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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1 2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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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저에게 아버지는 그러셨죠
가족을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고..
남자 다웠다고..
어느날 제게 부탁을 하시더라구요
어머니와 누이를 지켜 달라고..
어린 저에게는 잘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 빈자리가 느껴질 무렵 전 군에 입대합니다.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처음 고향을 떠났습니다.
나라의 끝에서 끝으로..
길에서 길으로..
그 먼길, 그 시간은 무척 길었던 여정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여정을 갔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였고
너무나도 생생합니다.
흙냄새, 화약 매연, 시끄러운 고음..
그 긴 여정이 끝났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괜찮았습니다.
자랑스러울 수 있었으니깐요.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으니..
괜찮았습니다.
지금은 그마저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