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피겨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스포츠에 있어서 문외한입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야구나 축구 역시 큰 흥미가 없고-

뭐랄까- 만화로 보면 과장되고 극화된 부분 때문에 감동이 두배라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 사실 그렇게 극적인 장면이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축구도 월드컵에나 반짝 애국 붉은 악마되고

야구도 WBC나 가을 야구 할 때 되서야 반짝 즐기는 편입니다.

그런 제가 피겨라는 종목을 감상할 줄 알리가 없죠.

그저 동계올림픽이라면 쇼트트랙 보면서 금메달 금메달 이러고 있는게 고작이었습니다.

물론 가끔 쇼트트랙 끝나고 채널 돌리다보면 얻어걸려서 피겨가 나오곤 하죠.

그래봐야 잠깐 멈칫- 보다가 이게 뭐야 하면서 다시 채널을 돌렸죠.

흥미를 얻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물론 김연아 선수 역시 주변에서 '뛰어나다 훌륭하다 대단하다' 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니까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겨라는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알게된거죠.

물론 지금도 기술 이름이나 그 기술의 난이도 점수 그런거는 잘 모릅니다.

다만-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김연아 선수는 피겨라는 스포츠가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즐거움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아사다 마오나 다른 피겨 선수들은 그저 음악을 틀어놓고 링크 위를 달리며 기술을 선보일 뿐입니다.

이 부분에서 점프 여기서는 스파이럴 여기서는 스핀- 뭐 이런거죠.

그러니까 문외한이 보기에 '아- 잘 하나보다. 근데 재미는 없네.' 이렇게 빠지는거죠.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자신의 음악에 맞춰서 연기하고 표현하는거죠.

얼마 전 한 오유분의 글처럼 '다른 선수들은 스포츠를 하는데 혼자서 예술을 한다'고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 감정이 녹아나게 됩니다.

그 짧은 연기 속에 기승전결이 있고 어떤 감동을 줄까 기대를 하게 되는거죠.

사실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서 점프나 스파이럴, 스핀은 기술이 아닌 연출인거 같아요.

마치 무대 위의 배우처럼요.

김연아 선수의 피겨는 경기를 떠난다면 그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점프가 필요없다면 점프를 하지 않아도

지금과 같은 감동을 줄꺼라고 생각해요.

이번 갈라쇼처럼요. 

스핀, 스탭, 연기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

그냥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