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제, 저녁때를 놓쳐 허기진 배를 쥐고 편의점에 갔습니다.</div> <div>우유라도 하나 마시려는데 계산대 앞에서 아이들 몇이 부산을 떨더군요.</div> <div>이것도 먹자 저것도 먹자 계산대 위에 이것저것 올려놓고 또 매장 안을 돌아다니고...</div> <div>그와중에 가방에 치일뻔도 하여 짜증이 슬슬 나려는데, 문득 아이들의 교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div> <div>키가 160은 될까 싶은 남자아이들이니 중학생일 가능성이 클텐데</div> <div>아홉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교복도 벗지 못하고, 제 덩치만한 가방을 짊어진 채 컵라면을 고르는 아이들이라니.....</div> <div> </div> <div>단원고 아이들도 이렇게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흔한 학생들이었겠죠.</div> <div>그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공부에 치여, 무거운 가방에 짓눌려 살다가 잠시 추억거리 만들러 여행떠난 아이들이 그렇게 참혹한 일을 겪은거구나.</div> <div>침몰하는 세월호와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아보려 다들 아둥바둥 몸부림 치고 있구나.</div> <div>너희들도 저렇게, 다시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내일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니.......</div> <div> </div> <div>교복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제 알겠습니다.</div> <div>솟아나는 기운들이니 어떻게든 버티고 있을거라 믿고 싶습니다.</div> <div>한명이라도 좋으니 제발 돌아오길......</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