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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0637
    작성자 : 최카피
    추천 : 2
    조회수 : 289
    IP : 211.254.***.1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7/07 17:48:38
    http://todayhumor.com/?readers_20637 모바일
    백치미

    계용묵 선생님의 백치 아다다를 패러디 하여 만들어 보았습니다. 패러디로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재미로 읽어주세요.


    백치미

    코렐 그릇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부엌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릇을 잘 못 두었나 싱크대로 가보니

    “아! 아 아아”

    하는 소리가 부엌 아일랜드 식탁 뒤에서 들려온다.

    식탁 밑에 비스듬한 켠 그 아래 사랑이가 입을 헤벌리고 엎드려 힘없이 버지럭거리고 있었다. 그 옆에는 코렐 그릇과 가재도구 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사랑아 괜찮아? 만지지 말라니까. 자꾸 만져. 다친단 말야!”

    엄마는 딸이 어딘가 다쳤는가 안쓰러웠다. 요즘 나오는 그릇이야 잘 깨지지 않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딸이 상처 받을까봐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어마, 아다 이두 끄지저”

    사랑이는 엄마의 음성을 듣자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홍당무 처럼 빨개졌다.

    넘어지면서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는지 넘어진 이유를 말하려 했지만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랑이는 벙어리였던 것이다. 말을 하려고 해도 ‘어마’ ‘아’ 같이 감탄사 소리만 연거푸 나왔다. 가끔 온전한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주 쉬운 말에 그치고 말았다.

    크면서 친구들이 조롱 삼아 ‘벙어리’ ‘병아리’ 하고 놀리면서 더욱 의기소침해졌고 소심한 성격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가족의 보살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사랑아~ 조심해야해. 그러다 머리라도 크게 부딪치면 병원에 가야한단 말이야.”

    엄마는 인자한 목소리와 안쓰러운 표정으로 사랑이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의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착하고 귀한 딸이다. 그렇지만 딸은 마음이 불편한지 몹시 쓸쓸하고 외로움이 찌든 표정이다.

    사랑이는 엄마의 손길을 통해 사랑을 느끼지만 한편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주섬주섬 일어났다.

    “어마! 아다 어마! 아다다다다다!”

    자신이 넘어진 이유를 설명하려는 듯 엄마에게 부르짖는다. 그리고 널부러진 그릇들을 다시 주워담고 있었다.

    “그냥 나눠~ 으이구 불쌍한 내딸… 내가 미안하고 내가 죽일 년이야.”

    엄마는 딸이 줍는 것을 자신이 챙기며 자책하는 말을 내뱉는다. 사랑이는 그런 엄마의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었다. 사랑이 본인도 자신이 미숙하고 어리석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 어느새 두 모녀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그녀는 무엇인지 힘에 부치는 노력이 있어야 만족을 얻었다. 누가 시키든지 시키지 않던지 쉽던지 어렵던지 가리는 법 없이 할 일이라고 생각되면 몸을 아끼지 않는 그녀였다. 그러나 엄마는 그것이 반갑지 않았다. 둔한 지혜로 생각 없이 뼈가 부러지도록 몸을 아끼지 않으니 그에 따르는 실수가 되려 일을 망치기도 하고 딸의 몸을 아프게 하니 말이다.

    사랑이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집안 일을 못 하면 모르겠지만 가정부를 따로 써서 가사일을 모두 해주는데도 쓸데없이 일을 가로채니 엄마의 속이 상했다.

    처음 시집을 보내기 전에도 그런 버릇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엄마를 닮아서 사랑이는 오징어가 아닌 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사랑이가 이쁘고 안쓰럽기는 해도 자신들의 며느리로 삼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25살이 넘도록 제대로 연애도 못하는 사랑이를 보고 부모는 꽤 애를 태웠다.

    그러다 아빠의 지인 중에 10살이 많은 솔로가 있어 아파트 한 채를 사주며 시집을 보냈는데 그 놈의 집안에서 삼 년도 못 넘기고 쫓겨나왔다. 그리고는 시집으로 다시 갈 생각을 안하니 부모 마음이 어쩌겠는가?

    며칠 전에도 사골을 끓이는데 생각 없이 맨손으로 열다가 뜨거움을 참지 못해서 두껑이며 국을 엎는 바람에 종아리에 화상을 입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을 때는 엄마의 애간장이 다 녹는 것 같았다. 그럴때는 속으로 ‘으이그 저 화상’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자신의 잘 못으로 딸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쓰이는 그녀였다.

