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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6855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0
    조회수 : 6229
    IP : 116.39.***.46
    댓글 : 24개
    등록시간 : 2023/12/21 09:46:27
    http://todayhumor.com/?soda_6855 모바일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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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ㅡㅡ).


    동석 & 창희: ???


    나: 요기 요거. 이 사진. 동석이가 오전 11시 반에 올린 이 사진 말입니다 ㅡㅡ.


    동석: !!!!!!!!!!


    나: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는데, 우리 동석이는 축구를 열심히 뛰셨더군요!?


    창희: !!!!!!!!!!!!


    나: 더 할말이 있나?


    동석: ..........


    나: 미리 말이라도 해주던가, 니 선임자들 연락 다 쌩까고 결국은 출근하게 만들었지. 이건 문제있는거 아니냐?


    동석: 미리 말을 했다면....


    창희: ?


    동석: 미리 말을 했다면..저더러 회사 나오라고 강요했을 거잖아요....


    창희: 응!? 허헛!? 허허허허;;;


    나: 와......;; 동..동석아!? 너 뭔가 제대로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동석: ....어떤게요..?


    나: 지금 니가 담당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을 안해서 D사에서 난리난 상황이야;;

    나나 창희는 그게 보기 안타까워서 자발적으로 너를 도와준거고...;; 


    동석: ............


    나: 지금 우리한테 제발 도와달라고 해야 될 사람이 너라고;;;


    동석: ...근데 제가 하는일...팀 일이잖아요...


    나: 그말인즉, 팀일이니까 너가 부족하면 당연히 팀 사람들이 나서서 도와주는거다 이런건가?


    동석: ......중...중국에선...다 같이...


    나: 음...뭐..그랬을 순 있겠네.


    동석: 네.


    나: 그럼 중국에서도 너는 팀원들 다같이 일 할때, 잠수타고 축구하러 가고 했겠네? ㅋㅋ


    동석: ;;;;;;


    나: 여기 한국이다 동석아. 여기 있는 사람들 니 동네 형들 아니야. 중국은 중국인거고. 우리는 너 반드시 도와 줄 의무 없어.


    동석: ...그럼 팀 일이 잘 안되면....


    나: 팀 일이 잘 안되는게 아니라 니 일이 잘 안되는거지. 나나 창희씨가 지금 니꺼 하잖아? 거짓말 안보태고 오늘안에 다 해결 가능할 껄?


    동석: ......;;


    나: 문화가 달라서 그런가 너 하는 대답들이 다 상식을 넘는다;; 너 한국 사람이었으면 절대 못 할 말을 막 뱉고 있는거 아냐? 

    너 지금 뭐 대단한 프로젝트라도 맡아서 팀에 한 축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창희: ....하아......


    나: 니 위치를 알라고. 지금 너 공부하고 성장하라고 팀장이 간단한 과제하나 내 준거라고 이 친구야. 대단한걸 준게 아니라.

    그런 과제를 제대로 소화 못해서 그냥 내버려 두면 짤릴 인원. 그래도 우리 후임이라고 창희나 내가 나서서 너 살려주려고 한거라고. 이해가 안가냐?

     

    동석: 죄송합니다..


    ..........................


    짜증이나서 담배피러 나갔는데 창희가 따라나왔음.


    창희: OO씨. 아무래도 쟤는 아닌거 같아. 저건 빌런이라고;; 여테까지 고객사 한테도 수정했다고 거짓말하고 프로그램 그대로 보내고..

    실수인지 알았는데..지금 하는거 보면 쟤는 진짜로 아무 생각없이 자기 귀찮으니까 막 던진거 같아...


    나: .........

     

    ...........................

    .....................


    얼마전 동석이가 한창 D사 업무에 펑크를 내기 시작 했을때....호카게가 우리를 불러 얘기한 적이 있음.


    창희: 팀장님. 이대로 놔두면 동석씨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어요.


    나: 네. 이대로 계속가면 D사에 동석이 이름만 안좋게 퍼질거에요. 나중에 쓸만해 졌을 때 써먹어 보지도 못하고 출입금지 될껄요?


    호카게: 음...만약 그렇게 된다면...그 인원은 우리팀에 필요가 없다는게 되는거죠.


    나: 무슨 말씀입니까? 


    호카게: 동석씨 채용은 실험적인 채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국어가 가능한 외국인을 뽑아서, 과연 회사에 잘 적응하는지. 실력을 높여서 따라올 수 있는지

    보는거죠. 만약에 잘 따라온다면 나중에 해외에서 써먹을 일도 많을거고.


    창희: ...........


    나: 아바타 뽑는건가요?


