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16일을 맞이하는 9월 13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임경빈 학생과 2학년 7반 이진형 학생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2학년 4반 임경빈 학생입니다.
경빈이는 태권도를 잘 했습니다. 대회에 나가서 상도 여러 번 탈 정도였고, 다른 운동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공부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에, 경빈이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중에 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운동 외에도 경빈이는 그 나이또래 소년답게 게임을 좋아했고, 특히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아빠한테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알려드린 것도 경빈이라고 합니다. 경빈이는 주말마다 게임을 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참사가 일어났을 때 경빈이 부모님은 깜짝 놀라서 경빈이 여동생을 데리고 함께 진도로 향하셨습니다. 사고 당일 밤에 진도에 도착하셨는데 경빈이가 목포 한국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다. 그런데 경빈이가 어떻게 해서 진도 신원확인소가 아니고 목포 한국병원으로 가게 됐는지, 중간에 병원을 두 차례나 거쳤다는데 왜 기록이 전혀 없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찾은 경빈이의 몸에는 심전도를 부착했던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경빈이는 살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2학년 7반 이진형 학생입니다.
진형이는 야구와 축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모두 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했습니다. 게임을 해도 축구 게임만 할 정도로 축구 마니아였다고 합니다.
진형이네는 아들이 둘이고, 진형이가 막내입니다. 진형이 아버님은 진형이 형과 진형이에게 무섭고 엄하게 대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진형이는 일부러 엄격하게 대하시는 아버지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야근을 하시면 밤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뭐 하시나" "비 오는데 별일 없으신가" 하고 느긋하게 농담도 하고, 아버지가 집에 계시는 날이면 오밤중에 아버지 방에 쳐들어가서 안 주무시는 거 다 안다고 찜질방에 가자 PC방에 가자 졸랐습니다. 아버지는 일하느라 바빠서 진형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하셨지만, 그래도 진형이에게 끌려서 찜질방도 가고, PC방에 가서 하룻밤 같이 게임을 하면서 밤을 샌 적도 있다고 합니다. 방학때는 진형이가 좋아하는 야구와 축구를 보러 야구장, 축구장도 같이 다니셨습니다.
이제 진형이 아버님은 야근하실 때면 진형이가 불쑥 전화해서 "별일 없으신가" 하고 농담하던 것이 가장 그립다고 하십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경빈이와 진형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경빈이와 진형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엄마의 소중한 꿈이고 아빠에게 인생 최고의 친구였던 아들들, 어이없이 잃어버린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