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느날 갑자기 몸살이 심하게 걸렸다</div> <div>온몸이 바닥을 구른 듯이 아팠다</div> <div><br></div> <div>온몸엔 땀이 소나기처럼 내렸고</div> <div>불덩이 같은 몸은 소나기로도 꺼지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약은 하루종일 끙끙 앓고나서야 효과를 보였고</div> <div>휴지로인해 쓰라린 인중의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div> <div><br></div> <div>순간 손등에서 익숙한 냄새가 났다</div> <div>몸이 아프시던 할머니의 몸에서 나던 냄새가 났다</div> <div><br></div> <div> <div>내 기억속 할머니는 이제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는데도</div> <div>아마도 같이 잊어버렸을 할머니의 냄새가 갑자기 떠올랐다</div></div> <div><br></div> <div>몸의 불덩이는 더 불이 붙고</div> <div>몸에 내리던 소나기는 눈으로 옮겨갔다</div> <div><br></div> <div>아프셨던 할머니 </div> <div>병실에 입원하시면서도 날 찾으셨던 할머니</div> <div><br></div> <div>장례식 때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 할머니</div> <div>날 사랑해주셨던 할머니</div> <div><br></div> <div>할머니에게 어리광 부리듯 손등냄새를 맡으며</div> <div>웅크려 울다 잠이 들었다</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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