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오로 7단 왕별이고 타이젬에서는 접기전에는 8단이였습니다.
이번에 정말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세돌9단이 시작을 1패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점에 대해서 제 생각을 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많은 분들이 알파고에 대해서 오해하는 점과 저의 알파고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오늘 알파고의 대국에 대한 제 생각인데요,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된 대국이였습니다
하나 확실한점은 알파고는 정말 날카롭다는점입니다.
실수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더군요
상변에서 이세돌9단이 모자씌운 돌에 붙혔는데 들여다보고 치받아 끊다니
정말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을겁니다.
그 외에도 우상변쪽 이세돌9단이 선수하려고 할때 하변을 이어서 버티는 모습이나
좌변쪽에 흑이 오지 않자 좌변에 통통하게 집을 짓는것또한 상대방의 틈을 잘 노렸다고 생각됩니다.
허나 문제가 되는것은 확실히 부분전에서 정확하지 않은 수순입니다
바둑을 좀 두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변에서 자충을 둔것도, 우하귀에서 수순이 틀려서 손해를 본것도
분명히 부분전에서 있었던 실수였습니다.
사람들이 실수라고 한 알파고의 수들이 사실은 실수가 아니다
라는 분들이 몇몇 보이는데요
정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바둑은 수읽기가 어려울때도 있지만 경우의 수가 몇 안되는 경우도 허다 합니다
그리고 중후반때 알파고가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수순은 말도 안되는 수순이였고 어려운 수순도 아니였죠
그게 무슨 인간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영역의 수들이였던것도 아니고 알고보니 좋은 수였던것도 아닙니다
대놓고 최선의 수가 아닌 진행을 택한것이 실수가 사실 아니였다고 하시면 전 할말이 없습니다
기계니까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디에서 나오는건지 모르겠네요
알파고는 최선의 수를 두는게 아니라 이기는 확률이 제일 높은 수를 두는겁니다. 몬테카를로트리 시스템이 하는 일이죠
여러 수들이 있지만 실수를 하던 안하던 승률이 100%인 길이 있었다는게 더 일리가 있는 말이지
실수가 실수가 아니였다고 하시면 되나요
실수를 했는데도 알파고한테 진것이냐 가 아니고 많이 불리했던 국면을 알파고가 실수를 해서 미세하게 흘러간겁니다
실제로 후반에 이세돌9단이 알파고의 실수에 너무 기분을 내지 않고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형세는 오리무중이였을거구요
많은 분들이 그냥 알파고가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 하고 이기는 수를 찾아낸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아닙니다. 심지어 방송 광고중에서 알파고는 두터움의 개념을 모르지만 다 계산 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틀렸습니다
알파고가 해낸것은 수많은 패턴 인식을 통한 사람의 감각 학습입니다.
사람 처럼 행동한다는것은 AI 에게 있어서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고양이 사진을 보고 고양이라는 결론을 내리는건 사람에게는 쉬울지 몰라도 AI에게는 어렵듯이 말입니다.
수많은 KGS 및 프로 기보를 공부함으로써 특정상황 및 패턴에서 어떤게 좋은 수였는지 학습하고
그렇게 얻은 사람의 감각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논문에서는 거의 60% 프로의 수를 맞출수 있게 되었다고 나옵니다
두터움의 개념도 확실히 알게 된듯 하구요
바둑이란 게임이 자체로 19x19로 한정되어있고 특정 상황에서 두는 수는 당연하다보니
인간이 생각해낼 수 없는 수를 인공지능이 두기란 정말로 어렵습니다.
알파고는 바둑의 신도 아니고 바둑이란 게임을 crack 한것도 아닙니다
무조건 이기는 길을 아는것도 아니고
인간이 포석이나 정석을 발명하는것처럼 새로운 포석이나 정석을 따라두면 따라두지 새로운걸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프로 기보를 꾸준히 보는 사람으로써 알파고의 기력에 물론 놀랐습니다만
인간이 못이길만한 이제는 인간이 바둑 AI 에게 지배당할것이라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세돌9단이 본인의 정상 컨디션과 기력을 보여준다면 나머지 4판은 분명 이길거라 의심치 않게 되었지요
이세돌9단이 며칠전 농심배 마지막대국에서도 커제한테 지고 이번에 1국도 내주는 등 컨디션 저조를 보여주고있는데요
부디 멘탈 관리를 잘 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