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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detente님과의 논쟁에서 사민주의 관련한 여러 용어, 그리고 배경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번에 쓰는 글은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사민주의의 궤적을 한번 훑어보려고 함..ㅎ
1. 독일 사민당의 탄생
일찍이 마르크스는 굉장히 숙명론적 당론을 지니고 있었다. 광범한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노동자 대중이 중심이 되는 계급 대중정당을 건설하면, 혁명적 시기에 노동자들이 혁명에 동참하리라는 생각을 지녔던 것. 독일 사회민주당, 약칭 SPD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정당이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면 안될 사실은, 역사적으로 존재하던 독일 최초의 사회민주당과, 현존하는 독일 사회민주당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전자는 마르크스의 당론에 의거해, 혁명론을 지향하던 당이었고, 후자는 수정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다. 그러면, 독일 사회민주당은 어떤 경로로 수정주의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독일에서 최초로 결성된 노동자 정치조직은 라살레에 의해 창설되었다. <독일 노동자 총연맹>이 그것이다. 당대 독일을 가르던 두 세력의 중심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였다. 보수주의는 군주정을 유지하고자 하였고, 부르주아지에 토대를 두었던 자유주의자들은 입헌 군주정을 주장했다.
라살레는 이 두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노동자들이 자본가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고, 라살레의 <독일노동자총연맹>은 보수주의자들과 타협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 반대하는 또다른 사회주의자들이 탄생한다. 속칭 "아이제나흐파"라고 불리우는 이들인데, 이들은 라살레주의에 반대하여 <사회민주노동당>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라살레주의가 보수주의자들과의 타협을 주저하지 않았다면, <독일 사회민주노동당>의 중심인물이었던 베벨, 리프크네히트 같은 사람들은 자유주의자들과 연대할 망정, 보수주의자들과는 정면 대결하는 입장을 취했다.
대립각에 있던 <독일 사회민주노동당>과 <독일 노동자 총연맹>은 다시 고타에서 대회를 열고 합당을 시도한다. 소위 "고타 강령"이라고 불리우는 강령 아래, 두 노동자 정치조직은 약칭 SAP, 즉 <독일 사회민주주의노동당>으로 합당한다.
그러나, 맑스는 이 고타 강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비판의 요지는 "라살레파와 아이제나흐파의 모순을 봉합한 것 뿐이다!"라는 것. 과연 이 당이 오래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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