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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2689
    작성자 : 곶통
    추천 : 1
    조회수 : 524
    IP : 110.35.***.146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1/15 23:09:50
    http://todayhumor.com/?readers_22689 모바일
    네이버 공모전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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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이런 것도 혹시 광고에 해당할까요?

    혹시 문제가 된다 싶으면 말씀해주세요, 바로 지우겠습니다!


    예전부터 꼭 쓰고 싶었던 종교문제+정통판타지st+약간의 퓨전

    ...그렇게 신나게 쓰고 있는 소설인데


    차별로 너무 분량을 길게 잡아서 좀... 지루한 감이 있긴 합니다.

    1화. 프롤로그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을 가져와 봤습니다 :)


    너무 설정을 설명하려고 설명충 치중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고

    요즘 판타지소설로 보기엔 너무 분위기도 무겁고 문체도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오유 책게에도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이 계실까요?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1. 비린내

     

    화르르륵

     

    화르륵

     

    집이 불타고 있다. 밭이 불타고 있다. 농작물이, 지붕이, 소와 말과 돼지가, 세상이,

     

    사람이 불타고 있다.

     

    불타는 집에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여인의 등에 화살이 날아와 꽂힌다.

     

    땅에 쓰러진 여인은 폐가 꿰뚫린 탓에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피거품을 뿜는다.

     

    버르적거리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목에 날카로운 칼날이 내리 떨어진다. 피와 재와 오물과 눈물로 범벅이 된 여인이 바르르 떨며 절명한다.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

     

    화살비를 피해 도망친 자들은 마을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는 병사들을 맞닥트린다.

     

    애원. 애원. 부탁. 부탁. 애원. 애원. 땅바닥에 몸을 던진 채 두 손을 모아 싹싹 비는 자들에게 자비 없는 칼날이 악수를 청한다. 죽음으로 초대하는 가장 날카로운 초대장.

     

    죽음.

     

    병사들은 자신의 발걸음 소리가 그렇게 들린다고 생각한다. 죽음. 죽음. 달그락거리는 말의 발굽소리도 그렇게 들린다. 죽음. 죽음. 마을을 겹겹이 포위한 병사들이 조금씩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간다. 죽음. 죽음. 죽음. 죽음.

     

    어른도. 아이도. 여자도. 노인도.

     

    하나의 씨족으로 이루어진 마을 전체를 송두리째 몰살시켜야 하는 임무.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는 자도,

     

    죽이는 자도.

     

    ……한 사람도 살려둬선 안 된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명령을 수행한다.

     

    군대라는 곳은 자기합리화라는 놀라운 생존기술을 가르쳐 주는 학교 같은 곳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에는 사실 그리 큰 육체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정신적인 능력은 다르다.

     

    길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토끼 한 마리를 봐도 마음에 충격이 생기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그런 광경을 매일 본다면 어떨까.

     

    사람마다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길가의 토끼 시체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들꽃처럼. 그냥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군대란, 그런 마음가짐을 전투가 벌어지기 전부터 미리 병사들에게 교육한다. 무기를 다루는 신체적 기술이나, 단체 생활에 적응하게 만드는 규율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전우애. 국가에 대한 충성심. 명예. 내 가족을 지킨다는 책임감. 혹은 금전적인 보상에 대한 약속 등등의. 다양한 개념으로 곱게 포장된.

     

    더욱 더욱 효율적인 살인을 위해 인간에게서 도덕과 측은지심을 거세하는 양성소.

     

    그리고 인간의 자기합리화는 본능에 가까운 기능이어서, 나와 같은 사람을 죽인다는. 철저하게 비도덕적인 일조차도 결국엔 합리화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선천적 살인마가 본인이 느끼는 쾌락으로 죄악감을 덮는다면, 군인은 명령에 대한 복종이라는 자기기만행위를 통해 그 죄책감을 정신 저편에 묻어버린다.

     

    물론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잠시 묻어버린 것뿐이어서, 아무리 깊이 묻었다고 해도 언젠가는 그 감정들이 서서히 썩으며 악취를 풍겨 인간의 정신에 데미지를 입힌다.