    식탁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는지 끊어진 머리카락이 한웅큼 묻어나며 사랑이는 비실거리고 쇼파로 가서 누웠다.

    “으~ 으~ 엉 엉”

    쇼파에 누운 사랑이는 엄마를 향해 눈물을 글썽이며 눈을 끔벅 끔벅 거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엄마는 사랑이에게 발라줄 소염제와 거즈를 가져와서 다독여주었다.

    잠시 누운 사랑이에게 지난 날이 영화 장면 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사랑이가 쫓겨날 때 그녀는 남편에게 많이도 맞았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가난한 남편의 가족은 집 한칸 없이 남의 집의 월세를 살고 있었다. 남편이 꽤 능력은 있었으나 그의 부모가 사업을 실패하고 집에 빚이 많았다. 시아버지 될 사람은 사랑이 아버지와 사업을 하며 친분이 있어서 자신의 아들과 사랑이를 맺어주자고 꼬시며 그에게 딜을 하였다.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사주면 사랑이를 거두어서 둘이 잘 지내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밤이면 품속에 꼭 껴안아 피로를 풀어 주던 남편이기고 하였다.

    그녀의 시부모는 추울까, 더울까, 힘들까, 고단할까 알뜰살뜰히 챙겨주었다.

    그래 처음 시집을 가서 2년이 넘게는 온 집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벙어리라는 조건과 지능이 조금 모자라는 것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집안에 모이는 돈이 없어 결혼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서른 다섯이 되도록 장가를 가지 못하고 버는 돈도 족족 대출을 갚는다고 나가버리니 결혼할 여유는 더욱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랑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서울에 아파트가 생긴다는 사실은 그에게도 큰 매력이었다.

    생활고가 주는 어려움으로 쓸데없이 큰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가족은 사랑이의 출현으로 일시에 봄 비를 맞는 동산같이 즐거운 웃음 꽃이 피었다.

    지능이 조금 모자라는 사랑이에게 실수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런 것은 그녀가 가져온 행복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시집에서는 되레 그녀의 허물을 감추기에 서로 힘을 썼다.

    사랑이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 했던 인생의 행복을 느끼며 시집가기 전 지난날 주변에서 괄시와 동정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을 맛보았다.

    명절이나 되야 친정에 들리고 그 외에는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이 가라고 하여도 행복에 쌓인 시댁이 더 편하고 좋은 사랑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행복한 추억은 오지 않을 꿈처럼 흘러가고 말았다.

    해를 거듭하며 시댁은 여유로운 생활이 되었다. 억 단위에 돈을 눈앞에서 굴리게 되니 남편이란 작자는 까닭없이 장애를 가진 아내가 미워졌다.

    조그만 실수를 하여도 눈을 흘기더니, 결국에는 폭력을 쓰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아는 아버지는 자신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들과 불화가 시작되었고 그런 부자간의 충돌로 인해 결국 남편은 사랑이에게 분을 푸는 것이 반복되었다.

    “꺼저! 꼴 보기 싫으니 나랑 헤어지자.”

    모진 말과 함께 폭력이 이어졌지만 사랑이는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행실을 다하였다.

    그러다가 남편이 주식으로 투자한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서 50억이 넘는 돈이 생기고 말았다.

    득성은 항상 사랑이에게 불만이 있었으므로 큰 돈이 생기자 자신의 돈을 쫓는 불나방 같은 여자 중에 한명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처음에는 시부모도 반대를 하였지만, 아들의 수완으로 건물도 구입하며 남부럽지 않은 생황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사랑이를 보호해주지 않았다. 아니 사랑이보다 정상적인 새 며느리에게 마음이 쏠리는 것이 당연하였다.

    그들은 아들의 행동에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의 편이 한명도 없는 시댁에서 득성이의 모진 매절과 행동을 견디다 못한 사랑이는 도망치듯 친정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발라줄 소염제와 거즈가 모자라자 잠시 약국에 다녀온다고 말하고는 엄마는 잠시 외출을 하였다.

    머리가 쓰라렸지만 집안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이 들자 정신 나간 사람처럼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사랑이가 향한 곳은 수홍이네 집이었다.

    수홍이네 집 외에 찾아갈 곳이 없었다.

    수홍이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그는 부모가 없는 고아였다. 29살이 되도록 변변한 연인이 없었다. 그래서 인지 사랑이는 그가 좋았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지금에 와서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플 때마다 위안을 얻으러 오는 곳이었다.

