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13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7년차 여자사람입니다. <div><br></div> <div>저희는 지금 난임 치료중이고, 처음으로 시험관 시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남편의 놀라운 학자금 대출(처음에 남편에게서 대출 금액 듣고 의대 다녔냐고 물어봄)을 갚느라 결혼 후 5년 정도는 아이를 가질 생각도 못했고</div> <div>그게 정리되고 나니 제 나이가 벌써 30대 후반입니다. 빌어먹을...</div> <div><br></div> <div>누구나 그러하듯, 피임만 안하면 덜커덕 아이가 생길줄 알았는데 세상살이가 그리 맘먹은대로 되는 건 아니죠.</div> <div><br></div> <div>치료를 받으면서 난임 치료에 대해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낙관했구나... 반성하고 있습니다.</div> <div>그래서, 혹시라도 난임 치료를 생각하시는 분이나 저처럼 30대 후반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씁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제 나이가 많은 편이라 처음부터 난임 전문 클리닉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div> <div>남편 직장문제로 중간에 이사를 해야해서 지금은 두번째 병원입니다.</div> <div><br></div> <div>두 병원 다 치료비는 비싸지만 지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을 선택했습니다.</div> <div>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치료를 오래 할 수는 없으니 한 번에 빡세게 가자는 전략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 초기 검사</div> <div><br></div> <div>치료를 시작하면, 먼저 부부 둘다 검사를 합니다.</div> <div>지금 다니는 클리닉에서는 이걸 '스크리닝 검사'라고 하더라구요.</div> <div>각종 호르몬 검사, 전염병 검사, 여성은 자궁이나 난소 검사, 남성의 정자 검사 등등입니다.</div> <div>보험 적용이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는데 둘 합쳐서 5만엔~7만엔 정도 듭니다.</div> <div>이 검사는 일년에 한번씩 갱신해야합니다.</div> <div>저희는 둘 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문제라면 제 나이 뿐... </div> <div><br></div> <div><br></div> <div>2. 타이밍 요법</div> <div><br></div> <div>난임치료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는 타이밍 요법입니다.</div> <div>말그대로 타이밍을 맞춰주는 것인데, 필요에 따라 과배란(난자를 한꺼번에 여러개 배란하게 만드는) 약을 주고,</div> <div>중간중간 초음파로 난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div> <div>배란일에 가까워 오면 배란을 촉진하는 주사를 놓아서 배란 날짜를 맞춰주니, 그 때 부부가 숙제(!)를 하면 됩니다.</div> <div>저희는 한 번 시도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div> <div>이 요법은 보험 적용이 되기때문에 한 주기당 치료비는 만 엔을 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3. 인공수정</div> <div><br></div> <div>기본적으로는 타이밍 요법과 같습니다. 정자를 넣는법이 다를 뿐.</div> <div>배란일에 남편의 정액을 병원에 갖고가면 그것을 세정하여 혈기왕성한 아이들만 추려서 주사기같은 걸로 자궁에 넣어주는 것입니다.</div> <div>사실 인공수정은 자연임신과 임신 확률이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div> <div>제가 다닌 두 곳의 난임 전문 클리닉에서는 여성이 35세 이상이면 인공수정은 5회까지 시도하고, 그다음부터는 체외수정으로 넘어갑니다.</div> <div>인공수정 비용은 과배란 유도와 인공수정 시술을 합쳐서 3만엔 정도 듭니다.</div> <div>시술 비용은 한국에 비해 저렴하지만, 일본에서는 인공수정의 경우 정부 보조금이 안나옵니다.</div> <div>극히 일부 시단위 이하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div> <div>제가 전에 살던 시가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몇 안되는 시여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div> <div>땡큐... </div> <div><br></div> <div><br></div> <div>4. 체외수정&시험관수정</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체외수정&시험관수정은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채취한 후 외부에서 수정을 시키는 것이죠.</span></div> <div>체외수정은 난자 주변에 정자를 듬뿍 얹어 자연적으로 수정이 되게하는 것이고(일본에서 속된 말로 붓카케라고 한다고 함)</div> <div>시험관수정은 빠릿빠릿한 정자 한 놈을 주사기로 난자에 쿡 쑤셔넣어서 수정이 되게하는 것입니다.</div> <div>수정확률은 아무래도 시험관수정이 높지만 임신 확률은 엇비슷한가봅니다.</div> <div>시험관수정은 체외수정에 비해 5만엔 정도(난자개수가 늘면 추가요금이 붙음) 더 비쌉니다.</div> <div><br></div> <div>일부나마 보험이 적용되는 인공수정과 달리 전액 자비부담인 <span style="font-size:9pt;">체외수정&시험관수정 단계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돈잔치가 시작됩니다.</span></div> <div>과배란 유도, 난자 채취, 배양비용, 동결 비용, 이식 비용 등등 모두 다~~~ 자기부담이라능.</div> <div><br></div> <div>저는 인공수정까지는 먹는 약으로 과배란을 유도했는데, 체외수정단계부터 자가주사를 놓았습니다.</div> <div>안타고니스트요법이라는 가장 비싼(훗... 돈잔치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요법을 사용했고</div> <div>열흘 정도, 적은날은 하루에 주사 한 방, 많은 날은 세 방을 두터운 뱃살에 찔러넣어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주사 바늘이 얇아서 생각보다 아프진 않아요. 지금껏 아랫배에 지방을 축적해 둔 보람이 있었네요.</div> <div>다만, 중간에 실패해서 주사약을 날려먹었을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 방에 십만원인데...ㅠ.ㅠ</div> <div><br></div> <div>과배란 과정의 비용은 14만엔 정도입니다. 한 번의 실패가 없었다면 13만엔이었겠지... 하아...