    호카게: 본인이 하기에 따라 아바타가 될 지, 주력 인력인 될 지 달린거죠. OO씨는 더 잘 알텐데?ㅋㅋ


    나: ㅋㅋㅋ그쵸...저도 아바타였으니까..그나마 이 회사가 좋은건 아바타도 성장 할 시간과 기회가 있다는거니까...


    호카게: 근데 동석씨는 내가 볼때, 이런 태만하고 잔머리만 쓰는 인력을 아바타로 쓸 수나 있을지...두 사람이 볼땐 어때요? 동석씨가 회사에

    필요한 인력인거 같아요? 그냥 해고 하는게...


    창희: 아직은 좀더 시간을 주시죠 팀장님;;;


    나: C++은 어려워요. 시간을 좀 더 두고 봐야죠. 혼자 던져두기보단 옆에서 좀 도와주면 할 수 있을겁니다. 딱 장비 2~3개만 해보면

    어느정도 수준이 올라올 수 있을거에요. 


    호카게: 그럼 조금만 더 지켜보죠.


    ................

    ............


    그랬는데...이제는 본인이나 창희도 더이상은 쉴드를 쳐줄 의미가 없어졌음.


    다시 호카게와의 미팅..


    창희: 동석씨요. 아무래도 회사에 두면 안되는 인원 같습니다. 애초에 회사에 다닐 정신 머리가 없는거 같아요.

    고객사 업무를 팽개 쳐두고 축구라니...그것도...표정하나 안바뀌고 어머니 쓰러지셨다고 거짓말을...그게 더 무섭네요.


    호카게: 내 말이 맞았죠? 진즉에 해고 했으면 이럴 일도 없었죠.


    나: .................


    호카게: 그럼 해고하는 걸로 합시다.


    나: 잠깐만요. 해고 말고...미륵수석한테 혹시 필요하냐고 물어보는건 어때요?


    창희: 왜애!?


    나: 솔직히 D사 업무는 너무 담당자들도 저돌적이고..우리한테 쉽다고 쟤 한테도 쉬울순 없잖아. 

    나도 시작을 바로 이 팀에서 했다면 못 따라가고 회사 관뒀을지도 몰라. 미륵수석 팀에는 동석이가 할만한 수준의 일이 많거든..


    호카게: ...............


    나: 기왕에 뽑은 인원인데...마지막 기회를 줘 보죠? 어쨌든 팀장님이 뽑아놓고 벌써 해고 시키는건 남들 보기에

    팀장님 한테도 좋을게 없을텐데요?


    호카게: ...그럼 그쪽 팀에 한번 물어는 볼께요..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미륵수석은 동석이를 자신의 팀원으로 받아 들였음. 메가통이 싸놓은 똥이 많았으니까..

    그때부터 동석이는 미륵수석 팀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쉬운일을 하며 조금씩 커나가기 시작했음.


    그리고 '해고' 얘기가 나왔던건 우리 팀내에 절대 '함구' 하기로 약속했음. 사실을 알면 동석이가 스스로 무너질 수 있기에

    그를 버리는 팀장과 선임자들이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 였음.


    왜 '해고' 참교육을 하지 않고 그를 감싸 줬을까..아마 동석이와의 나쁘지 않은 에피소드도 있긴 했으니까..


    ........................................

    ...............................


    이 시기에 앞전의 에피소드에 잠깐 등장한 '버튀어'주임이 퇴사하는 재밌는(?)사건이 일어남.


    버튀어 주임은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니었음. 업무 능력도 뛰어난 편은 아니라 무언가 해결사의 느낌은

    전혀 없었지만, 주어진 일은 묵묵하게 해 나가는 스타일. 무쌍이에겐 그닥 예쁨받는 후배는 아니었음.

    왜냐면 버튀어 주임에게는 한가지 안좋은 버릇이 있는데, 항상 '지각'을 했음. 5분에서 10분정도씩.


    본인이 몇번 주의를 주었는데


    나: OO야. 너네 학교 선배가 세명이나 이 회사에 다니잖냐.


    버튀어: 넵.


    나: 근데 왜 맨날 회사에 지각을 하냐? 선배들이 너 이 회사에 데려온건데 너가 허구헌날 지각을 해봐라. 니 선배들 얼굴이 뭐가 되냐?


    버튀어: 저도...고치려고는 하는데..잘 안되네요..


    나: .....


    [어리구만...;; 그런건 사회에서 노력하여 '고치는 문제'가 아니란다..바뀌지 않으면 '도태'인 문제지.]

     

    그리고 그게 몇번 더 반복 되었을때, 무쌍이 눈빛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음. 완전히 남을 바라보는 눈빛.

    학교 선배로서의 관계는 변함이 없었으나, 이제 버튀어 주임의 어떤 일에도 절대 도움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였음. 