     

    현대사회에서는 그것을 가리켜 트라우마(Trauma). 즉 정신에 상처가 났다고 표현한다.

     

    하장군 크레용이 입술을 물어뜯듯 깨문 채 명령한다.

     

    우군, 돌격……. 확실히 확인사살 해라.”

    …….”

    …….”

    …….”

     

    아무리 철저한 교육을 통해 합리화 연습을 시킨다고 해도 살인이라는 행위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대는 나와 똑같이 생긴 같은 종족이니까.

     

    나처럼 말을 하고. 나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존재니까.

     

    그래서 많은 병사들은 쓸데없는 고함과 욕설로 자기 자신을, 그리고 동료들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전장에 거대한 타악기가 흔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가슴을 울리는 큼직한 북소리와 고막을 찢을 듯한 나팔소리, 옆에서 전우들이 한꺼번에 내지르는 함성 소리.

     

    커다란 소음은 인간을 흥분시킨다. 집단행동을 할 경우에 그 흥분은 배가되고, 배가된 흥분은 죄책감이나 양심 따위를 자연스럽게 덮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병사들은 흥분은커녕, 풀죽은 표정으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살인행위를 수행하고 있다.

     

    북소리는커녕 고함소리조차 없다.

     

    희생자들의 비명소리와 타닥거리며 집이 불타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릴 뿐이다.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으니 효율적인 살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말을 몰고 온 골고다 국의 상장군 크롬이 벌컥 화를 낸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건가. 제대로 반항도 못 하는 놈들인데!”

    ……반항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

    이이익! 이 자식들아! 죽도 제대로 못 쑤어 먹은 얼굴 하지 마! 오늘 해가 지기 전에 처리하지 않으면 제국 놈들이 올 거란 말이다!”

     

    동포들을.

     

    원래대로였다면 목숨을 걸고 지켜야만 할.

     

    내 나라의. 내 동포를 죽여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임무를 받고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골고다의 병사들과는 달리,

     

    제국에서 파견된 정예군은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을 분쇄할 것이다.

     

    제국의 놈들에게 동포의 목숨을 맡기느니, 우리 손을 더럽히는 게 낫다.

     

    그것이 왕의 결정이었고, 그 결정을 따르는 것이 크롬의 역할인 것이다.

     

    너무나도, 서글픈,

     

    역할이다.

     

    크롬은 말을 몰아 병사들을 독려하며 달려간다.

     

    험악하게 말을 하지만 그도 슬픔을 꾹꾹 참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병사들을 독려하는 것은 하급 장교나 부관의 일이지, 상장군씩이나 되는 인물이 직접 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총체적 슬픔의 장에서는 장교도 부관도 병사도 별로 다를 바가 없다.

     

    군인이 사라져버린 자리에는, 그저 고통을 느끼는 한 명 한 명의 인간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저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

     

    울며 애원하는 골고다의 아이를 향해,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트린 골고다의 병사가 칼을 내뻗는다.

     

    열 살도 안 되어 보이는 꼬마가 배에 칼을 맞는다. 아이의 얼굴이 끔찍한 아픔으로 일그러진다.

     

    채 피어보지도 못한 꽃을 사정없이 꺾어야 하는 것은 대체. 대체 얼마나 큰 죄악인가.

     

    크루여!’

     

    신이여.

     

    신이여. 왜 이런 죄를 짓게 하시나이까. 신이여. 늘 사랑하며 또 사랑하라고. 어제보다 오늘 더욱. 오늘보다 내일 더욱 사랑하라고 가르치지 않으셨나이까. 신이여. 이 땅을 걷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그 어떤 생명도 하찮은 것이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이까. 신이여!

     

    왜 이런 죄악을 명령하십니까. .

     

    골고다의 하장군 크레용은 소년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서 눈을 돌리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이것은 나의 죄다. 동포를, 내 나라의 내 동포를 죽이는 것. 이것은 내가 짓는 죄악이다.

     

    병사들에게 이 끔찍한 짓을 명령하고 있는 내가. 이 죄악에서 눈을 돌려선 안 돼.

     

    국가가 힘이 약하면, 국민 목숨의 가격은 낮아진다.

