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12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div><br></div> <div>우리남편 방귀는 굉장히 독합니다.</div> <div><br></div> <div>같이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은근슬쩍 실수인 척 방귀를 트기 시작했습니다.</div> <div>그런데 6개월쯤 된 뒤 남편의 방귀 냄새가 정말 너무나 독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div> <div>그냥 독한 게 아니라 십이지장 아래의 내장기관이 썩는 냄새같았어요.</div> <div>혹시 대장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 조심스럽게 병원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div> <div>그러자 남편이 한숨을 푹 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냐... 내 원래 방귀 냄새가 이래... 지금까지는 내가 조심한거야...</div> <div> 냄새가 너무 독할 것 같으면 꾹 참고... 베란다 나가서 끼고 오고...</div> <div> 나 너무 힘들었어... 그냥 집안에서 끼면 안돼?? 다시 그렇게는 못살 것 같아..."</div> <div><br></div> <div>홈 스윗 홈에서 방귀도 지 맘대로 못끼고 살게하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알았다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6년이 지난 지금은 냄새가 독한 방귀가 나올 것 같다 싶으면 저를 일부러 불러서 도망 못가게 꼭 잡아두고 방귀를 낍니다.</div> <div>이불안에 방귀끼고 절 가둬두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div> <div>바닥에 앉아있는 제 코앞에 방귀 끼고 도망가기도합니다. </div> <div><br></div> <div>저도 복수를 해주고 싶지만, 어지간해서는 남편의 방귀냄새를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div> <div>평소 저녁 한끼도 같이 못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재료가 다르다보니 냄새의 질이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구요.</div> <div><br></div> <div>지난 3월에 오랜만에 남편과 미국 시댁을 찾았을 때, 일주일 넘게 삼시세끼 같은 음식을 먹었더니, 제 방귀냄새도 상당해졌고</div> <div>그 후 일주일 정도, 남편에게 평소 제가 겪어왔던 고통을 고스란히 안겨줄 수 있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방귀나 니 방귀나, 이제 똑같이 독하다!!!"라며 통쾌하게 웃는 절 향해 "Oh!! No!!"라고 절규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때의 경험을 통해 역지사지의 마음을 이해해주리라 생각했던 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남편의 공격은 방귀를 넘어 떵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작은, 화장실에서 일을보던 남편이 절 부르던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화장지라도 다 떨어졌나 싶어서 가봤더니 떵냄새가 가시지 않은 화장실안에 절 가둬두고 밖에서 좋아 죽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뒤부터 떵누고 나온 뒤엔 완강히 거부하는 저를 완력으로 끌고가서 화장실에 감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도 물은 내렸잖아~~"라고 애교를 떠는 남편 주둥아리를 변기물로 씻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이제, 남편이 떵을 누고 나오면 화장실에 감금되기 직전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화장실 내부에서는 휴지로 코를 막는 등의 대처방법이 생겨서 저도 여유가 생겼는데, 남편의 악행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희는 이전부터도 서로의 떵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왔습니다.</span></div> <div>일본어로 "변便"이라는 한자는 "벤"이라고 읽히기 때문에 저희는 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Ben이라고 지칭합니다.</div> <div><br></div> <div>"오~ Ben이 지금 만나자고 노크를 하고 있어" </div> <div>"오늘 세번이나 Ben을 만났어!"</div> <div>"오늘 Ben이 화가 많이 났나봐. 벽을 엄청 쳐대길래 급하게 만나러 갔는데 문 다 부숴지는는 줄 알았어."</div> <div><br></div> <div>덧붙여, 일본어로 설사를 "下痢"라고 쓰고 "게리"라고 읽기 때문에 설사가 있는 날에는 Gary삼촌이 왔다고도 합니다.</div> <div><br></div> <div>이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는 것에 머무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이정도 떵얘기는 자연스럽게 나누고 계실거구요.</div> <div><br></div> <div>문제는 남편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떵을 트자고 조르기 시작한 것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떵을 트자는 게, 둘이 서로 사이좋게 맞떵을 누자거나(화장실 구조상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지 떵누는데 옆에서 응원을 해달라는 식은 아닙니다.</div> <div><br></div> <div>"봄빛!! 내가 지금 정말 엄청난 떵을 눴는데, 나 혼자 보고 물 내리기가 너무 아까워!! 한 번만 봐주면 안돼?"라고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div> <div><br></div> <div>남편이 말하는 '엄청난 떵'이란 건 뱀처럼 또아리를 튼 떵, 변기 주변을 완벽하게 일주하여 원형을 만들어낸 떵,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인간의 몸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굵은 떵, 눈부신 황금색 떵 등 다양합니다.</span></div> <div><br></div> <div>당연히 저는 남편의 떵을 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미쳤는가? 이런 것도 정신적 가정폭력이다. 당장 물 안내리면 이혼이다"라고 으름장을 놓아요.</div> <div><br></div> <div>그러면 남편이 "냄새때문에 그런거라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여줄까? 이건 정말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떵인데, 이렇게 나 이외에 그걸 증명해줄 사람이 없다는 건 너무 안타깝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 늘어놓습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건, 어쩌면 제가 언젠가 이성을 잃고 "사진만은 봐주겠다"라고 떵트기를 허락함으로써 저의 인간된 존엄을 스스로 버리게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div> <div><br></div> <div>"결혼한 사이에 이런 것도 못봐주냐. 실망이다. 난 우리가 모든 것을 오픈한 건전한 혼인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었었다"는 식으로 절 자꾸 회유하는데, 직접 보는 건 그렇다치고, 사진 정도는 봐줄 수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div> <div>그리고 분명, 사진을 보고 나면 실물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습니다.</div> <div><br></div> <div>차라리 제가 먼저 엄청난 떵을 누고 물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에게 제 떵을 보게하는 식으로 선빵을 날려서, 사진을 봐달라 졸라대는 남편에게 충격을 줘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나도 니 떵을 봤으니 너도 내 떵을 봐야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할 게 뻔해서 생각을 접었습니다.</div> <div><br></div> <div>오늘 아침에도 떵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겠다고 졸라대는 남편과 투닥투닥하다 출근시켰는데, 1일 2떵도 흔한 남편이기에 퇴근후가 두렵네요.<br></div> <div>화장실 밖에서 제가 원격조정으로 물을 내릴 수 있는 장치라도 있으면 싶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