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분께서는 본인의 상황과 비슷한 분들이 계신지 보려고, 또 어떻게 된건지 글을 올리신거 같은데 댓글의 대다수 의견은 '해결불가, 이혼하세요' 혹은 '결혼을 왜 했어요'이네요. 비난보다는 조언이 필요한 글 같아 때늦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결혼하지 않았으며, 아이도 없지만, 순수하게 글쓴분의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라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먼저, 원하지 않는 아이를 억지로 가지시면 안됩니다. 절대로. 모든 부부가 원하고 계획해서 아이를 갖는건 아니겠지만, 작성자분 만큼은 반드시 계획하고, 원하는 순간에 아이를 가지셔야 된다고 봅니다. 육아라는건 꽃길만 걷는건 아닐겁니다. 장사라고 친다면 그렇게 적자보는 장사도 없을 겁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요즘같은 세상에 설명할 필요도 없을것 같고, 정신적으로도 단지 아이가 크는 기쁨이 그 모든 육아의 고통을 상쇄 시키지는 못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또한 글 일부에서 보이는 작성자님의 다소 자유주의적인 성향(추측입니다, 아니라면 죄송합니다)도 육아시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거라 봅니다. 육아과정에서 '난 너를 원하지 않았는데', '니가 없었다면 내삶은 더 행복했을텐데' 등의 생각은 아이에게 투사되어 아이와 엄마 양쪽 모두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남길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 아이를 원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시부모들의 무언의 압박이나 주변의 공세는 신경쓰지 마십시오. 너무도 당연하게도, 그것은 작성자님의 권리입니다.
두번째로는 많은 댓글에서 '왜 결혼을 하셨냐'라는 이야길 하십니다. 글 몇줄로 남편분과의 결혼과정을 요약하셨지만, 그 안에는 절대 모니터 너머 타인은 알 수 없는 둘만의 사정과 이야기가 가득할겁니다. 저는 두분의 결혼 또한 다른 모두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행복을 응원받고, 잘살기를 기원받을 자격이 충분한 결혼이란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 후반부의 내용에서 미루어 볼때, 단순히 출산만이 결혼의 문제는 아닌것 같아 보이지만, 지금의 결혼생활이 결과적으로 삐걱거린다고 해서, 그것을 타인이, 제 3자가 심판할수는 없습니다(더군다나 그 3자가 모니터 너머의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면 더 하겠죠).
세번째로, 글 내용만 봐서는 작성자분이 '이혼하세요'라는 얘기를 듣고 싶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의견이 이혼만이 답이다 라고 답해주시고 있구요. 또 한편으로는 '나도 딩크족이었는데, 낳고 나니까 너무 좋더라'라는 식의 경험담이 필요하신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상황을 둘중하나가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본다면, 그리고 남편분과 작성자분 모두 자신의 의견에서 한치의 양보도 할수 없다면, 이혼만이 답이겠죠. 하지만 결혼하신지 이제 겨우 6개월이고, 결혼준비때는 그에 대한 대화를 거의 못한 상황이라면, 오히려 지금은 그에 대한 길고, 지루하고, 치열한 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서로가 서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서로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서로가 양보할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릴수 있는지 등.. 승패의 문제처럼 보이는 이 문제는 어쩌면 타협의 문제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대화 과정에서 전문 상담사등과 함께 하시면 더 큰 도움이 되겠지요.
이러한 글에서 대부분, 헤어져라, 갈라서라, 이혼해라 가 주를 이루는건 너무나도 단편적인 이야기만을 듣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작성자 분이 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반드시, 천천히 풀어나가세요. 본인과 남편의 입장과 상황에서, 타협점을 찾기위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정말 지긋지긋하고 치가 떨리게 하셔야됩니다. 그래야 어떤 선택, 결과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힘든 상황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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