     

    가격이 낮아진 인간의 목숨은, 후 불면 흩어지는 민들레 홀씨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오늘이 지나면. 여기 있는 병사들 중 몇 명이나 군에 남아있을까.’

     

    나라에 헌신하고 왕에게 충성하기 위해 군대에 지원했을 젊은이들.

     

    크레용 자신이 젊었을 때 똑같은 호기로 명예롭게 임관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뼈 빠지게 훈련한 결과가. 같은 나라의 동포를 제 손으로 학살해야 하는 임무라니.

     

    고통스럽다. 몹시 고통스럽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스스로 가슴을 찢어 고통을 끄집어내고 싶을 지경이다. 크루여. 제발. 크루여!

     

    노인 한 명이 지팡이를 짚은 채 천천히 걸어 크레용에게 다가온다.

     

    제기랄,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자들이 차라리 낫다. 크레용의 부관이 고통과 슬픔으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칼을 뽑아든다.

     

    잠깐.”

    ……장군님, 이들과 말을 섞는 것은 오히려 더…….”

    알아. 알고 있다.”

     

    어차피 죽여야 할 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고통만 더 크게 만들 뿐이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크레용은 이 살육과 파괴의 현장을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저 노인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 또한, 내 죄악을 직시하는 일일 것이다.’

     

    이보시오, 장군님.”

    ……말하라.”

    퍽 좋은 날씨군……. 안 그렇소?”

    …….”

     

    부관이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며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인다.

     

    날씨.

     

    날씨라니.

     

    크레용은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노인의 한가로운 말이 그의 죄책감에 부채질을. 풀무질을 하고 있다. 그냥. 지금이라도 그냥 죽여 버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아스날 대륙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이곳 골고다에서는 그렇게까지 희귀하지는 않은 물건인 안경을 쓰고 있는 노인이 천천히 말한다.

     

    부탁이 있소.”

    ……부탁을 들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내 나라 골고다의 병사들이, 왜 우리들을 공격하는지 알고 있다오.”

    ……알고 계시다면, 제가 어르신의 부탁을 들어드릴 수 없다는 걸 더더욱 아시겠지요.”

    아기가……. 있어.”

     

    아기라니.

     

    죄책감으로 인한 구토감을 참던 크레용은 어처구니없는 단어에 이를 악문다.

     

    아기라니. 이 노인은 죄 없는 아기라도 구원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나에게 온 건가. 골고다의 병사들이 왜 골고다의 백성을 죽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다는 자가 할 부탁인가.

     

    생명을 사랑하라는 크루의 뜻에 정면으로 거역하는 이 살육 행위는. 아이러니하게도 크루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

     

    궤변이고. 모순이지만.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무리 아기라 해도. 살릴 순 없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이 아기는 신관에게 걸리지 않을 걸세.”

    믿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도 종종 일어나지. 바로 오늘, 이곳에서처럼.”

     

    제국력 273.

     

    대지의 신 크루의 가장 큰 종파가 있는 제국에서 어느 날 연금술이라는 학문을 사도로 규정하고, 마침내 이단이라고 선언했다.

     

    누가 보더라도 연금술이 가장 융성해 있는 골고다의 국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더러운 술책이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제국이 어깃장을 놓는 데에는 도저히 당할 재간이 없었다.

     

    그리고. 제국은 이단사냥을 시작했다.

     

    목표는 연금술을 사용하고 있는 모든 사람. 연금술이라는 학문이 기록된 모든 서적과, 연금술로 만들어진 모든 유물과, 기술.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시는 연금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내는 데서 그치던 이단사냥이 어느 날, 돌연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아스날 대륙 남부의 골고다 국은 영토만으로 따지면 거의 제국에 맞먹는 거대함을 자랑하지만, 그 영토의 대부분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막으로 되어 있다.

     

    그 척박하고 위험천만한 사막에서 사는 인간들이 생존하기 위해 체득한 학문이 바로 연금술이며. 그래서 골고다 국에서 연금술이 가장 발달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막에서 생활하던 강인한 소수민족들이 연합하면서 만들어진 골고다에는 특이하게도, 선천적으로 연금술에 독특한 재능을 가진 채 태어나는 부족이 있다.

