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2012-04-29 16:57:46
1
점점 4월29일이 박두하여왔다.
윤군을 여관으로 보내고 김군 내외에게
내일 윤봉길 군이 중대한 임무를 띄고 만주로 떠나니,
고기를 사서 조반을 지어달라 부탁하였다.
이틑날은 4월 29일 이었다.
김구는 김해산의 집에서 윤봉길 군과 최후의 식탁을 같이하였다.
밥을 먹으며 윤군의 기색을 살펴보니
그 태연자약함이 마치 농부가 일터에 나가려고 넉넉히 밥을 먹는 모습과 같았다.
김해산 군은 윤군의 침착하고 용감한 태도를 보고
조용히 김구에게 권하였다.
"지금 상해에 민족 체면을 위하여 할일이 많은데, 윤군같은 인물을 구태여 다른데로 보낼것이 무엇이오?"
김구는 대답했다
"일은 하는사람에게 맡기는것이 좋지. 윤군이 어디 무슨소리를 내나 들어봅시다."
식사가 끝나고 시계가 일곱점을 친다.
윤군은 말없이 자기의 시계를 꺼내어 김구에게 주며,
"이 시계는 어제 선서식 후에 선생님의 말씀대로 6원을 주고 산 시계인데,
선생의 시계는 2원짜리이니 제 것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시간 밖에 쓸 데가 없으니까요."
식장으로 가는길에 윤군은 자동차에 앉아서
그가 가졌던 돈까지 꺼내어 김구에게 준다.
"왜 돈은 좀 가지면 어떻소?"
하고 묻는 김구의 말에,
윤군은,
"자동차값을 주고도 5,6원은 남습니다."
할즘에 자동차가 움직였다.
김구는 메이는 목소리로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하였더니 윤군은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어
김구를 향해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