    물론 버튀어는 아직도 이때 무쌍이가 어땠는지 모름. ㅋㅋㅋ


    이정도에서 끝날 수 있었던건, 버튀어가 '후배'였기 때문임. 선배 였거나 친구였으면 무쌍이가 가만 놔두지 않았을거임.

    월,화,수,목,금을 다 지각 해버리는건 어찌보면 '고의'로 느껴질 만큼 심했으니까.. 차라리 한번 지각 할꺼면 크게라도 하던가..

    깨작깨짝 5분~10분...ㅋㅋㅋ 그때문에 무쌍이가 더 열이 받았는지도 모르겠음.


    어쨌든 무쌍이한테는 나가리 되었지만, 본인이 볼땐 지각하는것 말고는 괜찮은 친구였음. 의지가 매우 박약하긴 했지만...ㅋㅋ

    조금씩 도움을 주면 그래도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주말이든 야근이든 불태우며 업무에 매진하고는 했음. 

    지각한 시간보다 야근하는 시간의 총량이 더 많으니까..지각을 야근으로 퉁 치려는 생각이었을지도..? ㅋㅋ


    그랬던 친구가 이 시기에 퇴사를 하게 되었음. 이유는 2년동안의 연봉 동결이었음. 

    어찌보면 원래 팀장이었던 티리엘 팀장이 회사를 그만두며, 붕~떠버린 퀵실버 주임과 버튀어 주임이었음.

    거기에 결벽증 팀장에게 임시로 팔려갔다가, 그 결벽팀장 마저 관두며


    다시 미륵수석 팀으로 팔려간 상황. 회사 상황이 급변하다보니 이 친구들은 따로 관심을 받지 못했고

    기존의 장비 유지보수를 맡았음. 거기에 버튀어 주임은 티리엘 팀장의 과거 번트로 홈런을 친 프로그램의 유지보수를

    맡았기에, 애초에 큰 이슈도 없었고, 자잘한 기능의 수정건 밖에 할 일이 없었음. 


    문제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를 해야 다음 일을 받는데 

    계속 2~5% 부족하게 처리를 했기에 다른 일을 받을 수 없었음.


    그러다보니 딱히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고..이에 2년을 버텨 봤지만 한계가 온거였음.

    버튀어 주임은 햄릿 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버튀어: 이사님.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여기 입사하고 2년간 연봉이 동결이었습니다.


    햄릿: 그래서?


    버튀어: ;;;;; 2년간 동결은 좀 아닌거 같은데요...


    햄릿: 그럼 니가 회사에서 뭘 공헌 했는데?


    버튀어: 공헌을 크게 한건 없지만, 저는 위에서 제게 주어진 일을 나름 꾸준히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햄릿: 주는 일만 받아서 하는게 공헌한 건 아니지. 다른 사람들은 일년에 장비 몇대씩 하는줄 알아?


    버튀어: 그런 사람은 몇명뿐이죠. 메가통, 3무, 앙드레 같은 사람들은.........


    햄릿: 너도 그 사람들하고 비교했을 때 딱히 차이가 없을것 같다만? 어딜...상사들하고 너를 비교하냐!? 그게 맞아?


    버튀어: 그러시군요..저는 그저 그런 위치일 뿐이네요...알겠습니다. 그럼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햄릿: 어. 그래. 잘가라.


    버튀어: ;;;;;;;;;


    그리고 바로 본인을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였음.


    버튀어: 형..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말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


    나: .......허 참...잔인한 양반이구만? 너도 임마. 그렇게 무작정 처들어갈게 아니라 나한테 귀띔이라도 좀 해주던가;;

    니네 둘이서~랄랄라~ 한걸 이제 와서 얘기하면 내가 뭘 해줄수있냐;;


    버튀어: 이직하면..그래도 지금보다는 연봉 올려갈 수 있지 않을까요?


    나: 얌마. 보통은 직장 먼저 알아봐 놓고 퇴사를 입에 담는거지. 넌 답지않게 무슨 패기냐 그게 ㅡㅡ;


    버튀어: 아니...저도 순간..욱해서..;;


    그렇게 버튀어는 뒤늦게 회사를 알아보고 이력서도 준비하고 했는데...그렇게 1~2주가 지나자..

    햄릿 이사가 슬쩍 사무실로 나와서 버튀어 주임에게 다가갔음.


    [오...풀어주려는건가..?]


    햄릿: 버튀어 주임.


    버튀어: 네 이사님.


    햄릿: 왜 아직 회사 나와?


    버튀어: !?!?


    사람들: !!!?!?


    햄릿: 아니...ㅎ 나한테 회사 그만둔다면서. 정확히 날짜라도 좀 알까해서.


    버튀어: ...알아보고 있습니다...


