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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travel_23389
    작성자 : 너봤나
    추천 : 1
    조회수 : 424
    IP : 124.49.***.15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5/03 11:26:00
    http://todayhumor.com/?travel_23389 모바일
    여행게시판에 이런 고민글 올리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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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살 남자 취준생입니다.
    공시 2년 하다가 떨어지고, 공부 더는 못하겠어서 접는 쪽으로 99% 기울었구요...
    한학기 남은 학교 복학까지는 9월까지 시간이 남고 해서
    시험 직후엔 국내여행 두번 정도 다녀오고, 가끔 단기알바 하면서 취업 준비할거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네요.
    다음주부턴 토익공부부터 해볼 생각입니다.

    근데 사실 지금 제가 취준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게.....
    뭐 아무런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약간 뭐랄까.
    부모님께 빈둥빈둥 놀고있는 사람처럼 안 보이려고 취준하는 '척' 하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제가 지금 당장 가장 하고싶은 일은 
    진짜 죽어라 알바를 두탕 세탕 뛰어서 7월부터 유럽을 한번 더 가고 싶습니다.
    그것도 비행기 없는 유럽여행.
    지금 총알은 약 150만원 정도 이미 장전되어 있고, 예산은 600만원 정도 잡고 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첫 유럽여행으로,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이렇게 4개국만 3주간 다녀왔는데요.
    이번엔 그 정도를 넘어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부터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토까지 찍고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원래 돌아오는 길은 몽골, 중국으로 빠져서 칭다오에서 인천으로 배타고 들어오고 싶었는데, 
    지금 시국에 그것도 중국어 한 마디 못하면서 중국 자유여행은 어려울거 같아서요.)

    육로로만 (기차+버스) 여행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스페인 지나는 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꼭 한번 걷고 싶어요.
    이렇게 하면 제가 일정을 대충 짜 보니 최소 4개월, 길면 6개월까지도 걸리겠더라구요.
    가게 되면 1년을 더 휴학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공필수 하나 안 들은 과목이 있는데 그게 9월 학기에만 열리거든요.

    당연히 부모님이 반대하겠지요. 
    지금부터도 해외여행 두 번 (유럽 20일, 미국+캐나다 40일) 다녀왔으면 많이 다녀왔고 앞으로도 갈 기회가 많으니
    취업 전에는 해외여행 생각 하지마라. 
    들어가기 전엔 아무도 모르니까 직장 고를때 '여기를 다니면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을까' 는 빼고 생각해라.
    고 하는데 6개월 여행다녀온다 해봐요 난리나죠....

    (물론 저는 제가 해외여행 많이 다녀왔다고 생각지도 않고, 앞으로도 갈 기회가 많은지도 물음표가 많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돈 벌어서 여행다니려고 취업하려는건데 왜 가장 중요한 걸 빼고 생각해야하는지도 전혀 이해가 가질 않구요.)

    그리고 여자친구도 있는데, 여자친구는 제가 여행에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 아니까 가고 싶으면 다녀오라는데.
    6개월씩 기다리라고 하기가 좀 미안한 감도 있네요.

    사실 그래서, 제가 지금 취준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거입니다.
    경제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부모님이 저런 간섭을 못 하게 하기 위함이 가장 큽니다. 
    물론, 이 나이 되서까지 부모님께 손벌리기 미안한 감도 있구요.
    막말로 집안이 아주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가난한 편도 아니라서 제가 돈 못 벌어온다고 부모님 생활에 지장 1도 없습니다.
    부모님도 빨리 제가 사회생활에 뛰어들었음 해서 취업 얘기를 하는거지 빨리 가족을 부양해라 이런건 없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경제적으로 독립이 먼저다 해서 취업해서 회사생활 시작하면.....
    경제적으론 독립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저런 여행은 최소 30년간 꿈조차 못 꿀까봐 두렵습니다.
    황금연휴는커녕... 오늘도 못 쉬는 노동자가 저렇게 수두룩빽빽하고, 당장 일자리를 못 구하는 노동자가 저렇게 많은데.
    제가 어떻게 나이 더 먹고 6개월씩 여행 갈 꿈을 꿀 수 있을까요?

    아까 언급햇듯,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싶다고 했는데.... 7,8월 스페인 더위 정말 살인적이라는 거 익히 들었고
    더불어 여름에 유럽여행 가는거 아니라고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취준에 매진하자니 다시는 여행 못 갈거 같고...... 고민이네요.
    저는 우리나라에 평생직장따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직하는 틈에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어느 직장이든 들어가서 3년 정도만 일하고, 나와서 갔다올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너봤나의 꼬릿말입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05/11 16:45:48  59.2.***.181  규훗  34569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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