    사랑이는 발걸음을 떼어 원룸이 밀집한 촌으로 향하여 갔다.

    수홍이는 전부터 사랑이를 꼬시고 있었다. 벙어리에다 초혼에 실패한 돌싱이지만 잘 사는 집안이라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수홍이 정도로는 못 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수홍이가 슬금슬금 베풀었던 호의가 드디어 사랑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이었다.

    사랑이가 어려서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사랑이를 놀렸다. 그래서 사랑이는 사람들을 싫어했다. 집에오면 엄마의 안쓰러운 표정과 무엇을 하든지 하지 말라고 하는 부모가 싫거나 미안했다. 그러나 수홍이만은 자신을 사랑해준다고 느꼈다. 아버지가 다른 곳에 시집을 보내지만 않았어도, 수홍이와 결혼하고 싶었던 사랑이었다.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수홍이를 찾아가는 것은 이미 동네에서도 소문이 퍼져서 그녀의 부모님도 다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체면에 크게 거슬리지만 않게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능이 떨어지는 사랑이지만 수홍이의 집의 번호키를 외워두었기에 자신의 집 처럼 눌러 문을 열었다.

    “스흐 어바 어바”

    수홍은 사랑이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집안에 변변한 살림이 없어 민망도 했지만 사랑이의 방문이 반가운 수홍이었다.

    “사랑아 너 또 울었어?”

    울었다는 것이 창피하기는 했지만, 수홍이의 따뜻한 위로가 어찌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방안에 들어서자 사랑이는 두서없이 말문을 열었다.

    “그래~ 사랑이 이제는 나하고 살자. 사랑이 부모님께는 내가 말할게.”

    수홍이는 벙긋벙긋 웃으며 사랑이의 등을 뚜드리며 달래주었다.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 사랑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에 불타는 수홍이었다. 그러나, 사랑이는 갑자기 괜한 두려움이 들었다.

    “무 무서! 아바 무 무서! 아다 아다다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수홍이와 함께 살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그러나 정작 같이 살자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모님께 혼날까봐 또는 무엇인가 꺼림직한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무섭기는 뭐가 무서워 내가 있는데, 내가 지켜줄게 우리 사랑이~”

    “……”

    사랑이는 대답이 없다.

    딴은 그렇기도 하다. 당장 같이 살려면 여러 가지 고민스러운 것이다. 사랑이는 형편이 좋은 집에서만 살아서 고생을 모르기도 했는데, 이런 집에서 사는 것도 무섭고, 초혼에 실패하면서 남자에게 막연한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먼저 한 말이 금방 후회스러웠다.

    “안 그래? 나랑 살면 무서울 것이 뭐야? 사랑아 오늘은 가지 말고 나하고 있어? 응?”

    “으, 이이 있어, 아다 아다.”

    사랑이는 다시 있자는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리고 살길을 찾았다는 듯이 방긋 웃으며 수홍이와 함께 있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다.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바닥을 손으로 톡톡 뚜드려 보인다.

    “그래 우린 둘만 있으면 돼.”

    “으, 아다 아다!”

    단단한 대답을 받고 수홍이는 은근한 아니 음흉한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수홍이 역시 벙어리인 사랑이가 흡족할리는 없었지만 부모도 없는 고아를 좋아해주는 여자는 없었다. 또 사랑이의 집안이 얼마나 잘 사는 지는 모르지만 첫 결혼을 하는 득성이와의 결혼에서 서울에 아파트를 사줄 정도로 재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더욱 사랑이를 가지고 싶어진 것이다.

    가난한 자신이 출세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새 깨달은 수홍이였다.

    이제 계획이 은근히 성공에 가까워 오자 인생의 행복이 자기에게도 찾아오는 것 같았다.

    “우리 사랑이!”

    수홍이는 사랑이의 등에 손을 얹으며 빙그레 웃었다.

    “아다 다다.”

    사랑이도 만족한 듯이 히쭉 입이 벌어졌다.

    그날 밤 수홍이의 품속에서 자고 난 사랑이는 수홍이의 수줍음 조차 잊어버렸다. 아니 다시는 수홍이와 헤어져 살 수 없으리라 생각하였다.

    수홍이가 주는 사랑은 이 세상에에서 찾을 수 없는 행복이리라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는 이 자리에서는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함께였다.

