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토요일</div> <div><br></div> <div>0. 산부인과에서 조산 가능성이 있으니 한동안은 누워있어라, 매주 오셔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div> <div>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원기옥이 빗나갔다. 우리는 둘째가 파란색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1. 바로 여름휴가를 취소하면서, 와이프는 조금 서글픈듯했다.</span></div> <div>당뇨에 이어서 조산 위험군이라니. 건강하지 못한 자기 몸을 자책하는 듯 했다.</div> <div>안쓰러웠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2. 자가로 약 30분거리에 살고있는 어머니가 소식을 듣고 번개같이 집에왔다.</span></div> <div>같이 간단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장을 보고 어머니 댁으로 갔다. 첫째는 몹시 즐거워보였다.</div> <div>잔소리꾼 시어머니가 오늘은 별 말을 하지 않아서, 오늘은 네고시에이터 역할을 할 필요가 없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3.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는 어머니의 신념이 오늘 깨졌다.</span></div> <div>며느리는 시장표 원피스로 된 옷을 입고 거실에 누워있었지만,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div> <div>괜찮다.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칼질을 하고 간을 보고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4. 어머니가 안방 침대를 내주고, 첫째와 거실에서 선풍기바람을 쐬면서 잠들었다.</span></div> <div>우리는 안방 침대 위에 누웠다.</div> <div><br></div> <div>5. 문득 알게 된 사실인데 연애 2년 반, 결혼 4년 반이 넘어가는 우리는 <span style="font-size:9pt;">함께 잘 때면 아직도 베게를 하나만 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일요일</div> <div><br></div> <div>0. 나와 와이프가 늘어지게 자는 동안, 새벽같이 일어나는 어머니와 첫째는 그새 밖에서 놀다가 돌아왔다.</div> <div><br></div> <div>1. 어제 바쁘셔서 통화하지 못했던 장모님과 통화했다. 와이프보다 살림까지 해야 할 내 걱정을 하는 장모님이 안쓰러웠다.</div> <div>딸 가진 마음이 이런건가. 음식은 내가 더 잘하니 잘되지 않았느냐고 우스갯소리로 넘겼다.</div> <div><br></div> <div>2. 오늘도 누워있는게 어색한지 안절부절이다. 그냥 빨리 집에 가야겠는데, 이 아줌마는 좀 더 있다가 가잔다.</div> <div><br></div> <div>3. 저녁을 먹고 집에왔다. 어머니는 몸조리 잘하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아내를 눕히고 밀린 설거지와, 빨래와, 아이 재우기를 마친다.</div> <div><br></div> <div>4. 아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div> <div><br></div> <div>'나 진짜로 당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러다가 나중에 고생시켰다고 나 버리는거 아냐?'</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아니. 오히려 나중에 나 벽에 똥칠하면 버리지 말아달라고 지금 열심히하는거야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머.. 내가 어떻게 당신을 버려.. 그런말은 하는거 아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야. 너 지난번에 나 치매걸리면 요양원 보내버린다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기억력 좋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