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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9 22: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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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들이랑 수강신청 같이 하려고 수강신청 열리는 날 모여서 여러명이 앉아서 수강신청 할 장소를 물색했는데 근처 PC방이 다 꽉차서 자리가 하나도 없었어요. 누군가 약간 외진 건물에 '성인 PC방' 이라고 써있는 걸 봤고 이거다 우리는 성인이지 그럼 성인 맞지 이러면서 우르르 들어갔습니다.
사장님은 좀 당황하셨지만 '어.. 수강신청 하셔도 되긴 되죠' 라고 하고 자리로 안내해 주셨어요. 내부는 컴컴하고 조용했고 독서실처럼 자리마다 칸막이가 있었는데 칸막이가 아주 크고 옆자리 안 보이게 잘 되어 있더군요. 자리는 엄청 깔끔하게 잘 청소되어 있었고 소음 차단 잘 될 것 같은 헤드폰이랑 휴지가 있었습니다. 바탕화면에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 바로가기들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은 성인 PC방이라면 도박 쪽인 것 같은데 당시 그 업소는 살색 예술만을 즐기는 전문 업장이었습니다. 이런 곳도 있구나 신기했었죠.
무리 중 도라이 한 놈이 키득거리면서 보던걸 멀쩡한 애들이 좀 말리고 정숙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같이 수강할 과목들 무사히 잘 신청하고 수강신청만 딱 하고 계산하고 얼른 나왔는데 비용은 일반 PC방보다 몇 배 비쌌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성인 업소 치고는 꽤 건전한 곳이었던 것 같아요. 사장님도 친절하고 이해심이 있으셔서 다행이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