    햄릿: 빨리 알아봐요. (빨리 꺼지라고.)


    버튀어: ...........


    이 일로, 눈이 돌아간 버튀어는 그냥 걸리는 대로 아무 회사에나 일단 가게 되었음. 신O이라는 장비회사 였는데...

    버튀어에겐 최악이었음. 이후 이 회사를 다니며 버튀어는 무력감과 우울증에 한참 병원을 다녀야 했음.


    베르세르크의 '로스트 칠드런' 편에서 주인공이 말했지 않나..


    [이곳이 니가 바라던 '좋소'의 세계다..!!]


    [도망친 곳에서 '낙원'은 없어]


    이직이 확정 되자 버튀어는 나름 반격한답시고 지나가던 햄릿 이사에게 최후의 반항을 했음.

    (이놈도 참 웃기는 놈)


    버튀어: 이사님. 덕분에 회사 잘 알아봤고, 연봉도 좀더 높여서 갑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햄릿: 아~~그래~~? ㅎㅎ 축하해요~


    그렇게 미소짓던 버튀어..곧이어 그룹웨어에 뜬 공지사항으로 인해 

    다시 햄릿이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게 되었으니..


    '소프트웨어팀 전체 인센티브 지급(올해 입사자 & 퇴사 예정자 제외)'


    ㅋㅋㅋㅋㅋ햄릿ㅋㅋㅋㅋㅋㅋㅋ 

    이 소식에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버튀어..


    버튀어: 아니. 이사님 이런법이 어딨습니까?


    햄릿: 왜? 이거 원래 계획중이던 거였어.


    버튀어: 고의적인건 아니구요?


    햄릿: 그러게 하루만 더 있다가 얘기하지 그랬냐...ㅎㅎ


    버튀어: 어쨌든...이사님...저도 2년간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햄릿: 그래서?


    버튀어: 100%는 아니라도...저한테도 조금은 챙겨주시면....


    .....둘이서...........

    .......랄.......

    .......랄.....

    ....라......


    나: 진짜!? 진짜 그렇게 말했다고??


    버튀어: 네.....


    나: 와...이 배알도 없는 놈아...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버튀어: ......;;


    나: 야이 멍충아. 너 이제 몇살이야? 29아냐? 29살에 무슨 큰돈 벌겠다고 이렇게 돈 앞에 자존심도 다 버리냐??

    내가 니 나이 때는 혼자 중국 돌아다니면서 발품 팔고...어!? 쌩고생 하고 다녔구만. 너는 첨부터 프로그램 배우는

    회사에 입사해가지고. 이 꿀 같은 환경을....그놈에 연봉 인상해 봤자 얼마나 큰 돈 오른다고 다 팽게치고 이러는거야!?


    버튀어: ............


    나: 니 가치를 스스로 올리려고 노력을 해야지....형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솔직히 햄릿 이사 괘씸하게 행동하긴 하지만

    그 사람이 니 연봉 올려주는 사람이냐? 그 사람 입장에서 뜬금없이 주임 나부랭이가 찾아와서 내 연봉 올려주쇼! 하면 안 웃기겠냐!?

    안그래도 지금 회사에 신규 입사자들 넘쳐나는 풍년인데!?


    버튀어: 제가 실수한것 같아요....


    나: 지금 가서 싹싹 빌고, 퇴사 취소해. 와신상담하고 이제라도 실력 키우는데 투자해. 여기 출장 거의 안나가잖아. 이런 환경이 어딨냐?


    버튀어: 그건....도저히 안될거 같네요...마지막 자존심마저 버리면 안될거 같아요...


    나: 와...세대가 다른건가? 왜 너하는게 하나도 이해가 안되지!? (무쌍이가 왜 열받는지 알겠다..)


    보통 직원이 퇴사를한다고 하면 퇴사전에 다같이 회식을 하는일이 많았는데, 버튀어의 경우 괘씸죄 적용으로 따로 그런자리가 마련되지

    않았음. 


    인센티브는 대략 50만원 정도였음. ㅋㅋㅋㅋ 

    이걸로 확실한건 저 햄릿 이사는 진짜 소심한 인간이란 것이고....


    고작 주임 나부랭이 속상하라고 일부러 이런 이벤트를 할 정도로 뒷 끝이 장난 아닌 인간이라는 것.

    근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이사를 건드렸다가 '참교육' 당한 버튀어 주임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밤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 난다고 함..ㅋㅋㅋ


    조만간 내 차례도 오겠구나...!! 왠지 거슬리는데...? 


    나: 섭섭하네..하나 둘씩 떠나니까...


    버튀어: 형. 그동안 챙겨주셔서 고마웠어요.


