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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곳 시애틀에서도 꽤 큰 규모의 우익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곳 상황으로 봤을 때는 꽤나 큰 규모였고, 저는 이곳에서 열린 우익집회는 비교적 자발적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느낌이 들더군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이 촛불 혁명이란 것의 궁극적 목적이 단지 박근혜 퇴진에 있지 않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이른바 시애틀 태극기 집회라고 이름지어진 이 집회에 나온 분들은 대부분 고령의 분들이었습니다. 간혹 젊은이들도 보였습니다. 이 집회의 사진이 이곳 로컬 한인 언론사들의 웹사이트에 꽤 많이 올라와 있었고, 기사도 읽어 보았습니다. 이 분들은 과연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이 분들에게 한국의 사태는 지금까지 이 분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정권이 자기들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강조했던 안보 프레임에 갇혀 살았던 분들이, 이미 내재화된 그 독재에 대한 피동성을 뛰어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것이 이 분들로 하여금 위기 의식을 느끼도록 만들었을 겁니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실제적으로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상대가 있음에야. 그리고 몇십년을 그들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아왔음에야.
그러나, 문제는 이게 시대정신이 아니라는 겁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통해 우리는 안보를 우선으로 하는 정권이 아닌,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정권을 만났고 그 집권기 10년 동안에 우리는 정부라는 것이 왕권에 가까운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 그리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실천해야 하는 것임을 처음으로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때 교육을 받았던 이들, 그리고 이때를 겪었던 이들에게 이명박근혜 치하의 한국은 그들이 배운 상식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였던 겁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교육을 통해 알게 된 '나라'의 개념을 찾아오고자 하는 겁니다.
21세기의 시대정신 속에서 국가는 시민 개개인이 창조해내는 행복권을 지켜주고 그럴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국가, 그리고 안보가 우선되는 국가주의적 행태는 이미 20세기로 종말을 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거의 10년동안 다시 국가주의로 회귀하면서 국민들 개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동안, 시민사회는 억눌려 있었고 이제 혁명의 과정을 통해 21세기에 걸맞는 시대 정신으로 나아가는 과정, 지금 촛불의 의미는 여기 있을 겁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당연히 이명박근혜 시대의 적폐를 청산해 낼 뿐 아니라 지금 21세기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대답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국가주의의 적폐도 모두 쳐 내야 할 겁니다. 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될 때, 우리의 전진을 막는 온갖 것들을 물려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시민혁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의미인 것입니다.
지금 수구 집회의 반동은 결국 자기들이 묶여 있던 시대를 탈출하지 못한 이들이 그 시대에 머물러있고자 하는,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자기들의 시대, 그 세대를 부정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분들이, 그들이 망각되는 것을 거부하는 거지요. 그러나 시대정신은 그것을 망각하라 합니다. 촛불은 그 시대를 태워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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