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집에 불이나서 119에 신고했다.</p> <p>진화에 충분한 소방관과 소방차, 그리고 동네사람들까지 물양동이를 들고 모여들었다.</p> <p>그러나 화재관련하여 해당 정부부처와 독점계약한 화재진압 전문 사설업체가 그 모두를 막아선다.</p> <p>화재가 발생한 곳은 고층아파트, </p> <p>보다못한 의용소방대가 고가 사다리차를 백방으로 수배해 화재현장까지 가까스로 가져오자</p> <p>불을 끈다며 물총을 쏘고있던 사설업체가 일체의 화재진압 행위는 자신들의 지휘와 통제하에 있다며</p> <p>개정된 관련 법규를 코앞에 들이밀며 쌍욕을 하더니 사다리차를 주차도 못하게 막아서더니 쫓아버렸다.</p> <p>소방관에게 하소연해보지만 권한 밖의 일이라며, 자신들은 최선을다해 진화에 임하고 있다며</p> <p>소방호스로 그들의 물총에 물을 주입해주고만 있다.</p> <p>개정된 법에서 화재현장의 지휘, 통제권을 지닌 그들이 정한 원칙과 최선의 방법대로 물총만 계속 쏘았고</p> <p>그렇게 우리들의 아파트는 전소되었다.</p> <p><br /></p> <p>어느덧 일주일이 지났고 더이상 탈만한 것이 남아있지 않자, 불은 사그러들었다.</p> <p>그들은 진화를 마쳤다며 행안부 경리과에 제출 할 세금계산서의 세부항목들을 작성하면서</p> <p>무용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물총을 쏘다가 하마터면 팔이 부러질 뻔 했다며...</p> <p><br /></p> <p>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립되어 집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전원 사망했다. </p> <p>흥분한 유족들이 왜 인명구조에 소흘했냐고 따지니 그들이 반문했다.</p> <p>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유독가스가 얼마나 유해한지 당신이 아냐며...</p> <p><br /></p> <p>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p> <p>일주간 전소되어 복구가 불가능한 아파트를 철거하는 일 또한 그들의 몫이라며 집주인이었던 우리들에게 그들의 작업현장에서</p> <p>200미터 이상 물러날 것을 명령했다.</p> <p><br /></p> <p>역시나, 화재후 건축물 철거와 관련하여 얼마 전 개정된 법과 원칙이 그렇다면서 말이다.</p> <p>옆에서 잔불정리를 하던 소방관은 짜증을 내면서 그것도 몰랐냐며, 어느나라 국민이냐며 나를 나무란다.</p> <p><br /></p> <p>이따위 뻘글을 여기까지 읽은 오유인도 나를 나무란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