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br></div>대학교를 졸업하고</div> <div>사실 공대를 나왔고 대기업이 아니라면 취업길이 그렇게 막막하진 않았다.</div> <div>그러나 내가 전공한 업종이 바닥이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고,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항상 야근에 뭐에 뭐에...</div> <div>일에 만족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정말로 단 한명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저게 내 미래라면 당장 먹고는 살겠지만 너무 기계부품처럼 찌들어서 불행히 살 것 같았다.</div> <div>대학 다닐때는 그래도 앞으로 하게 될 일을 생각하면 자부심도 있고 그랬는데 그냥 회색빛 인생을 살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div> <div>난 원래 대학교 다닐때도 6살 이상 많은 형들한테도 아닌건 아니라고 조곤조곤 할말 다하는 성격이어서 부조리를 견디면서 회사생활을 할 자신도 없었다.</div> <div>방향을 바꿔서 공무원을 생각해봤다.</div> <div>사실 원하는 길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삶의 여유가 좀 나을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마침 집에서 일이 터져서 일을 수습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아버지와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div> <div>정말 내 정신은 피폐해지고 있었다.</div> <div>일을 일단락 짓고 다시 공부를 하는데</div> <div>그때 든 생각은 공무원을 합격해도 걱정이었다.</div> <div>합격하려고 앉아 있는데 합격을 해도 걱정이라니..</div> <div>하고싶지 않은 일인데 어쩔수 없이 앉아 있는 꼴이 너무 우스웠다.</div> <div><br></div> <div>그렇게 2014년 내 나이는 28이 되었다.</div> <div>그해 초 나는 뒷바라지 해주신 아버지게는 미안하지만 혼자 일탈을 꿈꾸고 있었다.</div> <div>뭐가 됐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겠구나.</div> <div>이미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애초에 물욕이 별로 없는 편이라 그런지 경제적 안정보다, 정서적 안정이 내겐 더 중요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때 관심있었던 요가가.</div> <div>그리고 잘못된 몸을 가진 사람을 보고 있자면 마치 가방문 열고 다니는 사람 보는 것처럼 불편해 하는 나였다.</div> <div>적성에 맞을거라고 생각하고, 도전의식이 생기니까 그때부터 뭔가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div> <div>회색빛에서 컬러빛으로 바뀐 순간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문제는 나는 이미 28이었고 운동이력도 전혀 없고, 체육계열에 연고도 전무하고 정말 그냥 맨바닥이었다.</div> <div>근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땐 뭐든지 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일단 자격증을 따려고 알아보고, 노량진에 방 계약이 거의 다 되어서 다른방을 알아보던중, 작은 요가원매물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div> <div>그래서 좀 알아봤더니 지도자교육도 같이 하는 곳이었는데</div> <div>이제 와서 보니 교육커리큘럼이 개똥이다. 완전 사기당한 셈.</div> <div><br></div> <div>원룸 전세금이 아버지가 해주신거라 아버지께는 미안한데 말한마디 없이 일단 질러버렸다. 방 계약일이 다 되어서 돈을 빼서 작은 요가원을 인수하게 되었다. 인수를 하기전 교육도 이미 받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자격증은 비교적 쉽게 취득을 했다. 쉽게 취득을 하면 안되는데 자격증을 장사하듯 하는 협회가 많은데 그중 하나였나보다.</div> <div>그리고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div> <div>대학교때 학교 근처 학원애서 중딩들 수학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어서 안떨고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div> <div>심장은 엄청 떨리는데, 그땐 한창 뭔가 자신감이 충만했을 때라서, 말이 꼬여도 그냥 자신있게 해버렸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문제는 회원들 앞에서는 자신있게 했지만 스스로 생각했을때는 내가 강사가 맞나. 나같은게 무슨 강사라고, 이렇게 부족한데..</div> <div>속으로는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다.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강사라는게</div> <div><br></div> <div>운동이력도 없던 내가 이렇게 두달만에 강사가 되버린게 어이가 없고 부끄러워서</div> <div>이미 회원들 지도를 하고 있긴 했지만 부끄럽지 않으려고</div> <div>그래서 그때 정말 열심히 수련하고 공부하고, 마음도 닦았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앞으로 숙여서 손끝이 발에 닿기조차 어려웠는데 그런 몸으로 무슨 배짱으로 요가강사를 하려고 마음먹은지 내가 생각해도 무모했다.</div> <div>그리고 아직도 자리를 잘 잡진 못한것 같다. 첨에 가기 싫었던 회사의 박봉이라는 돈도 못벌고 있으니.</div> <div><br></div> <div>그래도 한번도 후회해본적은 없다.</div> <div>이미 그려진 그림에 회색으로 색을 채워가는 인생보다는</div> <div>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금이 좋다.</div> <div><br></div> <div>언젠가 한번 회원분이 "선생님 그때는 좀 어설프긴 했었어요" 하는데 옛날에 그 소릴 들었다면 식은땀이 났으리라.</div> <div>그런데 그쵸? 하면서 서로 웃을 수 있는 지금이 좋다.</div> <div>나마스떼</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8/1439362410G82YlPwPN5G4E.jpg" width="800" height="600" alt="1434863462250.jpg" style="border:none;"></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