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여섯번째 광화문 방문이네요.
개인사적인 일로 여러차례 못갔다가 오늘 세월호 1000일(정확히는 998일이지요)을 맞아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다소 늦은 시간인 6시경에 찾아가서, 그간 계속 행진 최전선에 서있느라 못본 광화문 행사에 참여 했는데요.
오늘 세월호 생존자 학생들이 나왔더라구요.
생존자 학생들이 준비해온 발언문을 낭독하는데, 울음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동안 광화문 가면서 화도 냈었고, 소리도 질렀었고, 악다구니도 썼었고, 노래도 불렀었고, 하다하다 프론트 라인에서 난동부리는 분들
제지까지 했었지만, 단 한번도 운적은 없었습니다.
회사 일이 바빠지면서도 못가는 이유로 댄게, 주말 출근하는데다가, 가서 분노가 더 끓어 올라 풀리질 않는다는 이유였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분노가 아니라 가슴이 아파서, 참지 못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고 슬퍼서 괴로웠습니다.
도망가고 싶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참담해서 같이 갔던 여자친구랑 둘이서 소리도 못내고 학생들만 보면서 울었습니다.
왜 모든 괴로운 감정은 우리의 것이어야 했던 걸까요.
왜 모든 괴로운 감정은 거기 계신 시민 여러분들의 것이어야 했던 걸까요.
오늘 세월호 유가족 대표분들이 말씀하시더군요.
" 저들은 아직도 그자리에 있고, 아직 해결된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 촛불을 계속 밝혀주세요."
촛불을 계속 밝힙시다.
저들이 시민의 촛불에 타 죽을때 까지,
촛불 잡은 손이 뜨겁고 괴로울지라도
반드시 새 아침이 오리라는 굳은 믿음과 함께
촛불을 계속 밝힙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