    나: 너..가기전에 형이 맛있는거 하나 사줄께. 덕분에 받은 인센티븐데 ㅋㅋㅋㅋㅋ 뭐 먹고싶은거 있냐?


    버튀어: ㅋㅋㅋㅋㅋㅋ 아 쫌;;저...마라롱샤가 먹고싶어요...ㅋ 형이 예전에 중국에서 먹고 맛있다고 하셨잖아요?


    나: 음..한번 알아보고 약속잡자. ㅎㅎ


    한국에서 중국풍의 마라롱샤라...찾을 수 있을까...? 하여 동석이에게 갔음.


    나: 동석아. 여기 한국서 중국 로컬풍의 마라롱샤 사먹을데가 있을까?


    동석: 대림동에 가면 있죠! 거기 많아요.


    나: 추천 할 만한 식당 있나?


    동석: 네. OOO이라고 거기가 제일 먹을만 하던데요? 근데 왜요?


    나: 아. 너도 알다시피 버튀어 주임이 관두잖아. 관두기전에 롱샤라도 하나 사줄라고.


    동석: 와...좋겠다...


    나: ....그럼...너도 와..ㅋㅋ 보니까 니네둘이 동갑이더라? 관두기전에 서로 인사라도 좀 해 ㅎㅎ


    동석: 네!!!


    D사에 출퇴근하는 인원은 늘 회사 차가 예약된 상태임. 언제 불려갈지 모르니까..


    그렇게 대림동에 버튀어와 동석이를 태워 갔음. 

    3만원에 1접시였는데, 남자 셋이 먹기엔 부족하여 3접시를 먹었음.


    나: 차타고 왔으니까 얘긴데. OO야. 동석이 이놈이 얼마나 개념 빠진지 너도 들어봐라 ㅋㅋㅋ


    동석: 네? 저요!?


    나: 회식때 차태워 데리고 갔더니 차 문도 안닫고 그냥 지 밥먹으러 가더라.


    버튀어: 와....개념...


    동석: .....아니..그건...진짜 죄송해요...; 집에도 얘기했다가 많이 혼났어요...


    나: 혼나야 정상이지. 그래도 부모님은 제대로 아시나보네. ㅋㅋㅋ 근데 동석아. 여기 얘도 너랑 동갑이라 그런지 개념없긴 마찬가지야..


    버튀어: 네? 저요!?


    나: 지 학교 선배들 입김으로 입사했으면 눈치라도 봐야되는데, 월,화,수,목,금 다 회사 지각하더라. 그것도 입사부터 지금까지...2년동안...


    동석: 와....개념....중국인도 저렇게는 안해요.


    나: 그러고보니 국적 불문 너네 나이 애들이 원래 개념이 없는건가?? 


    버튀어 & 동석: 부들부들.....


    나: 근데 OO너는 집에서 따로 공부 같은거 하냐?


    버튀어: 어휴; 하루 죙일 코드만 보는데 집에서까지 봐 지나요 그게!?


    나: ...........

     

    2.jpg

     

    1.jpg

     

    3.jpg

    (당시 사진들이 남아있길래 한번 올려봤습니다. ㅎㅎ)

     

    그렇게 마지막 회포를 풀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이 계산은 이미 다 했다고 가라는거임.

    보니까 화장실 간다고 하고선 동석이가 다 계산을 해둔거임.


    나: 동석아. 너가 다 계산했더라?


    동석: 네...


    나: 얌마. 이건 형이 인센티브 받은걸로 사는거라 그냥 먹어도 되. 여기 9만원.


    동석: 아니에요. 제가 데리고 왔으니 제가 사야죠. 우리 엄마가 대리님 얘기 했더니 이참에 한턱 내라고 돈 주셨어요~


    음...아들내미 한국서 구박 받을까봐 노심초사 할 어머니가 생각이났음.

    그것도 조선족이라는 인식이 좋지않은 이런 시기에.  근데 아들은 사원이고, 본인은 대리인데. 


    나: 대리가 말단 사원한테 얻어 먹을거 없어. 얌마 다른데서 좀 이쁜짓을 해라. 이런건 전혀 예쁘지 않아. 받아.


    동석: 넵...


    나: 너 O로 근처에 사니까 내가 집까지 안태워 줘도 되지?


    동석: 넵~ 


    그렇게 차를타고 가려는데 동석이가 자동차 창문 안으로 9만원을 던져놓고 도망가는거임.

    중국인들을 많이 만나봐서 느낀게, 체면 문화가 있는 중국인은 저런 행동을 안함. 사주는 상대의 체면 문제니까..


    나: 와....저 개념;; 저 중국인의 눈치 없음과 한국의 돈 던지고 가는 우리나라 문화가 제대로 콜라보레이션 되가지고 환장하것네...