     

    대를 이어 각박하고 척박한 사막에서 연금술의 회로를 몸에 직접 새기며 생존해 온 소수민족.

     

    제국은.

     

    그들이 크루의 뜻을 거역하는 이단이며.

     

    따라서 모두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국은 그 소수민족을 칭하는 명칭까지 만들어냈다. ‘연금의 피’.

     

    그들은 악마와 결탁해 탄생한 타락한 자들이고. 따라서 그 피가 몸에 흐르는 모든 인간은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먼 친척이라도. 조상 중에 연금의 피를 가진 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가문의 후예를 전부 몰살시켜야 한다는, 정신이 나갈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그것은 귀족이든 평민이든 왕족이든 가리지 않는 정신 나간 집단 학살(Genocide).

     

    당연히 격렬한 반대 성명서가 줄을 이었다.

     

    제국이 패악질을 부려 골고다의 국력이 약해지면 떡고물이라도 떨어질까 하는 생각에 은근히 눈치만 보고 있던 주변국들도 뜨악하게 놀라 제국을 향해 강력한 외교시위를 시작했다.

     

    비록 소수민족이지만 그 후예들은 결혼해서 다른 나라에 정착하기도 했으므로, 더 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국에 연금술사가 적다는 이유로 연금술을 적대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것은 결코 크루의 뜻이 아니다. 신의 뜻을 왜곡하는 제국을 규탄한다.’

     

    그러나. 곧바로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연금술을 이단으로 규정한 대지의 신 크루의 신관들이, ‘연금의 피를 이은 자들을 찾아내는 기적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흔히 그랬듯 제국이 대지의 신 크루의 교단을 압박해 터무니없는 짓을 벌이는 거라고 생각했던 다른 왕국들도 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경악했다.

     

    수천 명의 일반인 사이에 섞여있는 연금의 피 부족민을 단숨에 찾아내는 것.

     

    그것은 정말이지 신의 힘이라고 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놀라운 일이었다.

     

    차츰 차츰 다른 국가에서도 이게 정말로 신의 뜻이라면 따라야 한다는 결론을 내기 시작했다.

     

    골고다는 개미굴에 떨어진 지렁이처럼 미친 듯이 날뛰었지만, ‘신의 뜻이라는 터무니없는 무기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사실. 무섭도록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연금술도 꽤 흥미로운 학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훨씬 효율적이고 이미 융성한 발달이 이루어진 마법이 있는데 굳이 그런 저급한 것에 국가의 존폐를 걸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선량한 우리 왕국의 일반인들이 좀 죽겠지만. 그게 뭐 어때서? 어차피 사람은 다 태어나면 죽기 마련 아닌가.

     

    왕국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머저리들은 가상의 저울대의 한쪽에 그 사람들의 생명을 올리고, 다른 쪽에는 제국과 크루에 끝까지 반대했을 때 잃게 될 것들을 올려놓았다.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울까?

     

    오래 전의 종교전쟁 이후로 아스날 대륙은 오직 하나의 종교, 대지의 신 크루를 모시는 종교만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크루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곧 크루의 교단 전체와 맞서야 한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크루 교단 뿐만 아니라 제국과도 맞서야 한다는 것은.

     

    이 아기는 절대로 크루의 신관에게 걸리지 않네. 내 목숨을. 아니. 연금술사로서의 내 긍지를 걸겠네. 우리 부족 모두의. 모두의 긍지를 걸지.”

    …….”

     

    노인은 지나치게 싸구려가 된 목숨 따위를 걸 수는 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이 참상 속에서 웃을 수 있다니. 크레용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더듬거린다.

     

    어떻게. 도대체. 분명히 걸릴 겁니다. 그들은 신의 힘을 씁니다.”

    신의 힘, 좋지. 그 좋은 신 덕분에 우리들이 이렇게 몰살을 당하지 않나.”

    …….”

     

    연금술을 익히던 자들은 대부분 학문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고, 크루의 교단에 제 발로 찾아가 서약하고 축복을 받았다.