    첫날밤 의식이 지나자 수홍이는 본색이 드러났다.

    수홍이는 본래 피해의식이 많았다. 사랑이처럼 어려서부터 사람들에게 고아라고 괄시를 받았던 것도 그렇고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면서 남들보다 소유욕이 강했다. 그러나 그런 성향을 노출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었던 것이다.

    사랑이를 부인으로 얻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욕심에 마침표가 찍고 싶었다.

    사랑이가 살고 있는 집보다는 수홍이가 살고 있는 집 쪽이 시세가 많이 낮았다. 그래서 수홍이는 사랑이네 집에서 조그만 집과 상가 정도를 얻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아버지에게 조그만 집과 상가 하나 얻어달라고 부탁을 하자. 우리가 사람답게 살려면 그래도 조그마한 건물이라도 있어야하지 않겠어?”

    수홍이의 말을 들은 사랑이는 갑자기 시무룩 해졌다.

    사랑이가 말 없이 고개를 떨구자, 수홍이는 괜히 민망해졌다. 사랑이가 자신에게 실망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기서 그냥 살 수도 있어 그렇지만 이런 곳에서 너와 살면 사랑이가 병 걸릴까 두렵기도 하고…”

    사랑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아니 더욱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집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그만 상가하나만 내주면 내가 더 열심히 일할게!”

    사랑이는 말없이 고개를 흔든다.

    “사랑아 내말이 거짓말 같아?”

    사랑이는 그래도 머리를 흔든다.

    “상가는 싫어? 그럼 그냥 집이라도 하나 사달라고 하자.”

    비로소 사랑이는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수홍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기억이 떠오르며 행복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남편인 득성이에게 집을 사주고 시댁에서 건물을 사면서 자신의 행복이 깨졌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수홍이와 지금처럼 마음 편하게 만나고 같이 조그만 방에서 지내고 싶었다. 그것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이 들었다.

    힘들지만 그냥 수홍이가 하루벌어 하루 사는 것이 서로 지속적인 사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삶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에게 한 부탁은 예전에 불행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럼 내일 함께 사랑이 아버지를 뵙자.”

    그러나 사랑이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에는 똑같은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다. 지금 그의 마음을 거슬려서 불쾌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하 그럼 사랑이 승낙한거다. 내일 아침 먹고 출발하자.”

    그날 밤 사랑이는 잠이 오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 아빠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 수홍이와 행복이 깨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느릿느릿 움직일 초침이 100m 달리기 대회라도 나가는 듯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에 아빠를 만나 허락을 해주지 않아도 걱정이었다. 평소 아빠는 수홍이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생각조차 무서웠다.

    많은 고민 끝에 사랑이는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불행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옆에 누운 그를 지그시 팔로 밀어 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그의 입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며 그의 숨소리를 들어보았다.

    쌔근쌔근 분명 잠에서 깨지 않았다. 그의 의도가 어떠하든 그는 사랑이에게 짧지만 행복을 주었다. 그런 그가 너무 고맙지만 또 다시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사랑이는 이 세상과 결별을 준비하였던 것이다.

    솟아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사랑이네 아파트는 번쩍번쩍 거렸다. 햇살은 사랑이의 눈으로도 들어왔다.

    옥상에 올라간 사랑이는 사람들이 거니는 행렬을 바라보니 어쩐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사람들이 사랑이가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사랑이는 어쩐지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이제 다시는 불행이 자신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는 춤이라도 출 듯이 기뻐했다.

    “사랑아~ 사랑아~ 내려와!”

    사랑이 엄마는 어쩔 줄 모르고 그녀에게 가까이 이르기 전에 그녀가 내려왔으면 하고 바랬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그닐그닐 옥상 난간을 거닐었다.

    그녀는 훨훨 하늘을 향해 뛰어들었다.

    추락하는 그녀는 아스팔트 바닥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사랑이는 가끔 움찔움찔하며 움직일뿐이었다.

    사랑이 엄마는 두 팔을 허우적 거리며 사랑이의 시신을 챙기며 자신의 딸이 이렇게 가버렸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주변을 서성이는 경찰은 사건을 수습하느라 분주하고 사람들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만 걱정하며 재잘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인용 : 백치 아다다-계용묵

    출처 저자 : 계용묵 - 백치 아다다
    엮자 :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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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7 20:10:52  211.117.***.157  야옹이도있어?  553640
    [2] 2015/07/08 13:29:32  121.136.***.162  홀로부대  1784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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