    버튀어: 그래도 형. 저 친구 사람은 착해 보이는데요? 형한테도 잘하려고 무척 애쓰던데..


    나: 애매하다...쟤는 진짜 애매해....잔머리 굴리는거 보면 깨름칙 하면서도..그렇다고 머리가 검은 느낌은 바로 안들고..

    나한테 뭐 뽑아 먹을게 있는걸까??


    버튀어: 하하..그냥 형이 좋은거 아닐까요? 


    나: .........


    [하하..그냥 형이 좋은거 아닐까요? ]


    그럴지도...회사내에 부하 직원으로 두기엔 동석이는 '불합격' 이었음.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대 사람으로 본다면 형 동생 사이로는 나쁘지 않았음. 

    직장 상사로서 '요구'하게 되는 것과, 형 동생 사이로서 '요구'하게 되는건 꽤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음.


    옆에 앉은 버튀어 역시 개념 없기는 마찬가지 였으니까. 근데 왠지 밉진 않았음. 

    동석이는 미웠음. 왜그럴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상사'인가 '형'인가의 차이 같았음.


    내가 '상사'이길 포기하고 '형'이 된다면 그래도 같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답지않게 '공존' 이라는걸 생각 했던 날이었음.


    그리고 본인에게 동석이가 제일 큰 기억으로 남은건 할머니의 장례식이었음.

    회사 마다 케바케 겠지만, 중소기업 규모에서는 경조사가 생기더라도 관계된 몇몇 사람 외에는

    조문객이 별로 없음.


    우리 회사의 경우는 현장일이 바쁘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은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가지 않았고

    오라고 부르지도 않았음. 그냥 부서장이 대표급으로 부조금을 모아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팀원중 한명이 관리지원실에서 부조금 명단을 받아와 사무실을 돌며 부조금 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의 서명과 금액을 받아적으면, 월 말에 그만큼 공제하여 경조사 당사자에게 전달을 함. 


    당시 할머니의 부고를 회사에 알리고, 인천의 장례식장에 있었는데


    물론 본인과 친한 사람들에게는 따로 부고 소식을 알렸고, 

    대학교 선배들, 친구들 회사로는 무쌍이, 통풍이, 아몬드, 버튀어, 창희 그외 재수시절 고향 친구들

    그리고 군대 맞선임과 선임들 몇 명 해서 조문을 와 주었음. 회사에서는 대표로 호카게 팀장이 왔는데 메가통 팀장도 함께 왔음.

    솔직히 메가통 팀장이 올 이유가 있나 싶긴했지만...ㅋㅋ 고마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일.


    평소 사이가 나쁜 관계가 있다면, 그 사람의 경조사에 꼭 참석해 보길 추천함. 좋은 사회생활 팁임.

    이런게 의미가 있나 생각하고 살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사람 감정이란게 참 신기했음. 메가통 팀장에게 고마움을 느꼈으니까. 


    창희가 말했음.


    창희: 동석씨가 OO씨 부고 소식 듣고 후다닥 관리실가서 명단 뽑아서 전 회사 사람들 쫓아다니면서 다 서명 받아왔어요. ㅋㅋ

    기특하던데? 엄청 열심히더라고. 나라면 모르는 사람 대하기 껄끄러워서 그렇게 까지 못할듯요....ㅎㅎ


    나: 그래요? 


    창희: 나중에 보면 고맙다고 해줘요. ㅎ


    나: .......


    그렇게 어느덧 저녁 늦은 시간이 되었고, 조문객들도 많이 빠져 한산한 시간 또 한명의 손님이 왔음.

    동석이였음. 


    나: 엥? 너가 여긴 왠일이냐? 


    동석: 당연히 와야죠. 대리님 일인데..


    나: 여긴 팀장급들만 대표로 와. 너까지 일일이 안와도 돼. ㅋㅋ 시간도 늦고 일도 하는 애가 여길 어디라고 와. ㅋㅋ

    그래도 이렇게 와주니 고맙다 야.


    동석이는 일단 할머니께 향을 올리는데ㅋㅋㅋ , 

    뭐랄까...중국에서 제사 좀 지내본듯 향을 쥐고 불을 붙이고 끄는데 아주 절도가 있었음.

    무슨 랑야방이나 황제의 딸에서나 볼 법한 자세로 휘휙 휙! 하고.. 상주인 아버지와 삼촌들도 움찔!? 뭔가 좀 다르다?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음.


    그리고 절을 하는데, 우리 처럼 절하고 일어서고 다시 절하고...그러지 않았음. 포청천에 나오듯이 무릎을 땅! 하고 꿇더니

    무릎을 땅에 박고 두번 퍽!!퍽!!  상체로 절을 했음 ㅋㅋ 이거 보다가 순간 풉 하고 뿜을 뻔 했고..