     

    일반인 중에서도 성급하게 몸에 연금술의 회로를 새긴 자들도 있었지만, 크루의 교단에서는 문신을 모두 지워주고 깔끔하게 새살이 돋는 치료까지 해주었다.

     

    이단이라는 단어는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말이지만. 어쨌든 연금술을 익히던 일반인들은 모두 원래 자리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산 속 깊은 곳에 숨어버렸다. ‘연금의 피를 잇지 않은 자들은 신관에게 쫓기는 일도 없었으니까.

     

    문제는, 그 연금의 피를 이은 자들이었다.

     

    제국의 눈을 피해 깊은 곳에 숨어버리거나 연금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만인 일반인과는 달리 연금의 피를 이은 자들은 제국군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살해당했다.

     

    죽음이. 물결처럼. 아스날 대륙을 덮기 시작했다.

     

    그 소수민족들이 씨족사회를 이루고 사는 곳이 바로 이 마을.

     

    골고다 병사들이 그들의 손으로 동포를 살육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아기는 그 훌륭하신 크루의 신관님들에게 발각되지 않을 걸세. 내 장담하겠네.”

    어떻게 말씀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자세한 것을 설명할 시간이 없군. 아기는 우리 부족의 모든 것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우리의 마지막 희망일세. 자네가 정말로 골고다의 국민이라면. 골고다의 장군이라면.”

     

    노인의 눈이 타오른다.

     

    우리를 조금이라도 불쌍하게 여긴다면. 내 말을 믿어주게.”

    영감님. 저는.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노인이 뒤쪽을 향해 손짓을 하자, 마을의 중심부인 우물에서 누군가가 기어 나온다.

     

    우물 안에 숨어 있었던 탓에 살해당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틴 모양이다.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젖어서 비틀거리는 여인은 간신히 아기를 품에 안고 노인의 곁에 기어와,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는다.

     

    여인의 얼굴은 물에 팅팅 불고 허옇게 떠 있다. 체온을 많이 빼앗겨서 입술은 보라색으로 변색되어 있다.

     

    아기의. 엄마인가? 설마 저 우물 속에서 계속, 헤엄을 치고 있었던 건가.’

     

    이 아기네. 여자아일세.”

    …….”

    다시 말하지만, 이 아이는 신관에게 발각되지 않네. 그 정신 나간 연금술 혈통이니 뭐니 하는 것을 완벽하게 숨겼어. 신관에게 직접 실험까지 마쳤으니, 믿어도 좋네.”

    ……. ……. 연금술을 이용해 연금술을 숨기신 겁니까. 하지만. 그런 일시적인 조치가 얼마나 갈지. 모르지 않습니까.”

    장군님. 부탁이네. 일시적인 게 아니야.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아니. 이 아이만은 절대로 들키지 않을 거야. 앞으로 수십 년은 거뜬할 걸세. 부탁이야. 살려주게. 이 아기 한 명만 살려주게!”

     

    노인이 지팡이를 내던지고 땅바닥에 엎드린다. , , 노인이 머리로 바닥을 찧는다.

     

    피가.

     

    튄다.

     

    영감님. 그러지 마십시오. 제겐 권한이 없습니다.”

    부탁하네, 부탁하네! 제발, 이 아기 한 명만, 한 명만 살려주게! 부탁하네!”

     

    , , 노인의 이마가 깨질 것 같다.

     

    크레용의 부관은 너무 세게 악문 입술에서 피를 흘리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다.

     

    속죄.’

     

    크레용의 머릿속에 그 단어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내 나라의 백성을 내 손으로 죽여야 하는 이 죄악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노인의 제안은 꿀보다 달콤한 유혹이다.

     

    노인의 장담은 헛소리다. 무슨 조치를 취했다 한들, 신의 힘을 직접 행사하는 저 신관들에게 아기가 들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군인의 몸으로, 이미 이단이자 으로 규정된 대상을 허가 없이 살리는 것은 명백한 명령 불복종이다.

     

    명령이고 뭐고, 아기를 살린 크레용 자신마저 이단으로 몰릴 게 뻔하다.

     

    화형(火刑)? 아니, 크루의 신관은 스스로의 손을 절대 더럽히지 않는다. 그 악독한 위선자들은 제국군을 움직여 그를 참수할 것이다. 악독한 위선자들. 이 악독한. 더러운.

