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충분히 오르면 노동시장에서의 을들은 갑들의 갑질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제도는 고용자의 임금책정에 대한 갑질을 막는 제도이지, 전반적인 노동여건에서의 갑질을 막는 제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임금 이외의 노동여건을 말한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자의 갑질을 오히려 더 강화시킬수도 있다.
그러니까, 임금이 오른 만큼 고용자들은 피고용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고용자의 피고용자에 대한 갑질은 더 커질수도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제가 생겨난 본질적인 가정이나 전제 2개는
첫째, 노동의지가 있는 노동자에게는 최소한의 생계비가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 수요공급곡선에 의해 책정된 임금이 최소생계비에 못미치는 직업이 있다.
일 것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제는 이중 첫째항을 강제해서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제는 둘째항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은 여전히 노동자에게 불리한 상태이다.
즉,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더라도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많은 직종에서라면 여전히 고용자는 피고용자의 갑인 상태이며,
피고용자는 고용자의 갑질로부터 노출되어 고용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태에 있게 된다.
다시말하면, 최저임금제가 실시되더라도 여전히 고용자에게는 지금 피고용자 아니라도 할 사람 많고,
피고용자 입장에서는 여기 아니면 갈때가 별로 없는, 그래서 고용자에게 아쉬운 상태에 있다.
생계를 위해서는 대체되어서는 않되는데, 상황은 언제든 대체될수 있기 때문에
피고용자는 부당한 업무라 할지라도 고용자의 입장에 맞춰줘야만 하는 것이다.
노동시장에서의 갑질을 본질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둘째항을 건드려야 한다.
즉,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상황을 개선하여 시장경제에서 책정된 임금이 최소생계비에 못미치는 직업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그 첫번째 방법은 시장경제 자치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상황과 사회상황을 예측해서 그에 맞게 정책을 펴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천재 할아버지가 와도 불가능 할 것이다.
둘째항을 개선하는 두번째 방법은 기본소득제이다.
기본소득제는 잠재적 노동자들에게 일을 안해도 적정소득을 보장해 주는 제도이다.
물론 기본소득제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예상되고 우려된다.
그러나 기본소득제의 의의를 생각한다면 그런 부작용들은 충분히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의의는 "노동자에게 부당한 노동환경에 대한 본질적인 거부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존환경에서라면
1.사람은 먹고 살아야 하고, 2.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고, 3.경우에 따라서는 부당한 일도 해야만 했으며,
4. 이런 안정적인 노동공급시장 하에 노동수요자들은 자기들 편한데로 노동시장을 지배할수 있었다.
그러나 기본소득제는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만 한다." 라는 기본가정을 무너뜨림으로써
부당한 일이라면 거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기를 노동자들에게 쥐어주는 제도이며,
고용자들이 자기 맘데로 노동조건을 통제하지 못하게끔 견제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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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가 실시되면,
1. 사람들이 전부 일을 안하려고 하면 어떻게 하나?
2. 청소나 건설노동 등의 굳은 일은 그럼 누가 하나?
라는 걱정을 할수 있다.
1.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하기 싫은 것은 부당한 조건에서의 일이지 일 그 자체는 아니라고 본다.
정당한 조건이 제시되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여 더 일을 열심히 할 사람도 많은 것이라 본다.
2. 2번 문제에 대한 걱정은 굳은 일은 당연히 저임금 이라는 편견에서 시작된다.
이 문제는 그냥 시장경제에 맞겨서 정당한 임금이 책정되게끔 하면 해결된다.
예컨데 그렇게 해서 책정된 연봉이 1억이면, 2번 문제에 대한 걱정은 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