    당황하신 어르신들께. '아..이 친구가 중국 사람이라서 중국 식으로 한거에요~~'하고 수습했음.


    다행히 어르신들 눈은 감사함과 따뜻함으로 동석이를 바라보았음.


    '그 먼데서...이렇게 조문을 와주었구나...' 


    하면서..ㅋㅋ 아니 중국에서 온게 아닌데;;;


    그런데 참 묘한게, 본인은 뿜을 뻔 했지만 너무나 진지한 동석이의 태도 때문일까.

    그리 어색하지 않았음.

     

    그날의 동석이는 평소의 가벼운 모습이 없고 너무나도 절도있었음. 걸음 한걸음 한걸음, 옷가지 하나하나 흐트러짐이 없었음.

    하물며 밥을 먹을 때도. 너무나 의젓하고 든든한 모습. 본인은 절대로 못하는 에티튜드였음.


    제대로 익힌 장례 예절과 행동이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도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음. 

    동석이가 자리를 떴을때, 어르신들이 얘기하셨음.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은 친구로구만..! 중국에서도 자식들을 엄하게 키우는 갑네!? 사람 사는데가 다 그렇지. 암.'


    그만큼 인상 깊었음. 


    ..................................


    아마 이런 것 때문에 동석이의 '해고'를 쉴드 칠 수 있었던것 같음. 

    장례식장에서의 그런 에티튜드는 '머리 검은 짐승' 에서는 나올 수 없을 '성품' 이었음.

    그리고 두고두고 이때 동석이의 해고를 막은 일을 잘 한 일 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음.


    향후 생각지 않은 '조력자'로서 중국인의 '의리'를 보여준 친구였음.




    --------------------------------------------------------------------------------------------------------------

    사담입니다. 소설과는 관계없으니...패스 하셔도 됩니다..ㅎㅎ 그냥 제 개인사 정도 얘깁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어쩌다보니 할머님의 장례식 얘기가 나왔네요..

    2018년. 할머님은 94세에 영면하셨죠..


    부산에 철마라는 곳에 가면 만석군 오부잣 댁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보니 혜주 오씨 세거지 검색하면 

    그 집이 나오더군요.

     

    지금은 혜주 오씨 가문에 귀속된 멋진 집(오부자 고택 아님)이 있는데요. ㅎㅎ 

    뭐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예전 가족들 친척들 모이면 가끔

    얘기 듣던게 있습니다. 그 집이 과거 할머니께서 태어나신 집이라구요. 


    (어른들의 뻥카인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ㅎㅎ)


    저희 아버지께서 외갓댁에서 중학생때 까지 자랐다고 하시는데. 할머니 장례후 철마에 들렀을때

    '이 집이 아버지가 나고 자란 집이다..' 하시면서 보여주셨더랬죠.

     

    그 집을 종가에 팔고 온천장으로 다들 이사 가셨다고 하시던데.. 이것도 믿거나 말거나 같아요.

    검증된 증거도 증인도 없으니...ㅎㅎ 저희 아버지 말씀이야 하도 오래 되었으니 햇갈리실 수도 있구요..ㅎ

    암튼 그만큼 할머니 집은 부잣집 이었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는 부잣집 공주님으로 자라셨다 들었습니다. 성함에 오(五)자가 들어가셨는데. 

    할머니께서 태어 나셨을때, 고조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다들 살아계셨다고 해요 ㅎㅎ와우.

    할머니께서 다섯 번째다! 해서 오(五)가 들어갔다고..ㅎㅎ 어릴때는 그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ㅎㅎ


    어린 할머니 학당?다닐때 고조, 증조, 조부, 부 네분이서 가위 바위 보로 누가 할머니를 업고 갈지 정하실 만큼

    금지옥엽 예쁘게 키웠다고 합니다.ㅜ


    남동생도 한분 계셨는데. 소고기가 먹고싶으면 어린 나이에 처마에 올라가서 소 안잡아주면 뛰어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다고도 해요 ㅎㅎ 그러면 오씨 할아버님들이 난리가 나서 소잡으러 다니셨다고 ㅋㅋㅋ


    할머니께선 부잣집 공주님이다 보니, 그 살기 힘든시절에도 쌀이나 반찬 살 돈으로 예쁜 옷을 사입으시고 

    할아버지께 구박을 받았다고 들었죠..;;ㅎ 철이 없으셨다고...


    그렇지만 참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가셨습니다. 시집을 잘못 가신건지...너무너무 힘들게 사셨죠...

    부자는 3대를 못간다 더니 돈 많던 그 집안도 후손들이 재산을 다 날려 먹은...;; 

    저희 아버지도 그런 외갓집 덕을 보며 자라 그런지...손도 크시고...돈쓰는데 겁을 안내셨죠..