     

    ……알겠습니다.”

    장군! 아니 됩니다!”

    가만있게! 아니. 아니야. 자네, 지금 좌군으로 가게. 가서 그쪽을 지휘하게.”

    장군. 무슨. 안됩니다!”

    이건 명령이다.”

     

    입술이 너덜너덜한 그의 부관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를 마주본다.

     

    장군. 정녕 죽을 작정이십니까. 그건 내 사정이지. 자넨 죽을 필요가 없어, 어서 가게. 장군님. 개죽음입니다. 나도 안다. 개죽음이겠지. 지금 우리들의 손으로 꺾어 부러트리고 있는 이들의 생명과 마찬가지로.

     

    결국 부관은 터덜터덜 말을 몰아 그의 곁을 떠난다.

     

    올바른 선택이야.’

     

    그러나 나는. 나는 지금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크레용의 입이 열리고, 말이 쏟아져 나온다.

     

    제가. 이 아기를. 데리고 있겠습니다.”

    정말인가? 고맙네. 장군님! 고맙네, 고맙습니다!”

     

    살리겠다는 말은 할 수 없다. 그건 불가능하니까.

     

    크레용이 말에서 추락하듯 내려와, 여자에게서 아기를 받아든다. 여자는 아기를 건네자마자 허물어지듯 쓰러진다.

     

    차가운 물에 오랫동안 들어가 있어서 입술이 파랗다 못해 보라색으로 질려버린 아기는, 울지도 못하고 덜덜 떨고만 있다.

     

    신관에게 들키고 말고가 아니라 그냥 놔둬도 몇 시간 안에 죽고 말 것이다.

     

    몇 시간 안에 죽고 말 아기를 위해.

     

    크레용은 목숨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속죄가 아니어도 괜찮다. 무의미한 죽음이어도 어쩔 수 없다. 이 추악한 지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다.’

     

    개미굴에 떨어진 지렁이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죽음을 알면서도. 무의미하게. 필사적으로 무의미하게.

     

    꿈틀거릴 수밖에.

     

    영감님의 목숨은. 제가 어찌할 수 없습니다.”

    괜찮네. 허허허. 그 아기만 무사하다면, 나 같은 건 어찌되든 괜찮네. 으허헉. 으흑.”

     

    손녀인가. 지극한 사랑이군. 하지만 무소용이다. 당신은 원래 죽었을 당신 자신과, 원래 죽었을 아기와, 원래대로라면 죄책감에 몸부림치며 평생 고통 받았을 나를 한꺼번에 죽인 것이다.’

     

    그거 참. 나쁘지 않은 결말이군.

     

    하장군 크레용은 그렇게 생각한다.

     

    썩 괜찮은 날이야. 죽기엔 썩. 날씨가 좋지 않나. 으흑. 으흐흑. 그렇지 않은가. 으흐허흐흑.”

     

    노인의 눈은 생기를 잃은 채 눈물을 쏟아낸다.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주름진 볼을 타고 눈물이, 피처럼, 진득진득 흘러내린다.

     

    죽음을 결심한 크레용은 그를 보다가. 전투가 시작되고 난 뒤 처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얄궂게도, 새카맣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피비린내, 죽음만이 가득한 지상과는 반대로.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새파랗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푸른 하늘.

     

    정말이지.

     

    노인의 말대로다.

     

    그렇군요. 좋은 날씨입니다.”

    허허. 허허. 흐윽. 크으윽.”

     

    크레용은 아기를 강보 째로 가슴의 갑옷 안쪽에 집어넣는다.

     

    숨이 막히면 위험하지 않을까? 아니, 젖은 옷이라도 갈아입혀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던 크레용이 스스로에게 비웃음을 던진다.

     

    삶이 몇 시간도 남지 않은 아기에게. 그리고 그 아기와 생명을 같이하기로 결심한 주제에. 이런 쓸데없는 고민이라니.

     

    시리게 푸른 하늘. 피비린내를 맡고 날아든 까마귀들이 죽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출처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488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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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9 02:26:41  223.62.***.18  니은의습작  96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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