 그건 무리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럼, 전화만이라도 해 줘. 내가 언니한테 어울리는지 확인해볼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언니에게서 운명이라고 까지 말을 들은 사람을 나는 1초라도 빨리 알고 싶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안된다야, 타키군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걸”</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치사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중에, 확실하게 만나게 해 줄 테니까. 응?”</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알겠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점점 어른스러워진 언니에게 부탁을 들으면, 색기인지 뭔 지 모를 그런 기운에 압도되어 져 버린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언제부터 언니는 ‘어른’이 된 걸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도 앞으로 몇 년 있으면 그렇게 되는 걸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요츠하, 여전히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제 취업도 생각해 봐야 할 시기기도 하고, 우리가 응원해 줘야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옆에서 걷고 있는 미츠하는 매우 기분 좋아 보였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무슨 일 있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응?”</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엄청 기뻐 보여서 말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미츠하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되는 건 이번으로 몇 번째일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타키군이랑 요츠하가 친해져서 다행이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녀석하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처음이란 느낌이 안 들었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하하, 그럴 수도 있겠네. 이제 ‘형부*’라고 불릴 텐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런 말을 들으면, 아직도 부끄러운데”</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아, 타키군 귀여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귀염성은 없잖아”</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한테는 귀여우니까 된 기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함께 살면서 알게 된 것은, 미츠하는 역시 3살 연상의 누나라는 점, 그래도 가끔씩 나와 같은 수준으로 어린 모습을 보여 줄 때도 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재앙을 딛고 일어난 강함은 내가 얼마나 손을 뻗더라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런 이야기를 하면, “계속 ‘누군가’를 찾고 있었으니까”라고 미츠하는 말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가 미츠하와 만난 때도 그랬다. 아니, 그 이상으로 강하게 찾고 있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계속 찾고 있던 ‘누군가’는 미츠하였으니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 계단에서 기적과도 같은 만남이 있고 난 바로 뒤 우리들은 연인 사이가 됐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때까지 막연히 “누군가와의 만남”을 잠시만이라도 좋겠다고 바랐을 텐데도, 그 날부터는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바라게 되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 미츠하를 만나서 다행이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도 그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잡고 있는 손에서 흘러 나오는 따스함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돌아가면 한 잔 더 해도 될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괜찮아, 꽤 늦게까지 안 깨워줄 거지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으으… 알겠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전혀 모르고 있지?”</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하하하, 진정해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얼굴을 붉힌 채로, 고개를 홱 돌린 미츠하가 귀여워서 어쩔 수 없을 정도였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는 어째서 이렇게나 그녀에게 끌리게 된 걸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미츠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응?”</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꼭 하고 손에 힘을 줘서, 미츠하의 걸음을 멈췄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뒤를 돌아본 미츠하를 향해서 나는 말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사랑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다시 한 번 말 할 필요는 없었지만, 말로 하고 싶어졌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타, 타키군, 이런 데서 부끄럽잖아”</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누군가에게 들릴 리가 없다. 나는 그대로 말을 이어 나갔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고 싶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 일단 집에 돌아가자?”</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럼, 대답은 거기서 들려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알고 있으면서”</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도쿄의 거리에서, 우리가 사는 아파트까지 앞으로 10분.</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만났던 날의 꿈을 꾼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꿈 속에서 나는 언제나 울면서, 그를 본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이제는 마음 속에 항상 있는 그 기억이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지금의 나는 그를 보며 처음으로 이해했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가 이름을 말한다. “타치바나 타키” 아아, 그렇다. 타치바나 타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내가 사랑한 사람, 항상 찾고 있던 사람.</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리고 한번 숨을 쉬고 나는 그에게 내 이름을 알린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제 이름은, 미츠하. 미야미즈 미츠하”</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그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마치, 내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 처럼.</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계속, 찾고 있었어””</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 </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나를 찾아내 주는 사람은, 언제나 타키군, 오직 그 뿐이다.</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br></div> <div style="padding:0px;margin:0px;color:#1e1e1e;font-family:Gulim, '굴림';font-size:13px;">*각주 : 일본에서는 형부랑 오빠를 둘 다 お兄ちゃん(오빠)이라고 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