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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년시절엔 두 할매가 한집에 있었다.
(버릇없다 생각지 마라. 단지 방언일 뿐이니까)
국어사전엔 그 두 할매를 '친조모'와 '외조모'로 표시하지만,
우리네 사전엔 친할매와 외할매로 불린다.
외할매는 초등학교 5학년인 나보다 키가 작았고,
친할매는 허리가 90도로 굽어 있었다.
내 두 할매께선 예전에 손톱 물어뜯는 필자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손가락에 '똥'을 바르려 하셨다.(친할매 주동하에) 그래, 그랬다.
허리가 굽어 지팡이에 의존해 걷던 그녀가,
손톱 깨물며 동구 밖 신작로에서 노는 날 발견이라도 하면,
사이비 이단 교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허리 세우며 달리기 신공'을 보였다.
내 손가락에 기어코 똥을 바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녀와 나의 첨예한 공방은 매일 이어졌고,
그녀의 손아귀에 팔목이라도 잡히는 날엔 12살, 5학년 내 인생의 종말이 다가올 듯했다.
물론 그녀가 날 잡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못 잡은 건지, 안 잡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내가 자고 있을 때 똥 바르려는 시도를 몇 번 했던 기억이...(가물)..
어쨌든, 한 살씩 같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난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그녀는 어른에서 어린이로 바뀌어 가며 우리의 대립도 끝이 났다.
난 똥에서 손가락을 지켰지만, 그녀는 세월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친할매는 돌아가신 지 20년이 다 되어 가고,
외할매는 내가 훌쩍 커, 상대적으로 더 작아진 채 90을 이미 넘기고 계신다.
뭔가 감동 사연을 쓰고 싶은 게 아니다.
단지, 숙취에 괴로워하며, 실패할 수밖에 없는 버릇이 된 금주 다짐에 염증을 느껴 쓴 글이다.
술에 똥을 타든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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