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SF중에서 유일하게 슬퍼서 울었던 책입니다. (단편 중에서 '화성인')</div> <div>28편의 단편을 모아서 한 권으로 엮은 책이에요.</div> <div>배경은 전부 화성으로 통일했고 </div> <div>연대기 순서로 나열했기 때문에 화성 연대기입니다.</div> <div>어떻게 보면 산문시로도 느껴질 만큼 문장이 부드럽습니다.</div> <div>SF장르를 약간 파괴당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논리적 설명보다는</div> <div>감정, 주제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화성인 앞 부분만 조금 써보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파란 산들이 빗속에 솟아 있었고, 비는 긴 운하들 속으로 쏟아져 내렸다. </div> <div>늙은 라파즈와 그의 아내는 집 밖에 나와 비를 바라보았다.</div> <div> </div> <div> "계절이 바뀌고 나서 처음 내리는 비야."</div> <div> </div> <div> 라파즈가 말하자, 아내가 대꾸했다.</div> <div> </div> <div> "좋네요."</div> <div> </div> <div> "정말 반가운 비야."</div> <div> </div> <div>두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는 불에 손을 쬐었다. </div> <div>둘 다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멀리 창밖으로, 지구에서 두 사람을 태우고 온 로켓 위에서 번들거리는 빗물이 보였다.</div> <div>라파즈 씨가 자기 두 손바닥을 보며 말했다.</div> <div> </div> <div> "원하는 것은 딱 하나뿐이오."</div> <div> </div> <div> "뭔데요?"</div> <div> </div> <div> "톰을 데리고 올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div> <div> </div> <div> "이런, 또 시작이네!"</div> <div> </div> <div> "다시 얘기하자는 게 아니오, 미안하오."</div> <div> </div> <div> "우리는 말년을 평화롭게 보내려고 여기에 왔어요. 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하고.</div> <div>그 아이는 오래전에 죽었어요. 그 아이도, 지구에서 있었던 모든 일도 이제는 잊어야 해요."</div> <div> </div> <div> "당신 말이 맞아."</div> <div> </div> <div> 라파즈는 다시 두 손을 난로 쪽으로 내밀고는 불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div> <div> </div> <div> "그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안 하리다. 그냥 일요일마다 그린 론 공원으로 </div> <div>차를 몰고 가서 그 아이 무덤에 꽃을 놓고 왔던 게 생각났을 뿐이오.</div> <div>한때는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나들이였는데."</div> <div> </div> <div>파란 비가 조용히 집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div> <div>9시가 되자 두 사람은 침대로 가서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누웠다.</div> <div>남편은 쉰다섯 살, 아내는 예순 살인 부부는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 손을 꼭 맞잡았다.</div> <div> </div> <div> "애나?"</div> <div> </div> <div>남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div> <div> </div> <div> "네?"</div> <div> </div> <div>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소?"</div> <div> </div> <div>두 사람은 빗소리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div> <div> </div> <div> "아니요, 아무 소리도......."</div> <div> </div> <div> "누가 휘파람을 불었는데."</div> <div> </div> <div> "아니, 아무 소리도 못 들었어요."</div> <div> </div> <div> "그래도 한번 나가봐야겠소."</div> <div> </div> <div>라파즈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을 지나 현관문으로 갔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문을 활짝 열었다.</div> <div>차가운 비가 그의 얼굴을 때렸다. 바람이 휘 불었다.</div> <div>현관 앞마당에 작은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div> <div>번개가 번쩍하고 하늘을 가르자, 하얀 빛이 문 앞에 서서 라파즈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얼굴을 비추었다.</div> <div> </div> <div> "거기 누구요?"</div> <div> </div> <div>라파즈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div> <div>아무 대답이 없었다.</div> <div> </div> <div> "누구요? 무슨 일이오?"</div> <div> </div> <div>역시 아무 대답이 없었다.</div> <div>라파즈는 기운이 쏙 빠지고 지쳐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div> <div> </div> <div> "넌 누구냐?"</div> <div> </div> <div>라파즈가 큰 소리로 물었다.</div> <div>아내가 뒤로 와서 그의 팔을 잡았다.</div> <div> </div> <div>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요?"</div> <div> </div> <div> "남자아이가 마당에 서 있는데, 내가 누구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도 안 해."</div> <div> </div> <div>라파즈는 몸을 부르르 떨고는 이렇게 덧붙였다.</div> <div> </div> <div> "꼭 톰처럼 생겼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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