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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1 1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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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풀어서 설명해드리자면..
업체 A가 해외게임을 국내에 수입하면서 게등위 심사비용도 내고, 한글화 비용도 부담했다. 물론 그러면서 그 게임의 원래 퍼블리셔에게는 한국에서의 독점판매권은 계약으로 받았겠죠.
근데 업체 B가 그걸 자기도 국내에 팔아먹고 싶은거예요.. 당연히 B는 심사나 한글화에 비용을 안썼으니까 내기만 한다면 A보다 더 싸게 내놓을수 있는데, 문제는 독점판매권이 A에게 있어서 한국 시장에서 B가 장사를 못하는거. 여기까지가 기존의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모습.
근데 문제는 게임 판매 방식이 바뀌었다는데에서 문제가 되는거죠.. 전에는 패키지, 즉 물건을 파는거라서 외국 게임을 한국에서 팔려면 "1. 따로 퍼블리싱하지 않고 패키지째로 수입해서 판다", 또는 "2. 한국에서의 로컬 퍼블리싱 권한을 사서 한국에서 다시 생산해서 판다" 이렇게 두가지 케이스가 있었죠. 이중에 첫번쨰 케이스는 주로 보따리상인들이, 두번째 케이스는 위에서 설명한 A업체가 장사를 한거라고 보시면 되요.
이들이 공존할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A 업체는 게등위 심사나 한글화 등에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고, 직접 생산해서 팔기때문에 어느정도 이상의 매출이 보장되어야만 장사할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요. 보따리상인들은 별도 비용은 안들지만 외국 패키지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운송비가 들고, 또 많은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직접 찍어내는 A만 못하지요. 그래서 서로 영역이 안 겹쳤던거예요. A는 많이 팔릴만한 유명한 대작들을 위주로 파는거에 장점이 있고, 보따리 상인들은 방금나온 따끈따끈한 최신작이거나, 또는 대작이 아니라서 국내 출시 계획이 없거나 해서 국내에 아직 정발되지 않은 게임들을 사다 팔수 있으니까.
근데 게임 판매방식이 바뀌어서 이제 게임을 패키지가 아닌 게임키로서 팔게되면 실제 물건이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예요. 그냥 게임 키만 하나 가지고 있으면 인터넷상에서 키를 등록하고 게임을 정식으로 다운받아서 쓸수 있는거죠. 이렇게되면 보따리상인들이 하던 역할이 어떻게 될까요? 더이상 물건이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키만 왔다갔다 하겠죠. 이렇게되면 보따리장사를 하던때 들어가던 제약이 다 없어져요. 실제 물건이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니까 운송비도 0원이 되고, 물량 또한 영세한 보따리 장사 수준의 소량이 아니라 A의 매출을 위협할만한 대량의 물량이 클릭 몇번으로 국내로 들어오는거예요.
B는 바로 이런 영업을 하겠다는거고, 당연히 B가 A의 매출을 다 깎아먹을 만큼을 팔아먹겠죠. 그럼 멀쩡하게 계약하고 게등위 심사나 한글화에 비용부담하고 장사하려고 했던 A는 불리한 장사를 할수밖에 없고, 그냥 놔두면 망하겠죠.
--------------------여기까지가 설명이었고, -----------------------------
제 견해를 말하자면.. 어떻게 보면 국내 퍼블리셔가 꼭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지금도 우리가 스팀가서 직접 달러로 결제하고 게임하면 국내 퍼블리셔 필요 없어요. 게임 개발사가 한국 유저들 신경을 많이 써준다면 언어 옵션에 한글도 넣어주고 그러겠죠. 한글화 안된거만 전문으로 한글화해서 팔되, 한글버전을 실행했을때는 해당 로컬 퍼블리셔가 가진 게임키 pool만 사용 가능하게 만들든가 하는식으로 다른 리셀러들을 막는 로컬 퍼블리셔만 남게될수도 있죠. 어쨌든 게임 유통방법이 바뀐만큼 국내 유통사들의 비지니스 모델도 어느정도 흐름에 따라 바뀌는건 어쩔수 없다고 봐요.
근데 설령 나중에는 그렇게 가더라도, 일단은 A는 국내에 독점판매권을 가지기로 계약한 이상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보호는 받아야 할거같애요.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거같애요. 독점계약을 맺은 외국회사가 책임지고 B에게 게임키가 흘러가는걸 막아야 하는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정부에서 A의 권리를 보호해줘야 하는건지. 제 생각에도 애매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