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문학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심심하면 등장하는 평행세계와 '또다른 나'에 대한 떡밥...<br>그리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양자역학과 다중우주론...<br><br>그런데 그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는것 같습니다.<br><br>양자역학과 다중우주론을 설명하려면 일단 빅뱅이론을 끄집어 와야 합니다.<br><br>빅뱅이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을 매우 괴롭혔던 주제중 하나는 '어떻게 최초 빅뱅에 필요한 에너지가 발생했는가?' 였습니다.<br>심지어 성냥 하나 조차도 처음 불이 붙으려면 발화점 이상의 불이 필요한데 말이죠...<br><br>그리고 그들은 그에 대한 해답을 양자역학에서 찾았습니다.<br><br>우리가 몸뚱이로 아무리 벽에 부딛혀 봐도 벽을 부수지 않는한 벽을 뚫고 지나가는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br>하지만 그 단위를 지극히 작은 미립자 영역까지 확장해서 실험해 보니까 <br>상식적으로 뚫고 지나가지 못하는 벽을 수십 수백만번 부딛혀 보면 어느순간 뚫고 지나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br>그것도 우연이나 초자연적인 신비적 힘이 아닌 굉장히 규칙적인 확률로 말이죠...<br><br>그래서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라고 선그어져 있던 것들을 확률로 계산하기 시작합니다.<br>내가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벽에 부딛혔을때 벽을 부수지 않고도 통과할 확률은 몇%, 그냥 막힐 확률은 몇%... 뭐 이런 식이죠...<br><br>위에 언급했던 빅뱅이론으로 돌아가면<br>빅뱅이 처음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아도 빅뱅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몇%... 뭐 이런 개념입니다.<br>그리고 그 에너지없이 벌어지는 빅뱅의 최초구간을 양자터널이라고 이름붙였죠...<br><br>그러다 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하나의 우주(유니버스)가 아닌 <br>무수한 확률의 일부인 다중우주(멀티버스)일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너무도 당연스럽게 도출되었고 <br>똑같은 조건으로 시작된 빅뱅이라면 같은 조건이 유지되는 한 같은 형태의 우주로 지속이 될 것이고 <br>중간중간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조금씩 다른 모습의 우주로 변형될수 있다는 다중우주론이 등장합니다.<br><br>거기서 파생된것이 흔히 말하는 평행세계 떡밥이고 <br>그걸 문학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지에서 조금 더 발전시켜 차용한 것이 '또다른 나'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죠...<br><br>그런데 그런 과학적 실험의 결과와 사유를 배제한 신비주의적 판타지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까 평행세계에 대한 오해가 발생합니다.<br><br>'내가 갈림길에서 뭔가 선택을 하는 순간 세계가 갈라져서 두개의 세계로 쪼개진다.'<br>라는 터무니 없는 내용으로 말이죠...<br><br>하지만 그 설명은 주객이 바뀐 내용입니다.<br>사실은 이미 셀수 없이 많은 세계가 존재 했었고 비슷한 조건속에서 비숫한 세계의 형태를 유지하다가 <br>돌발 변수에 의해 다른 모습으로 차이가 생기게 되는 거죠...<br>그 변수의 하나가 나의 선택이 될 수도 있는것이구요...<br><br>양자역학에 결정론이니 운명론이니 하는 우주관 따위는 없습니다.<br><br>모든 것이 확률로 존재할 따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