    어쨌든 자식들이 다 잘 사는걸 보고가셨어야 했는데..장남인 아버지께서 이혼 후에 혼자 사는 모습을 보시고..

    둘째 아들은 서울대 물리 학과를 수석으로 졸업 하였으나 제대로된 직업을 못구하시고..(장가도 못감)

    막내아들 마저 이혼을 해버렸으니..

     

    저희 친가는 형제들간에 사이가 안좋았습니다. 장남인 저희 아버지와 막내 삼촌은 

    부모님 앞에서도 쌍욕 박고 서로 주먹질. 할 만큼 망OO였죠. 그럼에도 장남이셨기에 동생들 대학까지 다 

    보내신것도 아버지셨고...ㅎ

     

    근데 결정적으로 막내삼촌이 결혼을 했을때, 할아버지 재산을 막내삼촌에게 줘 버린걸 계기로

    연이 끊겼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서로 안보고 살아서.. 할아버지도 이맘때 돌아가셨고..

    어린 저나 형은 영문도 모른채로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을 미워했죠. 원수라서 서로 안본다고 ㅋㅋㅋ

     

    그렇게 제가 21살이 되어. 천O에 대학교를 가고, 선배들을 만나고 지내다가 우연히 싸이월드로 사촌동생(막내삼촌 아들)

    이 천O에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잘 컷는지 보고싶었습니다. 엄마 없이 혹시나 삐뚤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서...ㅎㅎ

    편견이었습니다. 엄마가 있던 없던 천성이 바르면 삐뚤어지지 않더군요. 할머니의 노력 덕분일까요? 

     

    물론 중2 짜리가 담배를 피긴 했습니다. ㅋㅋㅋ

    같이 담배피며 첫인사를 했네요 4가지 없는놈이 ㅋㅋㅋ 

    (숙모를 닮아 그런지 순했습니다. 지금은 회사 잘 다니죠 ㅎㅎ)

     

    머리가 크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삼촌들을, 할아버지 할머니를 미워할 이유가 전혀 없더라구요. 연이 끊긴건 못난 어른들의 일이지 우리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용기내서 10년만에 혼자 찾아가 봤습니다. 거기서 중2짜리 사촌동생도 처음보고, 할머니와 삼촌들도 봤지요.

    할머니는 엉엉 우시더군요. 가슴속에 한을 제게 풀어놓으셨습니다. 납득 못할일은 아니었죠.

    당시 가정을 이루고 돈도 잘 버시던 아버지와 이제 막 결혼한 자리 못잡은 막내아들. 부모 마음에선 다 같은 자식인것을.

    저라도 막내아들한테 재산을 물려줬겠죠. 어쩌겠습니까.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이 있던가요? ㅎ

     

    제 기억에 망나니 같던 막내삼촌(작은아버지)도 소주한잔 하면서 예전 얘길 하셨는데

    어른들 사정은 어른들 사정이고. 제가 작은아버지를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연히 사촌동생도 마찬가지이고.

    하나뿐인 핏줄인데 동생이 보고싶어서 왔다고 했습니다. ㅎㅎ 작은아버지가 뭘 걱정 하실지 알기에 ㅎㅎㅎ 안심하시라고 ㅎㅎ

     

    느끼는게 많았던 날이었던거 같습니다. 부모님들을 통해 잘못된 시각으로 나의 '판단'없이 그 오랜 시간동안

    밑도 끝도없는 '적의'를 품고 소중한 인연을 10년이상 나몰라라 하고 살아왔었구나. 내 부모라고해서 '옳은' 사람인건

    아니구나 느꼈죠.   

     

    어쨌든 그날 이후로 10년만에 다시 서로간에 왕래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건 엄마 없이 혼자 남은 사촌동생이었죠. 할머니께서 말년까지 돌보셨는데..

    눈감으시기 전까지도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아파 하셨을지..


    마지막에 정신이 있으실때 요양 병원에서 제 손을 잡고 눈물 흘리시던 모습이 아직 기억이 나네요..  

    돌아 가시고 장례 지도사께서 염을 하시며, 정말 시신이 깨끗하시다고 평소에도 얼마나 깔끔하셨던 분인지

    알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저희 어머니 께서도 인정하시죠. 정말 깔끔 하셨다고..


    소설과는 관련 없지만...그냥...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아들 내미를 낳고 보니..어떻게 한번 증손주 얼굴 보여 드리지 못한게 아쉬웠나 봅니다. 

    당신은 고조 할아버지 까지 보셔 놓구선...

    기왕에 3년만 더 사시지...한번은 웃어 보셨을지도..하는 생각이 드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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