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881일을 맞이하는 9월 12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김정현 학생의 생일입니다.
김정현 학생입니다.
정현이는 집에서 엄마하고 친했습니다. 엄마가 불평을 하시면 말없이 다 들어드리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비쌀지, 부모님께 부담이 될지 엄마 눈치부터 살피는 속 깊은 아이였습니다. 언제나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애정을 표현했고 다른 누구보다도 엄마를 먼저 챙기는 다정한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정현이는 어렸을 때 축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롤모델이었고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공부는 뒷전이고 축구만이 정현이에게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국내 축구선수는 물론이고 외국 선수들 이름까지 줄줄 외웠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정현이는 엄마한테 "가문의 영광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리고 정현이는 그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역사를 좋아해서, 축구선수들 이름을 외우던 실력으로 세계사 교과서를 줄줄 외웠습니다. 선생님들도 깜짝 놀라실 정도로 성적이 올랐는데,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정현이는 수학여행을 다녀오면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다시 만나서 진로상담을 진지하게 해볼 생각이었습니다. 정현이의 꿈은 한국교원대에 진학해서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단원고 기억교실 2학년 4반 작은 칠판(칠판과 문 사이에 있는 조그만 게시판) "금주 주번"에 정현이와 호연이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사랑하고 보고 싶은 정현이는 영원히 주번입니다.
정현이는 4월 24일 어머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언제나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정현이 생일을 축하해 주시면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엄마한테 세상 최고의 아들이었던 정현이, 역사 선생님을 꿈꾸었던 정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