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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1 11: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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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그렇게 단순한 인물도 아니고, (비록 그렇게 보이긴 해도)막나가는 정신병자도 아닙니다.
극중 조커가 보여주는 단 하나의 주장은 이 말로 대표됩니다.
"Why so serious?"
우리가 도덕, 예의, 문화, 그리고 법과 질서라고 부르는 수많은 것들은 결국 우리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가식일 뿐이라는 거죠.
어느 누구라도 그 가면을 조금만 들쳐 주면 서로를 죽이고 불태우고 결국은 '웃게' 될 거라는거죠. 왜냐면 그게 본성이니까.
그런데 그런걸 주장해봤자 누가 신경이나 쓰나요? 그냥 미친놈이 미친 소리 하는구나 하고 말겠죠.
하지만 거기서 배트맨이 등장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고, 인간은 서로를 돕고 구원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영웅이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조커는 배트맨의 앞에 나옵니다. 그리고 증명하러 하죠. 인간이 사악하다는 것을.
그리고 조커는 한낱 영웅심리에 도취한 애송이라 생각했던 배트맨이 진짜 영웅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너를 타락시키는 것은 불가능해"라는 조커의 대사는 배트맨에 대한 인정입니다.
그렇게 조커는 배트맨과 함께 '누가 옳은지'에 대한 게임을 시작합니다.
배에 폭탄을 설치하는 '게임'에서 시민들은 조커의 기대를 배신하고 서로를 믿으며 조커에게 패배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조커는 배트맨이 내심 차기 후계자로 생각하던 하비 덴트를 타락시키며, 1:1 동점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배트맨은 하비 덴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위장하며, 조커에 대한 패배를 인정하고 거짓된 정의라도 구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미치광이가 아니라 순수한 아나키스트며, 학자에 가깝습니다.
자기 자신만의 이론과 철학이 있고, 쓸데없는 주장 대신, 그것을 증명해보이려 하죠.
그 증명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인 배트맨을 상대로 말이죠.
그런 조커를 단순한 미치광이로 치부하는 것은 좀 거부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