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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x년생인(정확한 나이는 공개불가...) 저는 10대 중반 무렵부터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적으로 서비스 되기 시작했으니 반평생을 인터넷이 옆에 있었네요. 2000년 이후 출생한 세대들에게는 앞으로 인생의 기준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 될 정도로 인생 전반이 인터넷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일단 10대부터 인터넷을 체험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 출생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의 흔적이 이미 인터넷에 적잖이 남아 있을 겁니다. 단순 HTML 페이지를 보존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각 개인이 남겨 놓은 '글', '사진', '동영상', 기타매체들을 개인별 아이덴디티에 훼손 되지 않게끔 걸러서 보존 하는 것만 해도 보통의 문제가 아닙니다.
익명으로 작성 된 것들도 있을 것이고 서로 다른 아이디나 계정을 사용했을 경우도 있을 겁니다. 사실상 본인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작성한 모든 저작물들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할테고 아이디나 계정을 기억 하기 힘들 겁니다. 실명제나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중개 서비스를 통해 모든 저작물을 관리한다는 개념 자체도 해킹과 훼손의 우려가 있는 이상 온건한 방법이 아니니 사실상 일개인을 특정해서 디지털 저작을 관리하는 기술은 현단계로써는 법적인 근거가 부족해서라도 실현이 불가능하겠죠.
http://m.nocutnews.co.kr/view.aspx?news=2307489
2011년 페이스북 이용자 가운데 178만명이 사망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이죠. 가족조차 모르는 내밀한 사생활이 인터넷에는 남아 있는 데다 유가족에게는 어떤 가치보다 우선할 고인의 수없이 많고 많은 흔적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부 사라지겠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 또한 같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몇 년이나 지난 CF를 기억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먼저 간 딸이 남겨 놓은 휴대폰 안내 멘트를 듣고 싶어 주인 없는 전화에 계속 전화하는 아버지가 나오는 통신사 광고가 하나 있었습니다. 벌써 몇 년 전의 광고니 해당 서비스가 종결 되었을 수도 있겠죠. 또 옛날 폰 중에는 문자를 기기밖으로 빼지 못하는 기종도 있었습니다. 얼마전 베에베에도 올라간 대구지하철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딸의 마지막 문자를 보존하기 위해 휴대폰을 고이 간직하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도 TV에 한 번 소개 된 적이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보존하더라도 데이터를 재생할 기술, 기계들이 더 이상 없어 지게 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IT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사용자와 공급자 양측에게 이로운 일임은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급속한 발전의 이면에는 이용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한 시점이지만 앞으로의 기술 발전 로드맵에서 최소한의 하위 호환성에 대한 초장기적인 비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세대와 다음 세대 기술의 격차를 에뮬레이터 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금과 몇십년 후의 기술이 최소한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죽는 건 당연하고 디지털 혁신이 시작 되면서 각 개인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흔적의 폭이 크게 넓어 졌습니다. 쓸모 없어 보이는 악플이라도 분명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는 어쩌면 필요할지 모릅니다. 지금 남기는 똥글이 무수하게 시간이 지나서 어떤 지구적인 사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이 글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그래서 더더욱 보존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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