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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38195
    작성자 : rockman
    추천 : 8
    조회수 : 4652
    IP : 121.65.***.4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9/26 10:10:32
    http://todayhumor.com/?menbung_38195 모바일
    21살때 부촌 이자카야에서 알바하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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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7년 전 이야기군요.

    당시 저는 4급판정을 받고 훈련소 입소를 4달 남겨둔 상황에서 백수짓하기에 바빴습니다.

    이에 언짢게 보고계시던 어머니가 어머니 가게 단골분께 부탁해서 그분이 점장으로 일하시는 이자카야에 알바로 일 하게 됬습니다.
    당시 그 이자카야는 분당 정자동에 위치했었는데, 일 처음 시작하는 날 위치보고 '손님 없겠엌ㅋㅋㅋ'하고 비웃었다가 첫날부터 개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이제부터는 그 이자카야에서 일하면서 멘붕왔던 이야기들...




    1. 술마시면 돈나온다.

    그 곳은 고급 아파트단지, 대기업이 위치한 곳 구석탱이에 있는 이자카야였는데 부부동반이나 임원, 사모님 모임이 잦았습니다.
    단골이 상당히 많은 곳이라 초짜 서버인 저는 단골 얼굴 익히는게 최 우선 과제였습니다.

    매니저형이 '우리 막내 새로왔어요!'하면 바쁜 와중에도 쪼르르 가서 인사를 해야했는데 문제는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신고식'이라는 이유로 술을 한 잔씩 받아야 한다는 것.

    처음에 당황해서 점장님께 물어봤더니 하시는 말씀이 '자신있음 먹어. 술 한 잔이라도 줄여야 매상이 올라가지ㅋㅋ'

    저는 첫 일주일을 간신히 정줄 잡고 일하다가 퇴근시간에 고주망태가 되어 퇴근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위안되는건 술 한 잔 마실 때 마다 손님 지갑에서 만원씩 나오는 거 였지요.

    그 이후에도 단골손님 술상대는 계속 해야 했습니다.



    2. 심부름

    비싼 차 모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가게 30석 만석인 상황에서도 그 분들이 부르면 한 걸음에 달려가야합니다.
    그러면 몇만원씩 꺼내시면서 '에쎄 세갑!'

    그럼 막내인 저는 편의점에 뛰쳐나가서 담배를 사다 드려야하죠. 그리고 항상 하는 이야기는

    '잔돈은 심부름값.'

    담배 사오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오만가지 욕을 다 먹어야했는데, 편의점까지 가는 길에 횡단보도가 없었습니다.
    저는 매 순간 목숨을 걸고 무단횡단을 해야했고 그건 이 가게에서 당연한 일이였죠.



    3. 누나랑 술 한잔 할래?

    사모님 모임이 있는 날에는 가게 앞 도로에 외제차 전시장이 열립니다.
    명품은 지금도 하나도 모르는데, 한 눈에 봐도 비싸보이는 풀템을 장착한 사모님들이 가게에 몰려듭니다.

    신고식을 하고 난 후에는 가게에서 유일한 20대라 사모님들이 참 이뻐하셨는데 이 양반들이 술이 좀 들어가면
    서빙을 하러 근처에 가면 엉덩이를 그랩하십니다.

    저는 이 때 엄청 놀랬는데, 아! 성희롱이 여자한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구나 처음 알았죠.
    매니저형은 관리 잘 한 '누나'들이라 만져지면 좋지않냐는데... 좀ㅋ;;

    근데 하루는 모임 중 한 분이 가게 앞에서 흡연하시다가 술창고가는 저를 붙잡고 '일 언제끝나?' 하고 물어보시더군요.
    대답하니까 '누나랑 놀래? 누나 돈 많아.'

    ????

    사모님 모임이 자정에 파하고.. 새벽 4시쯤 가게 마감하고 나오는데 가게 앞 길가에 있는 아우디.
    거기서 차문을 열고 나오는 사모님.

    점장님도 이건 아니다 싶기도 하고... 자주가는 가게 단골 아들을 알바로 쓰고있으니 일이 커지겠다 싶어서 바로 내 차에 들어가있으라고 차키를 던져주셔서
    상황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곤란한 일은 이 이후에 한 번 더 벌어집니다.



    4. 가사 적어와

    가게에 노래를 트는데 나름 밴드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해외 팝송을 자주 선곡리스트에 몰래 올려놓곤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가 흘러나오길래 아 매니저형이 내 노래 안짤랐구나 하고 노동요다 하면서 일하고있는데
    갑자기 그 사모님 모임의 '누나'가 저를 부릅니다.

    불안한 마음에 가보니...

    '야. 이 노래 좋은데, 가사좀 적어와.'

    ??????????????

    손님이 많아서 좀 어려울것같고, 제목을 알려드리겠다 했더니 닥치고 써오랍니다. 매니저형에게 가서 물어보니 써다주라고...
    근데 종이가 없어서 어쩌나 하는데 휴지에다가라도 적어오라더군요.

    휴지 몇장을 건네주니 고마워 해놓고는 물컵밑에 깔아버립니다. 와... 돌겠더군요.
    그 이후로 자주 오진 않았는데 마주 칠 때 마다 수저를 바꿔오라던가, 젓가락 짝이 없다던가 하는 걸로 상당히 힘들었었습니다.



    5. 불륜모임

    더 기가막힌 모임은 사실 남성들 모임인데... 다들 대기업 임원들이었습니다. S전자, L전자...
    이 모임은 와서 생맥주만 먹고 가기로 유명한 단골이었습니다. 일주일에 3~4번씩 방문하는데 이 단골은 주의사항이 있어서 교육을 받았었죠.

    바로 '같이 온 여성의 얼굴도 외워라.'

    보통은 사모님들까지 같이와서 부부동반 모임을 갖는데 월 2회정도는 남성들은 다 동일한데 여성들만 바뀌어서 옵니다.
    그렇습니다. 불륜모임이에요. 그것도 여성들이 자주 바뀌는;;

    이 때는 단골이라고 아는 척을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사모님하고 같이 오는 날 외에는 오지 않는다는 자기세뇌가 필요하죠. 괜히 말 잘못 꺼냈다가 큰일나니까요.

    불륜모임으로 올 때는 사케를 시켜먹는데, 이 때 킵해놓은 남은 술이 있다는 사실도 단골이 부르기 전 까지는 꺼내선 안됩니다.





    그냥 일반 이자까야였는데... 무슨 꼭 업소 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죠.

    제가 매번 그만두겠다고 하니 알바생 구하기가 힘들었는지 월급을 10만원씩 올려주셨는데...
    팁이 매달 10~20만원은 나오니 돈 욕심에 그만 못두다가 사모님 사건 이후에 그만뒀으니 딱 두달 일했네요.

    저는 저 때 이후로 술집알바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 말로는 거기가 특이하다고는 했지만...

    그런데 나중에 편의점 알바 했을 떄는 더한 일들 많이 겪었습니다.

    정말 이 나라는 서비스일 하는 사람을 너무 천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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