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사이트에 올린 글을 그대로 옮겨옵니다. 직접 쓴 글입니다.
내용을 쓸 생각은 없습니다만, 행간에 다소 묻어날 정도는 언급됩니다.
영화 보기 전 어떠한 내용도 접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은 이 단계에서 뒤로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아마 내용이라고 할 건 없을거에요.
지난 주말에 열살 딸아이와 와이프, 처제까지 모시고 가서 보고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딸아이를 포함해서 모두 즐겁게 보고 나왔네요.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은 저 하나였습니다만 나와서 얘기하다 보니까 보는 관점이 달라도 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더군요.
마션을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추천해보고 싶네요.
뭐니뭐니 해도 가장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머리 속 비우고 그냥 즐기는겁니다.
나사가 어쩌구 과학이 저쩌구 해도 그냥 서부 활극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즐기기에도 충분히 좋은 영홥니다.
그냥 유쾌하게 보고 나오는겁니다.
가장 유쾌하게 영화를 즐긴 와이프의 결론은 화성판 빙크로스비, 만박사 프리퀄.. 이더군요.
두 번째 방법은, 소설을 먼저 읽고 필름을 접하는겁니다.
장면을 보면서 더 넣거나 줄인 각색에 대해 유쾌함,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스토리를 즐기고 동시에 각 장면마다 머리 속에서 과학 다큐멘터리가 재생되는 지적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어요.
단언컨데 지금까지 나온 모든 SF 중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제외하고 가장 "사이언티픽" 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킵손의 자문을 거친 인터스텔라나 우주 공간에 대한 묘사에 찬사를 받았던 그래비티, 칼 세이건의 컨택트 보다 더 과학이론이 많이 녹아있거든요.
거대한 양자역학 같은 게 아니라 아폴로시대 우주 기술의 확장이라는 범주에서, 인간을 화성에 이미 보냈다는 상상의 날개에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과 사고에 대한 유쾌한 과학적 서바이벌 필름이라고 주석을 달면 가장 맞는 이야기 아닐까 싶습니다.
화성에서 장거리 여행을 하며 통신을 주고받는 연출은 눈에 많이 걸립니다만 원작의 모르스 부호 사용과 위성궤도 관찰도 판타지이긴 비슷하니 영화화 시키며 희생시킨 부분으로 눈감아 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도 무리는 없겠습니다.
과학게시판을 좋아하거나 이런 이론이 등장하는 류를 몸떨리게 좋아하는 분이라면, 가능한 원작을 먼저 읽고가시면 최고의 엔터테이먼트가 되어줄겁니다.
세 번째 방법은,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을 읽어보는 방법이 되겠네요.
지식이라던가 배경에 대한 사후 설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마션을 보러가거나 DVD 등이 나오면 소장을 하고 싶어질 방법입니다.
더불어 영화에서 잘라버린(?) 위트니의 걸쭉한 욕설과 성기발랄한 위트도 접할 수 있구요, 역으로 영화를 보며 원작과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쓰고보니까 어떻게 봐도 좋은 영화라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아바타류의 스펙타클이나 눈물나는 사내의 생존 사투기를 바랬던 분들이라면 영화가 싱겁고 맹숭할 수 있겠습니다만 무겁지 않은 재난과 지나치지 않은 유쾌함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결론을 내고싶네요.
이게 과학영화건 아니건 그냥 즐기는데는 아무런 문제 없고 지식이나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만족을 주는, 매우 영리하게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 라는 총평을 내려봅니다.
P.S : 많은 의견이 있었던 중국 등장이 너무 뜬금없고 많다 라는 평에 대해선, 원작에 비교적 충실한 등장과 전개였다는 개인의견을 내봅니다. 중국의 정치적 결정이 극화되지 않은 건 조금 안타깝지만요. 엔딩에서 중국이 목적을 달성한걸 보여주는 시퀀스가 있으니, 뭐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