</div> <div>이 비용에는 주사비용 이외에도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비용도 포함됩니다. 모두 자기부담입니다. 보험적용 좀 해줘...</div> <div><br></div> <div>이렇게 뱃속에서 키운 난자들이 적당한 크기로 자라면 수확합니다.</div> <div>저는 총 8개의 난포(난자 주머니)를 채취했고, 그 중 5개가 기준치(15mm이상)를 만족한 크기였습니다.</div> <div>5개 중 3개는 체외수정, 2개는 시험관수정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조금이라도 수정확률을 높이고자 전부 다 시험관수정 하고 싶었는데, </div> <div>의사샘이 첫시술이니 수정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3개는 체외수정하자고 해서 따랐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치료 시작하기 전에는, 시험관은 돈이 비싸서 그렇지 시도만 하면 금방 임신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과배란유도하면 포도농장 거봉 열리듯 난자들이 주렁주렁 생겨나고,</span></div> <div>그것들 다 따서(?) 정자랑 미팅만 시키면 열에 아홉은 수정이 되며, <span style="font-size:9pt;">수정만 되면 다 이식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지만 의사샘의 설명을 들으니 30대 후반에 채취한 난자가 5개면 평균이고(35세 평균 5개 정도-참고로 25세 평균은 10개)</span></div> <div>채취된 난자 중에서 수정이 되는 것은 대개 60~70%이며, 이식가능한 단계(배반포)까지 도달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50%정도 라고 합니다.</div> <div>(처음에 설명해주신 간호사샘은 배반포가 되는 게 채취한 난자의 50%라고 했는데,</div> <div> 오늘 얘기한 의사샘은 수정란 중 50%라고 해서 어느쪽인지 잘 모르겠음....)</div> <div>즉 기준치 이상의 난자가 10개 채취되었다고 해도 실제 이식 가능한 수정란(배반포)은 3개~5개 정도인 것입니다.</div> <div><br></div> <div>35세 이상의 경우 평균적으로 난자가 5개 채취되므로, 이식 가능한 수정란<span style="font-size:9pt;">(배반포)</span><span style="font-size:9pt;">은 2개 정도가 되겠죠.</span></div> <div>저 역시 이틀 전 채취한 난자 5개 중 3개가 수정되었지만<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세포분할 속도가 느려서 실제 이식이 가능한 것은 몇개가 될 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남부럽지않은 게으름뱅이 부모들을 닮아 수정란 애들이 분할을 안해.... 하아...</span></div> <div><br></div> <div>이렇게 난자채취 후 수정확인 단계까지 든 비용은 40만엔 정도입니다. </div> <div><br></div> <div>배반포 동결과 이식은 따로 비용이 듭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동결비용은 3개까지 5만엔에, 그 이상의 경우 수정란 한 개당 만엔씩이라고 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동결하지 않고 바로 이식할 경우 이식 1회에 6만엔, 동결했다가 해동해서 이식할 경우는 15만엔 정도입니다.</span></div> <div><br></div> <div>거기에다 이식 후 호르몬 조절용 약값이 추가로 5만엔 이상 든다고 하니, 디스 이즈 레알 돈잔치...</div> <div><br></div> <div>결국, <span style="font-size:9pt;">이식 시술 첫 회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면</span></div> <div>배란유도+난자채취+배양(시험관)+일부이식+일부동결의 기본 코스가 대략 65만엔 이상</div> <div>배란유도+난자채취+배양(시험관)+전부 동결+일부이식의 코스는 75만엔 이상이네요.</div> <div>저는 두번째 코스라 75만엔 이상 확정입니다.<br><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나마 다행인 것은 </span><span style="font-size:9pt;">체외수정&시험관수정의 경우 보조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전국 공통 기본적으로 1회당 15만엔(난자채취한 경우) 또는 7.5만엔(중간에 실패하거나 동결 수정란을 이식만 한 경우)의 보조금이 나옵니다.</span></div> <div>여성의 연령에 따라 횟수 제한이 있지만, 첫 시술을 받은 것이 40세 미만의 경우 일생동안 총 6회까지 신청이 가능합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제가 사는 지역은 현에서 첫 시술에는 기본 15만엔에 추가로 15만엔을 지급하고, 거기에 시에서 또 추가로 10만엔을 지급해주기 때문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첫 시술은 40만엔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가지급하는 지자체는 그리 많지 않아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여기로 이사와서 기쁘다능...</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희는 아직 시험관 첫 시도중이고, 아직 갈길이 멉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당장 3개의 수정란 중 몇개가 동결 가능할 정도로 자라날 지도 다음주까지는 알 수가 없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씁니다.</span></div> <div>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거란 생각에 꼭 써야지 싶은데</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음주에 </span><span style="font-size:9pt;">수정란을 확인해보니 전멸이기라도 하면 글이고 나발이고 대성통곡과 술독에 빠져살 게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나마 희망을 갖고 있는 지금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난 좀 현명한 듯...</span></div> <div><br></div> <div>다들 결혼이 늦어지고 저희처럼 경제적 이유로 임신을 늦추다보니 난임 치료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거예요.</div> <div>우리 다 같이 힘내요!<span style="font-size:9pt;"> 비타민 C/D/E, DHA/EPA, 엽산 잘 챙겨먹구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출처 |
나와 남편의 경험.
참고로, 남편의 증언에 따르면, 정자채취를 위한 남성전용 방에는 5장의 DVD가 있었다고 함. 므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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